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成大)만의 대학문화를 창조해나가는
유생문화기획단 청랑

  • 438호
  • 기사입력 2020.02.27
  • 취재 홍지은 기자
  • 편집 정세인 기자
  • 조회수 7643

유생문화기획단 청랑은 ‘성대만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있는데 이를 활용한 콘텐츠는 왜 부족할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창출하고 본교를 대표하는 대학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공식 학생단체이다. 이번 성균웹진에서는 배지윤(러시아어문학과), 이현지(신소재공학과), 황도경(러시아어문학과), 황현주(유학동양학과) 학우를 만나 유생문화기획단 청랑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청랑 소개

: 학생지원팀 산하단체 ‘청랑’은 유생문화기획단으로, 올해 7년 차를 맞이한 성균관대학교의 공식 학생단체입니다! 성균관의 유생 문화를 바탕으로 성균관대학교의 대학 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Q. 청랑의 대표 행사

◆ 신방례

신방례는 과거 성균관의 신입생 환영회를 청랑이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행사입니다. 과거 성균관의 공식적인 입학 행사인 알묘와 상읍례는 그대로 계승하되, 다소 짓궂게 느껴질 수 있는 과거의 신고식은 없애고 대신 재미있는 게임, 미션, 스토리를 통해 다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재구성하였습니다.


● 행사 구성

신방례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집니다. 1부에서는 대성전에 모셔진 유교 성현들에게 인사를 올리는 ‘알묘’, 신래와 선진이 마주 보며 인사하는 ‘상읍례’, 신래와 선진이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소신방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부는 ‘면신례’로, 신입생들이 조별로 나뉘어 성균관과 관련된 재미있는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세종대왕 한글 창제를 배경으로, <세종의 애민(愛民) 프로젝트에 참여하라!>가 주제였습니다. 매년 시대, 캐릭터, 스토리가 바뀌는 만큼 새롭고 다양한 신방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웃음).


● 행사 참가 대상

: 신방례는 성균관에 새롭게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환영한다는 취지에 맞추어서 특별히 신입생만 참가할 수 있는데요. 이때 게임을 진행하는 스토리 NPC나, 행사 당일 예쁜 사진을 찍어주는 화공유생 등 실무단에는 신입생이 아닌 재학생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 고하노라

고하노라는 과거 성균관 유생들이 임금께 상소를 올리던 유소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음악과 토크를 통해 청년과 공직자가 소통하는 페스티벌입니다. 고하노라에 참가하는 행진유생들은 성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우리의 소중한 고유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25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대행사인 만큼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행사 구성

고하노라는 크게 상소공모전, 대의사, 소행, 소반비답이라는 네 단계로 나뉩니다. 상소공모전의 주제는 매년 바뀌는데요. 상소공모전에서 급제하면 행렬의 맨 앞에서 누구보다도 신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는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대의사는 고하노라의 개막식으로, 유소를 떠나기 전 유생들이 의지를 다지는 프로그램입니다. 역사적 고증을 살리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명륜당과 대성전에서 진행됩니다. 소행은 성균관에서 궁궐까지 행진하는 소행 의례를 퍼레이드 형식으로 재해석한 단계인데요. 소행 중간중간에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연습한 10여 가지의 춤과 노래,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고수유생의 북소리와 기수유생의 깃발 교대식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반 비답 고하노라의 피날레로, 플래시몹 후 상소에 대한 *비답을 직접 듣는 시간입니다. 비답 의례 후 다 함께 피날레 노래를 합창하며 고하노라는 마무리됩니다.


