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isto/Fashionista 의상학과 <br>한상민, 김민지 학우

Fashionisto/Fashionista 의상학과
한상민, 김민지 학우

  • 348호
  • 기사입력 2016.05.27
  • 취재 신용훈 기자
  • 편집 곽헌우 기자
  • 조회수 9091

6월 1일 수요일 오후 4시와 7시 우리 학교 600주년 기념관 5층 조병두홀에서 Fashionista/Fashionisto’를 주제로 2016 예술대학 의상학과 졸업패션쇼가 열린다. 2016년 의상학과 졸업 패션쇼는 역대 졸업 패션쇼 중 최대 인원인 61명이 참여하고 50개 정도의 화려한 아이콘을 포함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의상학과 61명은 이날을 위해 1년 동안 밤을 새우면서 준비했다. 의상학과 작년 회장과 부회장이었고, 현재 의상학과 졸업 작품에 참가하는 61명 중 한상민 (의상 11), 김민지 (의상 13) 학우를 만나 졸업 패션쇼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한상민: 올해 졸업패션쇼의 주제는 스타일 아이콘을 의미하는 ‘Fashionista/Fashionisto’에요.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를 대표하는 Sartorial Icon들의 스타일을 학생들, 각자의 개성을 담아 현재의 맥락으로 재해석했어요. Sartorial Eccentrics부터 Sartorial Enthusiasts, Sartorial Digressers, Sartorial Attractors, Sartorial Classics, Sartorial Rebels, 그리고 Sartorial Fascinators(조별 이름)까지, 일반적으로 친숙한 또는 생소한 아이콘들을 두루 아울렀으며, 하위문화와 대중문화를 이끌었던 스타일 아이콘들을 총 7개의 그룹으로 분류했어요. 간단히 하자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 예를 들어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같은 패셔니스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에요.

한상민: 졸업 작품은 보통 1년 동안 준비하는데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해요. 첫 번째 학기에서는 디자인해요. 자료 조사를 많이 해서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한 학기 동안 파이널 디자인 2개를 해내는 게 첫 번째 학기 과정이에요. 마지막 학기에는 디자인한 것을 바탕으로 패턴을 떠서 제단, 재봉해서 완성하고 마지막 스타일링까지 해서 패션쇼에 세우는 것까지가 하는 일이에요. 결국, 최종목적은 쇼에 세우는 거예요. 그게 6월 1일에 하는 졸업 패션쇼에요. 그 하루를 위해서 일 년을 정성을 들여서 준비를 많이 해요. 특히 저와 같은 집행부는 자기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집행부에서 공적인 일까지 맡아요. 그래서 집행부는 희생정신과 책임감이 필요해요. 졸업 패션쇼는 학부생이 하는 것치고는 매우 큰 행사에요. 큰 기획 단위의 행사이고 돈도 많이 들어가서 버거울 수 있지만, 이것의 운영에 참여하면서 사회 나가기 전에 팀 안에서 조직화와 체계화를 처음 배울 기회가 되었어요.

김민지: 항상 저희가 졸업작품을 준비하면서 밤샘작업을 해요. 며칠 밤을 새우다 보면 다들 정신이 풀려요. 밤에 노래를 틀어놓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면서 작업을 하는데 그게 제일 추억으로 남았고 졸업하면 되게 그리울 것 같아요.

한상민: 저희가 항상 똑같아요. 낮에는 일반 학생처럼 교양, 전공 수업 다 듣고, 밤에는 따른 개인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졸업 작품 작업하느라 바빠요. 학교 수선관에서 매일 작업하다 보면 밤낮이 바뀌게 되고 이런 삶이 일상이 되어 버리면서 정신이 몽롱해져요. 그런데 작업실에서 소소하게 춤추고 음악 듣는 것 같은 게 별거 아닌데 어떻게 보면 그 순간이 오히려 특별해 보이더라고요. 정말 일상에 지침에 따라 소소한 행동이 크게 와 닫더라고요.

김민지: 교수님 스타일에 따라 항상 좋다고 해주시는 교수님도 있고 어떤 교수님은 항상 혼내시는 교수님이 있어요. 잘 혼내시는 교수님이 저한테 “너는 왜 헛고생을 하느냐 왜 두 번 힘들게 고생하느냐”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제가 계속 혼나다가 마지막에 제 결과물을 교수님께 보여드렸는데 “역시 너 고생하니까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이렇게 말해 주시는데 이게 정말로 보람 있었어요. 매일 밤새우면서 고생한 것을 인정 받았다는 거에 정말로 행복했어요. 그리고 상민 오빠가 집행 부장이었는데 모두를 만족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고충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집행부 안에서의 의견이 있고 학생들 나름의 의견도 있는데 각각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상민: 저는 보람과 고충을 질문 받았을 때 고충부터 생각났어요. 정말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다고 느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고충은 인간관계에 대한 일인 것 같아요. 이번 의상학과 졸업 작품에 역대 졸업작품중에 최대 인원인 61명이 참여해요. 참여하는 사람당 디자인 2개씩 해서 무려 122개의 디자인이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개성이 강해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표출해서 이런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서 각각의 다른 의견들을 조율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김민지: 저희 이번 졸업작품 주제가 스타일 아이콘이에요. 저는 레게 음악을 하는 ‘밥말리’를 골랐어요. ‘밥말리’는 흑인 인권을 위해서 육체적으로 투쟁하기보다는 노래로 평화를 울부짖은 그런 인물이에요. 이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어두운 톤으로 가면서 이 인물의 깊고 밝은 면을 표현하기 위해 빨간, 노란, 초록색 같은 레게 색깔을 사용했어요. 어두운 데님을 사용하면서 빨간, 노랑, 초록색의 밝은 색상을 활용했어요. 실루엣 같은 경우에는 캐주얼 하게 ‘밥말리’가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에 있는 3선을 활용했어요. 이런 3선을 표현하면서 축구 저지를 모티브로 해서 디자인 했어요.




