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관심을 모아 변화를 이끄는 불꽃으로
사회복지 공모전 수상 정유진, 최수인 학우

  • 462호
  • 기사입력 2021.02.25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6365

사회복지학과 인권학회 새봄에서 활동 중인 정유진(사회복지 18), 정인경(경영 18), 정주영(정치외교 16), 최수인 학우(사회복지 18)로 이루어진 팀이 제3회 서울시 복지 정책 제안 공모전과 아산재단 대학(원)생 사회복지 프로그램 기획전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팀은 두 가지 공모전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취약계층 복지 증진을 위해 제안한 정책들이 현실에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하는 복지 욕구에 발맞추기 위해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사회를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고자 했다.


이번 성균웹진에서는 공모전을 수상한 팀원 중 정유진, 최수인 학우를 만나 그간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서울시 복지정책 제안 공모전과 제안하신 내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유진: 서울시 복지정책 공모전은 서울특별시와 여러 사회복지 학회들이 공동 주최하는 복지정책 공모전으로, 각 팀은 서울시 내에서 추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제안하게 됩니다. 처음에 제출한 제안 신청서를 기초로 팀을 선정하고, 참가팀으로 선정되면 제안 정책에 대한 보완을 한 뒤 최종 제안서, 정책 제안 요약서, 소개 동영상을 제출합니다. 

해당 공모전의 차별화된 점은 약 3개월 동안 사회복지 전문가, 공무원, 권위자 등을 멘토로 연계시켜주어 더욱 내실화된 정책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피드백 과정을 제공해 준다는 점입니다.


저희 팀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 체계 개선”을 정책 과제로 설정하여 “아이들의 봄을, 지켜봄”이라는 제안서를 제안했습니다. 

제안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아동학대 신고 통합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여 신고의무자 교육 콘텐츠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둘째, 신고의무자 교육의 직군별 전문화를 통해 커리큘럼을 개선한다. 

셋째, 신고의무자들 간 커뮤니티 형성 및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들의 관심도와 적극성을 향상시킨다.


다음은 공모전 과제물로 제출한 영상의 링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hRrCQ42sxs&t=10s



Q: 복지가 필요한 여러 영역 중 아동 학대를 주제로 꼽으신 이유가 있나요?

정유진: 공모전에 참가하기 위한 초기 제안서 구상 중, 한창 뉴스에서 천안 아동학대 사건으로 아동학대가 이슈화되고 있었습니다. 아동학대는 꾸준히 발생하고 그때마다 아동학대방지법 개정과 정책 변화 등이 이루어졌지만, 왜 여전히 아동학대가 발생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법제적, 정책적, 서비스적 개선 방안에 대해 넓게 주제를 잡았으나 여러 번의 논의 끝에 현실적인 정책 제안을 위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신고율 제고’로 주제를 확정 지었습니다.

최수인: 작년에 공모전을 준비했던 시기에도 창녕 아동학대 사건 등 여러 아동학대 사건들이 뉴스에 자주 올라왔습니다. 팀원들이 모두 아동청소년에 관심이 있었고 아동학대에 큰 문제의식을 느껴서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최근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가 화두였습니다. 제안하신 프로그램이 사회에 절실하다는 점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정유진: 저희가 공모전을 마치고 나서 얼마 뒤 아동학대로 한 아이가 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동학대가 재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진 상황이며, 어떠한 실질적인 한계점들이 있는지 현장에서 꾸준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책과 사회의 시스템은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다면 흐지부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순히 한 아이의 죽음에 대한 관심을 넘어 아동학대 근절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 및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최수인: 저희도 최근에 정인이 사건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모전을 준비할 때 여러 자료를 접하면서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법과 제도가 생각보다 많이 구축되어있는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저희끼리 자주 나눴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 현재 존재하는 정책의 한계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안서를 작성했습니다. 정인이 사건에서도 미흡한 점으로 언급됐듯이, 기관 간의 협력체계나 신고 및 보호 절차 등 시스템상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단단하게 메꿔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역할이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저희가 제안한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반영되어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아산재단 대학생 사회복지 프로그램 기획전과 기획하신 내용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수인: ‘아산재단 대학(원)생 사회복지 프로그램 기획전’은 취약계층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공모전입니다. 이 기획전은 대학생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서를 제출한 후 서류 합격 시 프로그램 발표와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아산재단 대학생 사회복지 프로그램 기획전에는 ‘신호등: 신중년 & 보호 종료 아동 서로의 등대가 되어줄게’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은퇴자와 보호 종료 아동 간의 교육 프로그램과 정서 프로그램을 통해 은퇴자가 겪는 우울증, 삶의 만족도 하락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보호 종료 아동이 자립하는 과정에서 겪는 정서적인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Q: 보호 종료 아동과 은퇴자 모두 복지를 필요로 하는 대상이지만, 두 대상이 서로의 복지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제안 책을 떠올리셨나요?

