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 페스티벌 최우수상 수상
팀 ‘SUCK’의 오병훈 학우

  • 415호
  • 기사입력 2019.03.11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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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전에는 시간을 쪼개 바쁘게 살아야지 하며 빡빡한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학기가 시작되면 과제와 시험에 치여 원래 계획의 반절조차 실천하기 어렵다. 반면, 이렇게나 바쁜 학기 중에도 우리 대학에서 주최하는 S-HERO 대회와 전국 경진대회인 미래인재 페스티벌(X-Corps Festival)에 참가해 좋은 성과를 내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이들이 있다. 바로 미래인재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SUCK’의 팀원들이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SUCK’의 팀장 오병훈 학우(화학공학, 13)를 만났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학우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13학번 오병훈입니다. 이런 인연으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 ‘SUCK’ 팀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X-corps 사업과  ‘미래인재 페스티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팀 명인 SUCK은 Sungkyunkwan University Critical Knowledgement 의 약자로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X-corps 사업에 관해서는 제가 주최자가 아니기에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주최 관계자 분들께 들은 바로는 다음과 같아요. 우리나라 대학교 수업 중 대부분은 이론에 비중을 많이 둡니다. 그래서 (공대)학부 4년 동안 배운 지식이 활용될 수 있음을 체감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대부분 중소기업은 R&D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위 사업과 대회의 목표는 대학생들에게는 지식을 적용할 기회를, 중소기업에는 자신들이 진행하고 싶은 연구를 대학생들이 진행하게 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희 팀은 우리학교에서 주최하는 S-HERO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X-corps 사업의 연간 경진대회인 미래인재 페스티벌(X-corps Festival)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리그닌을 활용한 친환경 유흡착재 개발’이라는 연구 주제로 수상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주제 선정은 ‘버려지는 것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리그닌은 나무를 단단하게 만드는 페놀성 고분자로 종이를 만드는 제지/펄프산업에서 나무로부터 제거 되어야 하는 폐기물이에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나무는 단단한데 종이는 그렇지 않죠? 아직 분자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벤젠고리와 하이드록시기가 있어 소수성과 친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하이드록시기는 치환이 쉬운 작용기라 소수성기를 도입해서 리그닌의 소수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잡은 다음, 기존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형태의 유흡착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기존 유흡착재의 단점 중 하나가 일회용이라는 건데 ‘재사용가능’이라는 캐릭터를 넣으면서 물에 띄울 수 있게 스펀지형태로 제작했습니다. 이 아이디어에 팀원들의 노력이 한 방울씩 들어가서 완성됐습니다. 연구진행과정에 대해서 늘어놓자면 끝도 없겠네요. 저희의 연구를 요약하자면 버려지는 것을 ‘재활용’하며, 기존의 결점인 ‘재사용가능’의 능력을 가진 유흡착재를 개발한 것입니다.


◈연구 활동을 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전부 다 어려웠어요(웃음). 그중에서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준비 기간 동안 내가 이걸 왜 나간다 했지 라는 생각을 실험할 때마다 했던 것 같아요. 저는 4학년 1학기에 모 수업을 통해서 이 대회에 참여했는데, 학기 중이다 보니 실험을 진행하기에 시간이 너무 빠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이러쿵저러쿵 실험을 진행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직접 실험을 해보니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난감했어요. 실험방법부터 실험조건, 실험시간, 실패 등등 쉽게 생각할 것들이 아니었죠. 무엇보다 이 실험이 참신한가 였어요. 생각보다 리그닌으로 진행된 실험이 많았고 어떤 것은 저희 것과 흐름이 비슷한 것도 있었죠. 그래서 우리의 컨셉을 더욱 확실히 잡았습니다. 실험할 때는 기숙사 통금 전까지 실험한 적도 있고, 주말은 물론 시험기간에도 틈틈이 나와서 실험했습니다. 시간이 빠듯해서 저희는 모든 팀원이 실험에 참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다 생각해서 분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일을 다 알게 했고 이 덕분에 서로 백업하기 편했습니다. 팀원들에게 고마운 점은 제가 하자고 주장하면 다 해주었다는 거에요. 무엇보다 문헌조사와 실험방법에 대해서 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산업체 멘토도 계시는데 실험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팀원이 지도교수님과 산업체 멘토, 대학원생, 학부생으로 다양한데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팀원은 수업에서 만났어요. 저는 지인을 통해 이미 있던 3명에 들어갔어요. 혼자 강의를 듣기는 싫었거든요. 리그닌으로 주제를 정한 후 우리학교에서 리그닌을 가지고 논문을 낸 연구실을 찾아봤어요. 남재도 교수님 연구실에서 리그닌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찾아갔습니다. 시간이 없었거든요. 저희 주제를 듣고 제법 괜찮다고 하시면서 리그닌에 관련된 대학원생을 소개해주셨고 저희 팀장님이 되셨죠. 그당시에는  괜찮은 주제인지 몰랐습니다. 사실 이 순간도 얼떨떨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인연을 만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팀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험기간이랑 방학에도 나와서 실험할지 몰랐을 텐데 리더를 인정해주고 따라와 주고 힘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 대회를 통해 배우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대회는 제 능력도 중요하지만 일의 경중을 떠나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팀원 중에 리그닌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은 없었어요. 팀원들의 노력으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역할을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들에게 감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어떤 일이든 역할을 완벽히 동등하게 나눌 수 없고 사람마다 내놓는 결과가 다릅니다. 무엇보다 사람은 편한 것을 찾아요. 어떤 은사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타인이 자신이 한 고생의 3배는 해야 자기랑 같은 고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는, 제가 일부러 좀 더 하려고 했어요. 그래야 제가 하는 말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인지 팀원들이 제 노력을 인정해주고 믿어준 것 같아요. 그 점이 아직도 고맙습니다.


좋은 상을 받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특히 대회를 잘 마칠 수 있게 준비해주신 S-HERO 관계자분께 더 감사를 표합니다. 이주영 선생님, 윤한나 선생님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 주제로 기업을 차리면 좋겠지만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사업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닙니다(웃음). 진행했던 연구를 좀 더 보강한 다음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 미래인재 페스티벌, 혹은 관련된 대회에 도전할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생각보다 힘들어요. 대학 생활에서 이 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필수가 아닙니다. 어려움이 많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보라고 권유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력한 만큼 달라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상 어떤 이에게는 노력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있죠. 우리 학교는 올해 3년째 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흥미로워하는 주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기회가 있으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