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철각천하 회장 송경태

FC철각천하 회장 송경태

  • 386호
  • 기사입력 2017.12.27
  • 취재 정지현 기자
  • 편집 주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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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양한 행사들이 있었지만, 학우들이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스포츠 행사일 것이다. 24개 축구팀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심산 맏형배 축구대회’는 매년 개최되는 교내 축구대회로 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이번‘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심산 맏형배 축구대회 주관 동아리 FC철각천하 송경태(중어중문,13)회장을 만났다.


심산 맏형배 축구대회는 힘들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대회였습니다. 2013년에 입학해 동아리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부원으로서 심산맏형배를 경험했고 2017년에는 운영진으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총 졸업준비학생회가 주최하고 F.C 철각천하가 주관하는 심산맏형배는 전통적으로 24개의 교내 축구팀이 참가합니다. 팀마다 소속된 선수와 매니저들 그리고 관객까지 포함하면 최소 500명이 넘는 학우들이 참가하고 즐깁니다. 매년 2학기에 개최되는 교내 축구 대회죠. 이러한 대회를 운영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면서 동시에 걱정도 됐습니다. 대회 시작 전에 운동장을 사용하는 동아리들과 시간을 조정해야 했고, 학교 측과도 시간을 협의해야 했습니다. 대회 운영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하기 위해 예산을 마련해야 했고 대회운영에 필요한 본부석 인원, 심판진, 볼보이들을 배치하기 위해 동아리 인원들과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했습니다.

이 밖에도 대회 운영을 위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2주동안 40경기를 운영하면서 수업 시간 외에는 언제나 운동장에 있었습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대회를 같이 운영하는 부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아침마다 부원들과 물품을 운동장으로 나르고 그 날 경기를 모두 마치면 다시 정리해야 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어려운 점이 있어도 학우들이 즐기는 축제를 운영한다는 자부심때문에 2주동안 대회를 무탈하게 마쳤습니다. 운영 중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부원들의 도움과 참가 팀들의 양해로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FC 철각천하도 대회에 참가하는 입장이라 최대한 공정하게 운영하도록 심판진 구성에 신경을 썼습니다. 참가 팀들이 대회를 통해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커서 최대한 참가팀들을 배려하고자 했습니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대회가 심산맏형배를 더욱 대내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학기 심산맏형배에 참가하는 철각천하 부원들은 비예비역과 그해에 전역한 친구들입니다. 1학기 대회인 성축배는 나이있는 부원들이 실력경쟁을 통해 대회에 선발됩니다. 그러나 2학기 대회는 앞으로 대회를 계속 운영할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기회를 주기 위한 명분으로 이러한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철각천하를 맡은 운영진으로서 1학기 대회의 성적도 중요했지만 2학기 대회기간 동안 동생들이 똘똘 뭉쳐서 그들만의 재미를 찾고 대회를 열심히 운영한 것이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동아리활동에서 심산맏형배 대회가 갖는 의미가 컸습니다.

대회를 운영하는 측면과 경기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동생들이 저를 포함한 중간 나잇대의 형들과 하나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2학기 시작하면서 대외 연습경기를 가졌고 축구에 대해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회기간 동안 경기를 치르면서 팀 스피릿이 올라온 것을 보았고 대회 운영 측면에서도 동생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를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동아리 선배들의 노력도 있었습니다.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경험 부족이라 생각하고 동시에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쉽지만 꽤 멋있던 철각천하였습니다.

축구를 잘하고 싶었고 축구를 잘 가르쳐줄 수 있는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1학년 때 처음 본 철각천하는 축구도 잘하고 놀기도 열심인 동아리였습니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가치관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리는 것이 멋있는 동아리였습니다. 졸업한 선배들과의 관계도 긴밀하여 동아리 운영에 필요한 많은 부분을 도움 받는 시스템이 잘된 동아리였습니다. 특히 2학기에 대회를 운영하는 부분에도 많은 매력을 느꼈습니다. 축구를 통해 ‘사람’을 배울 수 있는 동아리였습니다. 이러한 동아리를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배울 것이 많다고 느껴 운영진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1년동안 철각천하를 운영하면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적극적으로 동아리를 위해 일했다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저 혼자라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일들을 하도록 도와준 부운영진들과 형, 동생, 매니저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 철각천하를 통해서 부원들이 대학생활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졸업한 후에도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1년 동안 동아리 운영을 맡으면서 배운 점도 많았지만 다소 소홀했던 점도 많았습니다. 2018년은 학업에 좀 더 신경 쓰고 다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운영진으로서 배운 점을 바탕으로 힘든 상황들을 잘 극복하길 스스로 바랍니다.

13년에 입학했을 때 성축배나 심산맏형배나 접수를 못 할까 봐 밤새 학생회관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축구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프로축구선수가 아니라 대학교 아마추어 팀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모여서 축제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축구에 대한 열정은 다소 식은 것 같습니다. 교내 축구팀들도 많이 없어진 것이 현실입니다. 축구동아리 운영진으로서 축구대회라는 하나의 형식을 빌려 말하는 것이지만, 옛날보다는 낭만을 추구하기 어려운 것이 시대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축제의 분위기가 좋고 평생의 추억거리가 된다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 때 학과 소모임들의 선전이 돋보였는데 같은 학과 친구들끼리 경기를 뛰고, 응원하면서 똘똘 몽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성축배와 심산맏형배가 더욱 더 홍보되고 이로써 축구에 대한 열기로 낭만 있는 대학생활을 꾸리기 위해 교내 축구 인들이 다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