*비답: 상소에 대하여 말미에 임금이 적는 가부의 대답


“청년과 공직자가 소통”하는 성균관대학교만의 축제

고하노라의 취지 중 하나는 '청년과 공직자의 소통'입니다. 매년 청년들이 올린 상소에 대한 답변을 공직자분께 직접 들을 수 있고, 또한 답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취지에 맞추어 상소공모전은 성균관대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김영철 원장님이 직접 상소문에 대한 답변을 내려주셨습니다. 이번 상소공모전에는 참신하고 실현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가 많았는데, 실제로 교육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희망찬 답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Q. 1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

이현지 학우 : 저는 아무래도 청랑의 가장 큰 행사인 고하노라가 기억에 남네요. 청랑은 고하노라 3개월 전인 6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총회, 사전답사, 행진유생 교육, 리허설 등을 진행하며 정말 뜨거운 여름을 보냈는데요. 여러 기관과 협력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획이 틀어지는 일도 많았고, 인원이 적은 만큼 개개인이 맡은 업무가 많아 힘들고 속상한 순간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2019 고하노라를 마무리하고, 그날을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곁에 있었던 청랑이들 때문이에요. 누구 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궂은일도 먼저 나서서 하려고 하고, 뭐든 웃으면서 열심히 하는 청랑이들이 정말 큰 힘이 됐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으쌰으쌰하는 단체의 분위기가 참 좋았고, 성공적으로 행사를 해냈을 때 그 성취감과 뿌듯함도 잊을 수가 없어요.


황현주 학우 : 저는 황감제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열심히 준비하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은 고하노라나, 여러 각종 의전 행사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황감제는 6기에게 온전히 맡겨진 첫 행사였다는 점에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황감제는 과거 성균관 유생들이 글짓기 시험을 보고 가장 잘 쓴 이에게 임금께서 귤을 하사했던 행사를 말합니다. 황감제가 아직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행사이다 보니 이번 황감제는 행사의 방향부터 시행까지 하나하나 새로 정해야 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시험응원’으로 주제로 잡은 것부터 행사의 틀을 잡고 여러 필요 물품 등을 제작하는 것, 일일이 주변을 돌아보며 황감제에서 나누어 줄 귤을 고르는 것까지... 하나하나 청랑이들이 직접 준비하여 착착 행사가 진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몸은 힘들지 몰라도 일 자체가 매우 즐거웠습니다. 마침내 행사에서 직접 귤을 나누어 주었을 때, 학생분들이 감사하다고 해주시고 또 학교 커뮤니티에서 황감제에 대해 호평인 글을 보니 매우 뿌듯했습니다. 황감제가 6기가 오로지 주관하는 첫 행사이다 보니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랑 단원들이 다 같이 정말 열심히 해주었고, 하나의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기획하여 무사히 마치니 정말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억에 정말 많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황도경 학우 : 저는 신방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신방례는 성균관대학교만의 특별한 신입생 환영회입니다. 조선 시대의 성균관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 행사로,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신방례의 긍정적인 측면을 계승하고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신입생들이 모두 흰 한복을 입고 명륜당에서 진행한답니다!

청랑은 신입생들을 맞이하는 선진(선배 유생) 역할을 맡아 입학을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신입생들은 푸른색의 청금복을 입은 선진(선배 유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주전부리를 가져와 나누어 먹기도 해요! 신입생들을 위한 다양한 게임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선배님들은 조선시대의 특정 시점에 존재했던 인물들로 변해서 신방례에 참가한 신입생들에게 간단한 게임에 참가하도록 합니다. 이 게임들이 정말 재미있고 신방례의 묘미라 할 수 있답니다! 신입생들이 입은 흰 도포와 선배들의 푸른 청금복, 명륜당의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조선시대 성균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답니다:)


Q. 2020년, 청랑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청랑은 올해로 7년이 되는, 인지도에 비해 얼마 오래되지 않은 단체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부분도 있고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2020년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기존의 크고 작은 행사들의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자 합니다. 과거 행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회의를 통해 보완하고, 기존의 좋은 제도와 행사는 틀을 좀 더 발전시켜 후임 기수들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탄탄하게 다질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입니다. 지금의 청랑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단원들끼리 힘을 모아 행사를 기획하고, 실패를 겪게 되더라도 견디고 다시 시도하여 신방례, 황감제 등 청랑을 대표하는 행사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조금이나마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 다양한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 율전에서도 더 많은 행사와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기존에 명륜에서만 하는 총회를 1학기는 율전, 2학기는 명륜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신입유생이 들어오면 6기와 7기가 함께 해보고 싶은 행사를 기획 및 소규모라도 진행하여, 기존의 행사만 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해보고 싶은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는 시도를 할 예정입니다. 이런 시도들을 통해 청랑이 과거보다 조금 더 발전되고 나아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는 단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신입생들의 질문 Top 3

