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로 인(仁)을 실천하다, 손유승 학우

  • 402호
  • 기사입력 2018.08.27
  • 취재 이수경 기자
  • 편집 주희원 기자
  • 조회수 8005

군 생활 중 받은 월급을 고스란히 기부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인공은 공군에 입대한 손유승(스포츠과학과 15)우리 대학 학우 였다. 사연을 읽어 보니 손 학우를 비롯해 온 가족이 인(仁)을 실천하고 있는 듯 했다. 봉사활동이나 타인을 배려하고 위하는 삶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 같아 궁금증이 증폭됐다. 말년 휴가나온 손 병장에게 급히 전화해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 어린 시절부터 기부를 한 이유


-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의 행동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종합건설사를 운영하시면서 교육 사업도 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부모님께서 오래전부터 꾸준히 대구의 한 요양원에 후원하고 계시고 아버지는 중학교 야구부를 지원하고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계십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덕에 자연스레 보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기부를 한 것 같습니다.  기부는 저 스스로의 양보를 통해 더불어 가는 사회의 의미를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기부한 활동 모두 이런 마음가짐에서 나온 것입니다.


◈ 부대 생활은 어떠셨나요


- 전역을 앞둔 시점에서 막내 때부터 지금까지의 부대 생활을 돌아보면 같이 근무했던 선, 후임들 덕분에 알차고 재밌게 군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일과시간 후 개인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많아 독서,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선 후임들과 같이 운동을 해서 극복했습니다. 가끔 있었던 회식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군 복무 중에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봉사활동을 위해 제 휴가를 꾸준히 모았고 감사하게도 대대장님과 대대원의 배려 그리고 부대의 허락을 받고 갔다 올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값진 경험이었고 군인 신분으로 자원봉사를 했던 점이 뜻 깊었습니다.  


◈  제대 하면 하고 싶은 일


- 제일 하고 싶은 걸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제 전공이 스포츠과학이다 보니 자연스레 배우고 싶은 운동이 많습니다. 특히 서핑, 스노보드 등 계절 스포츠를 배우고 싶습니다. 또 영어 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길었던 군 복무기간만큼 영어를 소홀히 했던 기간도 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각국으로 최대한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제가 즐겨하는 스포츠 경기도 관람하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싶습니다.


◈ 신념이나 좌우명


- 평소에 어떤 신념이나 좌우명 같은 건 없었습니다. 항상 제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군 생활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상황에서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 후임관계, 상관과의 관계처럼 인간관계 뿐 아니라 맡은 업무에서도 꼭 필요했습니다. 이 마인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하고 군 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이 자원봉사같은 타인을 위한 선행을 실천하시던데 어떤 뜻이 있으신지


- 딱히 뜻이 있어서 선행을 실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계기나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기부활동 이전의 기부활동을 보시면 단지 저는 제게 주어진 상황에서 진심을 담아 기부하고 있습니다.



◈ 입대를 앞둔 학우,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씀부탁드립니다


- 모두들 아시다시피 국방개혁을 통해 군 생활도 줄고 월급도 많이 올랐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부대 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자기계발 시간, 사회와의 소통 방법 등 장병들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큰 걱정 없이 모두들 보람찬 군 생활 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파이팅!


◈ 군 생활 잘하기 팁


- 저만의 군 생활 잘하기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필요한 것은 체력입니다. 기초 체력이 받쳐줘야 뭐든지(야간 근무, 사역 등)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대하기 전 마인드 세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입대하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누구는 ‘힘들다’, ‘어떻게 버티나’, ‘시간 너무 아까운데’ 등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들어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차피 올 군대 잘 생활해야지’, ‘여기서도 배워가자’ 등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저는 후자였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상태에서는 좀 힘들더라도 더 잘 견딜 수 있고 무엇보다 매순간 스스로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군 생활 잘하는 거에 딱히 방법이 있는 게 아닙니다. 각자의 마인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군대에서 시간 알차게 보내기에는 규칙적인 스포츠 활동과 독서가 최곱니다. 군 생활을 돌아보면 스포츠 활동에 투자한 시간이 더 많긴 합니다. 그래도 적은 양이라도 독서도 꾸준히 했습니다. 독서를 통해서 얻은 지식을 선, 후임과 같이 얘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하루는 너무 짧고 한 달도 빨리 갑니다. 어느새 전역이네요.


마지막으로 군 생활 중 해보면 좋은 것으로 여행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앞선 질문에서 전역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에 여행을 적었습니다만 그 이유가 군 생활 동안 몇 번 있었던 여행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군 생활만큼 시간이 많고 여유로울 때가 잘 없습니다. 그래서 휴가 때 여행 다니는 것을 추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