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연구에 발을 내딛다

  • 428호
  • 기사입력 2019.09.30
  • 취재 이수경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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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진행하는 ‘극지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우리 학교 대학원생 안상현 원우(무역학과 석사과정)가 다녀왔다. 7월 29일부터 3주 간 진행된 ‘극지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5명의 한국 대학원생이 참가했다. 이 연수에 참가한 우리 학교 대학원생 안상현 원우(무역학과 석사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극지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란?


우리나라 극지정책 추진을 위한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극지전문인력 양성 과정으로 2016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4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북극과 남극, 두 지역으로 나뉘어 양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반기는 북극, 하반기는 남극 지역 국가에 파견•연수를 받는다. 올해는 러시아 야쿠츠크의 북동연방대학(NEFU)에서 제공하는 북극 관련 강의 및 현지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은 무역학과 석사과정 진학 후, 북극항로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다. 이 분야로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를 원했지만 국내에는 관련 연구 기반이 미흡해 연구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지도 교수(무역학과 박명섭)가 극지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준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서 북극항로뿐만 아니라 북극에 대해서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극지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으로 배운 것


프로그램 내용은 러시아 야쿠츠크 북동연방대학(NEFU)에서 진행된 만큼 러시아에서 진행하는 극지 정책 위주의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북극권의 국가 중 러시아가 가장 넓은 권역을 차지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극지 정책을 시행하는 시기여서 공부하기에는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그는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북극 관광, 북극 호수, 극지의 과학 협력, 매머드, 북극항로, 북극의 교통과 인프라, 야쿠츠크의 다이아몬드 산업, 북극 원주민의 언어 및 그들의 권리, 생활, 북극의 생태환경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공부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북극이라 하면 북극항로가 유일했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북극항로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북극항로와 연계한 러시아의 물류 인프라 정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북극권에 대한 개발 정책에도 호기심이 많아 정책 담당자들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프로그램 이수자 중 북극 원주민의 안보관련 논문을 쓴 분이 계셨습니다. 제게는 생소한 분야였으나 다양한 전문 지식을 공유해주셨고, 저의 지식 베이스 구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심에 감사했습니다.”


연수 때문에 북동연방대학에 가보니 다양한 국적의 대학원생들이 있었다. 대부분 박사과정에서 북극 생태계 변화, 북극 원주민의 권리, 시베리아의 문학상 등 그가 알지 못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연수기간 중, UN이 지정한 ‘국제 원주민의 날’ 행사를 방문했다. 사하공화국 내 원주민(에벤키, 에벤, 유가기르, 츄크치, 돌간 등)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는 짧은 체험을 해보면서 이들의 삶에 대한 연구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연수 도중 현지 교수가 에벤족이 사는 집을 방문할 기회를 주어서 원주민의 삶을 생생하게 경험해보기도 했다.


그는 국내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채울 수 있었고, 정밀하고 폭 넓게 진행된 연구 자료를 보며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원생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한다. 모집시기는 매년 파견 국가마다 달라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상반기에 시행한다 . 하반기에는 동일 프로그램으로 남극에 파견하고 있으며 현재 모집 중이다. 올해는 10월 초까지이므로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극지e야기 등의 사이트를 보면 된다. 이외에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북극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는데 이는 대학(원)생 대상이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초쯤 시행하는데 이 사항은 검색으로 찾아보면 알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


그는 학부 때부터 무역을 전공했다. 이번 파견을 가기 전까지는 그저 무역을 공부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다녀오고 나서 한국 기업이 시베리아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가치, 러시아 물류와 연계한 국내 해운 시스템 등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또, 서부 러시아에만 치중되어 있는 국내 러시아 연구에 대한 관심을 시베리아 쪽으로도 환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성대 학우들에게


“한국에서 러시아가 차지할 경제적 위상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러시아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위해 다방면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에 대해 다른 국가만큼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사하공화국 관료께서도 한국한테 협력하자고 손을 내밀지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연구자가 늘어나고, 네트워크가 쌓여야 앞으로 전개될 극지, 북극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평소에 북극이나 극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우들에게 북극아카데미를 적극 추천합니다. 북극아카데미는 2015년부터 진행된 북극권 국가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 간의 학술교류 프로그램으로 북극에 관한 강의들을 한국에서 배우고, 북극권 국가 학생들과 친목을 다질 기회의 장입니다. 내년에도 북극아카데미가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아직은 북극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말을 돌려보면 북극 연구는 학우들에게 하나의 블루오션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블루오션에 미리 뛰어들어 길을 여는 선구자가 하나 둘씩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설명 : (왼쪽부터 )극지 연구 협력 강의중, Invest yakutia 강의 후(가운데), 북극혁신센터 방문(오른쪽)

▲ 사진설명 : (왼쪽)현지인이 잡은 불곰가죽과 함께,국제 원주민의 날, 단체사진(가운데), 매머드 박물관 방문(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