창제 신화를 알리고 싶은<br> 정수연 학우

창제 신화를 알리고 싶은
정수연 학우

  • 346호
  • 기사입력 2016.04.28
  • 취재 신용훈 기자
  • 편집 곽헌우 기자
  • 조회수 10846

‘역사’라 하면 되게 무겁고 대단한 것을 역사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우리의 하루하루가 역사이다. 이러한 역사에 관해 우리 학교 2016년도 신입생 중에 역사에 빠져 직접 고서를 번역해 해설서를 출간하고, 이를 활용한 인터넷 강의까지 해온 정수연 학우가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정수연 학우는 고서인 ‘부도지’를 번역하여 해설서를 출판하고 강의를 올린 점을 높게 평가받아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2014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기독교에 성경처럼 우리나라에도 창제 신화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한 정수연 (사학과 16) 학우를 만나보았다.

“신라의 박제상이 먼 고대로부터 전해진 옛 기록을 모아 ‘징심록’(15지)이란 이름의 책으로 정리했는데 ‘부도지’는 그 중의 제 1지(첫 번째 책)입니다. 따라서 ‘부도지’는 박제상의 작품이 아니라 고대의 기록을 박제상이 신라 시대의 글로 번역한 것이에요. 이후 조선 시대에 김시습을 통해서 다시 번역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징심록’의 나머지 14지는 모두 사라졌고 ‘부도지’조차도 필사본의 형태로 전해질 뿐이에요. 원문이 없으므로 역사학계에서는 ‘부도지’를 인정하지 않아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연구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해석 작업을 시작했을 당시 저는 위서 논쟁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도지’를 접한 후 그 내용이 궁금했지만,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제가 직접 해석하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해석하는데 1년, 그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해설서를 쓰는데 6개월 정도 걸렸어요. 그리고 유튜브에서 강의하고 책으로 출간하는데 6개월 정도 기간이 지났으니까 모두 다 합하면 약 2년 정도 걸린 셈이에요.”

“’부도지’에 단군 신화보다 더 오래된 창세 신화가 들어있다는 말에 큰 호기심이 생겼는데, 이것이 해석 작업의 첫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모든 작업을 마쳤을 때, 그 내용이 너무도 놀라워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부도지’라는 책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부도지’가 무슨 책인 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가 해석한 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책을 읽는 시대가 아니고 영상을 시청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유튜브에 강의를 올렸고, 연구한 내용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을 게시했는데 약 130여 개가 되더라고요. 그러자 사람들이 책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나머지 내용을 추가해서 ‘정수연의 부도지’란 이름으로 608쪽의 분량을 부도지 해설서로 출간했어요.”

“세계 각국의 역사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이야기로 시작 돼요. 유럽 문화의 시작인 그리스 신화, 종교로 우뚝 자리 잡은 이스라엘 신화를 비롯해서 켈트 신화, 인도 신화 등이 다양하게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무엇이 있을까요? ‘부도지’가 있습니다. ‘부도지’에 단군도 나옵니다. 태초의 지구에서부터 고조선 전기에 이르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지금까지 그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참으로 놀라운 내용이 가득해요.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고 아주 재미있어요. ‘부도지’를 읽어보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선조들의 이야기, 그 무엇인가 귀중한 것들을 접하고, 다시 반갑게 만난 것 같은 신기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큰 감동을 받기도 해요.”



“해석 작업을 통해서 ‘부도지’에 대해 제가 갖고 있던 의문들을 풀었을 때 큰 기쁨과 함께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책을 출간한 후 많은 분으로부터 뜻밖의 칭찬과 분에 넘치는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 보람을 느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 제 책을 읽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환단고기를 읽어본 적도 없는 저에게 ‘환빠’라고 하거나 무조건 ‘민족주의자’라며 비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그저 무지하고 호기심이 많은 학생일 뿐이지 군인이 아니에요. 마치 전쟁터에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요.”

“아는 것이 없으니까 우선 많이 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연구하고 무엇인가를 강의하는 것을 좋아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그 무엇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어떤 형태든지 가르치는 일 즉, 교육 계통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역사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역사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시대별로 폭넓게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이유로 역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라고 해요. 사학과에서 공부하면서 더욱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입학 후 선배들과 친구들이 제게 보여주고 있는 친절과 우정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 성대 학우들이 서로서로 상대를 아끼고 배려해주는 마음을 볼 때마다 진한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