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 최우수상 수상
최지석(글로벌리더 14), 전하람(글로벌리더 17)

  • 428호
  • 기사입력 2019.10.01
  • 취재 손영준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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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국가 운영 방식에 회의감을 가질 때가 있다. 실제로 제안되는 법안이나 정책이 본인이 생각했을 때 좋은 법안이나 정책과 괴리가 있을 때 특히 더 그렇다. 국회의원들과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맞지만, 항상 국민의 뜻과 일치하는 입법이나 정책을 제안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만들어진 대회가 바로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최지석(글로벌리더, 14), 전하람(글로벌리더, 17) 두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석: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리더학부 14학번 최지석입니다.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며 로스쿨 지원을 위하여 바쁘게 준비 중입니다.

하람: 안녕하세요! 저는 같은 과 17학번 전하람입니다. 저는 이제 3학년이고, 졸업반 전 다양한 경험을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는 어떤 대회인가요?

지석: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는 국회입법조사처와 파이낸셜 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로, 실제 입법 및 정책의 참고를 위해 국민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회는 7쪽짜리 정책제안서를 제출하는 매우 간단한 형식으로 진행되며, 실생활과 관련된 어떤 분야의 아이디어라도 상관 없이 제출이 가능합니다.

하람: 대회 취지 자체는 입법에 국민의견을 반영하고, 국민의 정치적 효능감 고취를 위해 열리는 대회입니다. 올해는 174건의 제안 및 26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참가했을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고, 대학생 뿐만이 아니라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 어떻게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지석: 전공 수업에서 법의 적용에 대해 공부하며 결국 근본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는 입법이라는 생각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하람 학우가 정책제안대회의 공고를 보여 주었고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에 평소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전하람 학우와 힘을 합쳐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람: 평소에 '이런 부분이 바뀌면 좋겠다' 혹은 '이런 정책 혹은 법안은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법학관에 붙은 이 대회의 공고를 보고 제가 직접 평소에 느끼던 사소한 불편함 혹은 아이디어가 실제로 입법에 반영되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어떤 아이디어로 참가하셨나요?

지석: 저희는 국정감사 질의 요청 제도 <국민감사>라는 아이디어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왜 유독 국회에 대한 우리 국민의 만족도가 낮은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조사 결과 국회의 활동에서 국민이 내실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중 국정감사에 대한 많은 불만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전 년도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조곤조곤 따져야 하는 상황에서 대뜸 고성을 지르고, 일부 피감기관에 대해선 하나마나한 질문을 하는 등 저희 판단에 현행 국정감사는 도저히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하람: 이런 국정감사를 내실화시킬 방안을 고민하다가, 국민이 피감기관에 묻고 싶은 내용을 국회의원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의원들은 그것을 참고하여 질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정감사 결과에 국민이 좀 더 만족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피감기관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할 시간이 없는 국회의원들에게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조사해야하는지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국민이 억울함을 국회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창구로도 기능할 수 있어 문제의 해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습니다.

지석: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저희는 국회 사이트에 ‘국민감사’ 코너를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민이 국회 사이트에 접속하면 피감기관 리스트가 제시되고, 이 중 자신이 질의를 요청하고 싶은 피감기관을 클릭하면 게시판으로 연결되어 질의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국민청원과 같이, 공감을 많이 받은 질의는 최상단에 노출되어 국회의원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국회의원은 질의사항들을 확인해서 그것을 국정감사 질의에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고, 해당 질의에 답을 남길수도 있습니다.

하람: 이렇게 질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에 대한 궁금증도 커질 것으로 생각했기에 국민감사 코너에 국정감사 타임라인 및 질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어떤 질의가 접수되었는지, 그중 실제 국정감사에 반영된 것은 어떤 것인지도 모두 공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민감사 제도> 운영 방식


♠ 대회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지석: 국민이 국가에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창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상식에서 만난 다른 팀들은 모두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것을 해결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대회의 존재를 모르거나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한 다른 국민들 중에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적극 제시할 수 있는 길이 늘어난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줄어들고 결국 우리의 삶도 더 나아질 거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국회와 정부, 법원이 국민들의 정책 아이디어를 지금보다 더 많이 수집하고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람: 일단 직접 정책을 만들다보니 생각해야할 부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평소에 그냥 이런 정책을 시행하면 쉽게 해결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예산 제약, 법률적 제약, 실현가능성 등을 고려하다보면 한 부분이 해결되면 다른 부분에서 막히는 등의 문제가 생겨서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하나의 정책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쳐 결정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상자들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창의적이고 실현되었으면 좋았을 법한 아이디어였으나, 아무래도 인력이나 예산, 시간에 한계가 있다보니 전부 실현되기 어려운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 대회를 진행하면서 힘들었거나 불편했던 점이 있나요?

지석: 주제를 확정하는 단계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국정감사에 대한 아이디어 외에도 입법청원제도를 개편하자는 강력한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행 입법청원제도는 개인이 입법안을 제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국회의원의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국민이 청원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치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이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해 국민감사 아이디어와 이 아이디어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해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국정감사를 시정하는 것이 더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국민감사>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하람: 아무래도 두 명이서만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을 구체화하고, 서면으로 작성하는 과정을 모두 진행하다 보니 몇 시간 회의를 하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주변 동기나 선배들께 보여주고,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과정이 대회 준비 내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과정들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쳤기에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


♠ 앞으로 궁극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지석: 저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일반 국민들도 입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내 문제는 결국 내가 가장 잘 알기 마련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당사자가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데도 꼭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람: 여러 시민들이 고질적으로 겪었던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와 시정요구 한 번에 변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효과적인 국정감사에 국민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은 아이디어 뿐이지만 미래에는 정말 국정감사가 국민감사가 될 수 있도록 힘써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지석: 국가는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상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저희 주위엔 생각보다 국가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많고, 그중에는 입법 및 정책제안대회처럼 개인적인 영광과 포상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를 위해, 내 주변 친구를 위해,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안한 경험은 힘든 중간과정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뜻깊고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바꾸는 일에 동참해주신다면 여러분도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람: 법이나 정책이란 것이 직접 만드는 사람이 아닌 이상 관심을 갖기 어렵고, 거리가 먼 것이라 느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작게는 내 집 앞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 하나부터 소득분위 선정 방법, 지하철역 설치 위치와 같이 우리 삶에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정책과 입법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정책과 입법이 변화하고 나아지기 위해서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관심이 모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만큼, 여러분들도 정책과 입법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