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리에게 물어봐" 소소한 선의로 학우들에게 도움을, 염태민 학우

  • 449호
  • 기사입력 2020.08.11
  • 취재 정세인 기자
  • 편집 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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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최대 규모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가장 유명한 학우가 있다면 모두 이 학우라고 대답할 만큼 놀라운 인지도를 자랑하는 학생이 있다. 바로 "브로리에게 물어봐"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 닉네임 '브로리'의 14학번 염태민 학우이다. 염태민 학우는 학우들이 잘 모르는 학사, 학업 등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 누구보다 친절하고 빠르게 답변해주어 많은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최근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에서까지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염태민 학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서 학우들의 질문을 받는 “브로리에게 물어봐” 라는 게시판(이하 브로리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 컴퓨터교육과 14학번 염태민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8,582개의 글이 올라와 있으며, 대부분은 질문으로 직접 답변을 한 상태이다. 이번 1학기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졸업하여 8월에 삼성전자 삼성리서치에 SW개발 직군으로 입사할 예정이다.


Q. 어떻게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

처음에는 여느 학우들과 같이 익명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친구가 닉네임을 사용한다고 하길래 나도 호기심에 같이 사용을 시작했던 것이다. (참고로 그 친구의 닉네임은 Klaud이고 지금도 간간이 활동한다) 그리고 긴 통학 시간 동안 심심해서 게시판을 오래 보다 보니 심심풀이로 질문글에 꾸준히 답하게 되었다. 그렇게 닉네임으로 활동하다 보니 다른 학우들이 내 닉네임을 기억하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 활동하게 되었다.


입학한 14년부터 18년까지 계속 자유 게시판에서만 활동했는데 가끔씩 나를 직접 찾는 학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걸 본 Klaud가 브로리 게시판을 만들고 여기에 질문을 올리라고 홍보를 해버린 것이다. 브로리 게시판은 상당히 많은 호응을 받았고 많은 학우들의 질문 게시판으로 사용되었다. 게시판을 만들어줘서 고마운 점은 이전까지는 나의 답변 활동이 자유 게시판에 새로 올라온 글에 묻혀버렸다는 것인데 브로리 게시판이 생겨 나의 활동이 포트폴리오처럼 정리될 수 있었고 다른 학우들도 필요한 정보를 좀 더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Q. 학우들의 수많은 질문에도 매번 정성스럽게 답변해주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어떻게 아는 건지, 모르는 내용을 학우들이 질문할 때는 어떻게 답변하는지 궁금하다.

딱히 남들이 모르는 비밀스러운 정보의 출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에서 찾는다. 학사제도 안내와 학교 홈페이지 메인이나 각 단과대학 공지사항 게시판 등에 필요한 정보가 많이 올라와 있다. 단지 나는 오랫동안 관심을 가진 만큼 대부분의 정보는 숙지했다. 애매해서 찾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찾을 뿐이다. 더군다나 나는 원전공이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소속인데 전자전기공학부로 복수전공을 하느라 자연과학캠퍼스로도 등교했던 것이 양쪽 캠퍼스의 사정을 비교적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잘 모르는 내용을 질문 받았을 때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한다. 일단 지레짐작으로 답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졸업이나 학과 진입이 달린 민감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내용이지만 나도 궁금한 내용이라면 일단 학교 사이트에서 정보를 좀 더 찾아본다. 간혹 사이트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인데 너무 궁금하다면 행정실에 전화를 직접 해볼 때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찾기 어려운 내용이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내용일 때는 굳이 찾아보지 않고 모르겠다고 답한다.


요즘은 브로리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학우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내용이더라도 다른 학우들이 답변을 달아주는 경우가 있다. 내가 모르겠다고 답을 하더라도 굳이 글을 지우지 않고 기다리다 보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Q. 게시판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말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그만큼 브로리 게시판은 나에게 매우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게시판 생성 초기에는 정보통신팀에서 연락이 와서 회의를 하기도 했다. 브로리 게시판을 학내 공식 서비스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결국에는 무산되었지만, 내 활동을 학교에서 알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교직원분들과 학교와 관련되어 대화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진로 관련해서 도움이 된 것이라면 취업 면접에서도 게시판 활동이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면접장에서 “양쪽 캠퍼스 복수전공도 하고 열심히 수업 들으신 건 좋은데 너무 자신만을 위해 사신 게 아닌가요?” 라는 공격 질문을 받았다. 마침 나에게는 방어할 수 있는 최상급의 활동이 있었고 브로리 게시판을 설명하며 당시 기준 약 3천개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고 하니 면접관 분들이 매우 인상깊게 들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 및 President’s List를 수상할 수 있던 것도 영광스러운 경험이었다. 원래 공모전에 지원할 생각이 없었는데 다른 친구가 공지를 보고 지원을 권유해주었고 공을 들여 추천서 및 PPT 자료까지 작성해주어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에서 유일하게 타인추천으로 수상할 수 있었다. 이후 President’s List에도 추가로 선정되어 수상식 자리에 부모님과 함께 참석했더니 특히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활동을 하다 보면 가끔 특별히 궁금한 게 있어서 게시판을 찾아오기 보다는 나라는 사람 자체에 관심이 생겨서 연락을 하는 학우가 있다. 그렇게 가끔씩 처음 보는 학우들을 만나서 같이 차를 한 잔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게 꽤 즐겁다. 서로 아는 지인이 있어서 많이 친해진 친구도 있다.


가장 결정적인 에피소드라면 지금 교제 중인 여자친구도 브로리 게시판을 통해서 만났다는 것이다. 여자친구는 브로리 게시판을 자주 이용한 건 아니고 자유 게시판에 질문을 올릴 때마다 우연히도 계속 나의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졸업 직전에 고마움의 표시를 하려고 밥이라도 한 끼 사려고 연락했다는데,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서로 정말 잘 맞아서 깊은 사이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Q.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에서 수상했는데, 이렇게 ‘학생성공’ 으로 거듭나기까지 가장 큰 도움, 큰 힘이 되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무엇보다 학우들의 감사와 응원이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작년 겨울 무렵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 지원을 준비하면서 나를 어필할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이 게시판에서 저의 답변이 도움이 되었다면 이 글에 공감 부탁드립니다.” 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는데 무려 2,051개의 공감을 받았던 것이다. 게시판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이유를 모르겠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가끔 보인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괜히 마음을 썼지만 지금은 적어도 2,051명의 학우들이 나를 지지해준다고 생각하면 전혀 신경 쓰이지 않고 든든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게시판 활동 관련해서 특별한 계획은 없다. 에브리타임 활동은 계속하겠지만 졸업하면 더 이상 브로리 게시판에서 학사 관련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에 남아있지 않은 내가 부정확한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브로리 게시판에서 답변하는 다른 분들이 있으니 그 분들께 맡기면 그럭저럭 지금처럼 유지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끔 후계자를 양성하고 가라는 농담도 가끔 듣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취미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나처럼 심심한 학우들이 게시판을 잘 이어 나갈 거라고 믿는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소소함에서 탄생한 거창함”, 나의 학생성공스토리 수기 제목이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나의 게시판 활동은 소소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하루에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댓글을 달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동이 인정되어 나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 여러 가지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어떤 소소한 활동이어도 선의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지속한다면 언젠간 거창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거창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응원해준 학우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