한상민: 악어 모양을 한 ‘라코스테’를 주로 활용했어요. ‘라코스테’는 원래 테니스 선수였어요. 1920년대만 해도 테니스는 귀족 스포츠여서 테니스 코트에는 복식이 정해져 있어요. 드레스 셔츠랑 양복 같은 굉장히 불편한 복장을 하고 스포츠를 즐겼어요. 그러다 ‘라코스테’라는 20년대에 세계랭킹 1위의 유명한 테니스 선수인 ‘라코스테’가 테니스 복식이 너무 불편해서 피케셔츠를 처음으로 만들어서 입었어요. 또 ‘라코스테’는 자켓을 입을 때 ‘라코스테’ 엠블럼을 옷에 처음으로 부착했어요. 그런 식으로 처음 시도를 많이 한 혁신적인 선수였어요. 저는 ‘라코스테’를 아이콘 베이스로 삼았어요. 전체적으로 올 화이트이고 피켓셔츠와 자켓에도 엠블럼이 들어가게 했어요. 그 당시 ‘라코스테’가 입었던 스타일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턴업 바지, 카브라 바지를 활용했어요. 악어가 ‘라코스테’ 라는 별명이었는데, 악어 무늬를 보통 보면 생각나는 게 이빨이나 등 껍질 때문에 삼각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삼각형 모양을 느낌으로 자켓 피켓이나 바지 밑단 쪽에 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을 정리했어요.




한상민: 의상학과는 생각보다 배우는 게 다양해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복식사, 마케팅에 대해서도 배우는데, 저는 마케팅 쪽을 전공으로 살리고 싶어 이것과 접목할 수 있는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어요. 그래서 패션 업계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자연스럽게 취직하고 싶어요.

김민지: 저는 DDP에서 전시하는 ‘장폴고티에’ 전시회에서 관람객에게 설명해주는 아르바이트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데, 붙으면 그거를 할 것 같아요. 방학 동안 알바 하면서 돈을 벌어서 여행을 갈 계획이에요. 그동안 휴학을 한 번도 안 하고 4년을 다녀서 힘들어서 쉬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학기 시작하면 9월에 중국 유학 연수를 가는데 연수에서 중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거기서 탄탄히 어학능력을 쌓을 예정이에요. 제 꿈은 패션 관련 무역 일하는 건데 한학기 남은 거 다니고 무역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에요.

김민지: 제가 이쪽 길을 선택한 시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에요 그전까지는 별다른 꿈 없이 연기했었어요. 연기를 하다가 부모님께서 대학진학에 가까워지니까 연기는 대학 입학하고도 할 수 있으니 일단 대학을 가라고 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제가 원래 좋아했던 것이 옷, 외국어, 해외여행이었는데 이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게 패션 관련 무역이라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의상학과에 진학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는 대학에 실패 없이 진학한 것부터 정말 탄탄대로를 걸은 것 같아요.

한상민: 저는 재수 삼수를 했는데 재수 삼수를 하면 생각이 많았어요. 혼자만의 생각을 갖고 제가 가고 싶은 과를 고민했는데, 고민하다가 제가 제일 좋았던 게 옷이더라고요. 부모님이 의상학과를 많이 반대 하셨는데 일단은 몰래 원서를 넣었어요. 그런데 운 좋게 합격했어요. 합격해서 보니까 너무 좋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옷을 많이 볼 수 있고, 물론 사지는 못하더라도 비싼 옷 자체가 예쁘단 말이에요. 미술작품도 보시면 아시는 것처럼 그 자체로도 되게 아우라가 있잖아요. 그것처럼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옷을 보면 쾌감을 느껴요.




김민지: 저희를 의상학과라고 소개하면 “의상학과요?” 이러면서 의상학과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의상학과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솔직히 성대생 중 대부분이 패션쇼나 서울 패션 워크에 갈 기회가 적을 텐데 이번 졸업 패션쇼에 오면 저희가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디자이너만큼은 아니어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요. 이번 졸업작품 패션쇼는 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정말 일생의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거예요.

한상민: 패션쇼를 한다고 해도 친한 지인이 없으면 선뜻 못 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졸업 작품 패션쇼는 성대 학생이 즐길 수 있는 작은 축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유롭게 와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김민지: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패션은 정의 내릴 수 없다고 그래요. 개인이 생각하는 패션이 그 패션이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요. 제가 생각하는 패션은 우리를 표현하는 수단이지만 옷에 관심 없는 사람은 신체적 보호나 따뜻함이나 위생을 위해 입는 거라고 정의할 수도 있으니까 딱 무엇이라고 정의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한상민: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옷으로 사람이 많이 평가된다고 생각해요. 양복을 입은 사람이랑 누더기 옷을 입은 사람이랑 달라 보이는 것처럼요. 패션은 개성 표현의 수단인 것 같아요. 오글거리지만 또 다른 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패션쇼에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매년 하는 행사이니까 올해 못 오시더라도 다음에 오셔도 되는데 이번에 안 오시면 후회 하실 거에요. 이번에는 참여하는 사람도 많고 유명한 모델과 볼거리가 많아서 역대급이에요. 아이콘이 50명 가까이 되는데 정말 다양하고 보는 재미가 있어요. 예전에는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모두가 알만한 밥말리,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유명한 인물들과 관련된 주제에요. 패션에 대해 잘 몰라도 보면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될 것 같고 패션쇼에서 유명한 아이콘 찾는 재미도 솔솔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