◆ 청랑 선발 과정

청랑 선발과정은 1차 면접과 2차 면접, 총 2번의 면접으로 이루어집니다. 면접은 지원자분들이 제출해주신 지원서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지원서 양식은 신입유생 선발 일정에 따라 올려드릴 예정입니다. 1차 면접에서 합격하신 분들은 2차 면접을 보게 됩니다. 1차 면접은 율전과 명륜 캠퍼스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반면 2차 면접은 명륜에서만 진행된다는 점,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원자격을 말씀드리자면, 청랑은 나이나 학번에 활동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총 2년간, 4학기 연속으로 활동할 수 있고, 학교와 청랑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누구든 신입유생이 될 자격이 있답니다! 참고로 청랑 7기 신입유생은 명륜과 율전 캠퍼스 비율과 남녀 성비를 최대한 동일하게 맞추어 선발할 예정입니다! 명륜과 율전, 양 캠퍼스의 적극적인 지원 부탁드립니다:)

◆ 청랑 활동과 다른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기 어려울까요?

저희가 행사를 준비하는 기간은 주로 방학입니다. 그래서 타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더라도 활동기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타 동아리와의 병행은 되도록이면 지양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에 맞게 잘 조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청랑이 원하는 인재상

청랑은 중점적으로 3가지의 자세를 지향하는데요. 첫 번째는 ‘책임감’입니다. 주체적으로 모든 부원들이 각 담당에 따른 업무를 하며 대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책임감이 바탕이 되어야 일뿐만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할 수 있겠죠.

두번째는 소속단체에 대한 ‘흥미(관심도)’인데요. 정말 청랑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모든 일과 관계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나아가 단체를 발전시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자신감’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행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게 되는데요. 청금복(유생옷)을 입고 활동하다보면 청랑의 행동과 모습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저희 또한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해요.


Q. 청랑에 지원하고 싶은 신입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청랑을 좋아하고 청랑과 함께 대학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던 누구나 저희와 함께 할 수 있어요! 성균관대학교 학생으로서,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유일한 경험을 ‘청랑’을 통해 쌓으며 알찬 대학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망설이지 말고 많이 지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Q. 청랑으로 활동하면서 얻은 점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배지윤 학우 : 저는 “인연”을 얻었어요. 청랑 부원들을 뿐 아니라, 청랑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학교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어요. ‘신방례’를 통해 신입생들과의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고하노라’를 통해 참가자들과의 즐거운 인연을 얻었습니다. 순간의 만남으로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쌓게 되는 것이 청랑의 또 하나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황현주 학우 : 저는 청랑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지만 가장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사회성”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를 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항상 방학내내 집에만 있었던 집순이인 제가 ‘고하노라’를 준비하면서 계속 학교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뒤풀이를 즐기며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몇 십명의 참가자분들 앞에서 교육을 하기 위해 발표를 하다 보니 처음에는 떨렸지만 나중에는 발표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덕분에 2학기 발표수업인 스피치와 토론 수업에서 A+을 맡았습니다(웃음). 이 활동을 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도 많이 쌓은 것 같습니다. 만약 앞에 서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거나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추억을 쌓고 싶은데 그럴 기회를 못 찾은 친구들이 있다면 꼭 청랑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현지 학우 : 저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힘든 일도 많았고,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정말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작 이십 대 초반인 대학생 스무 명 남짓이 모여서 이렇게 큰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뿌듯했고, 앞으로도 무엇이든 잘 헤쳐 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