정유진: 사회복지적 욕구를 떠올릴 때, 주로 대상자에게 결핍되어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대상자들이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아닌,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역량 또한 함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욕구를 가진 대상 두 집단(은퇴자, 보호 종료 아동)을 설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대해 고민했습니다. 나아가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멘토링 프로그램의 형태로 구성되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일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최수인: 저희 팀이 우연히 ‘보호 종료 아동’에 대한 영상을 접하고 나서, 평소에 알지 못했던 보호 종료 아동의 자립 후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도 큰 문제지만, 무엇보다 18살이라는 나이로 사회에 나와 기댈 어른이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그들이 자립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한 명의 어른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연장선으로 지역사회 내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누구일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은퇴 후 우울증이나 공허함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은퇴자가 사회참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보호 종료 아동에게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Q: 수상하신 소감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유진: 처음에는 저희 학회원들 모두 결과에 대해 의연하게 받아들이자고 했지만,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담당자분께 계속 전화드리고 문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고생하고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수상 결과 보고 뿌듯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살짝 아쉽기도 했습니다.

최수인: 저희 팀이 약 5개월 동안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우선 정말 기쁩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상금을 모아서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기부했는데 프로그램과 기부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Q: 공모전과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정유진: 서울시 복지정책 제안 공모전은 서울시 담당자분이 계속 바뀌면서 일정과 진행 계획 등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팀의 대표로서 팀원들이 걱정 없이 공모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신경 쓰이지 않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아산재단 프로그램 공모전 같은 경우, 서울시 복지 정책 공모전이 끝난 뒤 공모전 준비를 시작하여 실질적으로 준비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기말고사 시험 기간이 겹쳐서 팀원들 모두 밤늦게까지 고생했습니다. 힘든 과정을 잘 견디고 최고의 성과를 내준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최수인: 공모전과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저희 팀 내에서는 힘든 점이 전혀 없었는데 외부적으로 어려움을 종종 겪었습니다. 서울시 복지정책 제안 공모전의 경우, 보다 현실감 있는 정책 제안서를 작성하기 위해 세 분의 멘토 진(사회복지 전문가, 공무원, 사회복지사)으로부터 피드백이 이루어지기로 예정되었지만, 진행에 차질이 생겨 1명의 멘토님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으로 변경되어 아쉬웠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정유진: 사회복지학과 인권학회 새봄은 올해도 활동할 예정입니다. 곧 신입 학회원을 모집할 텐데,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좋은 뜻을 가진 학회원들이 함께 활동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학회는 사회복지 공모전 참가를 위해 운영되는 학회는 아니나 추후에 다른 좋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힘을 합쳐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최수인: 저희 팀원 대부분이 사회복지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다양한 공모전과 학회 활동을 함께 하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사회복지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Q: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유진: 사회복지는 우리의 삶과 밀접해 있습니다. 저희가 언급한 아동학대와 보호 종료 아동, 은퇴자 외에도 다양한 사회복지 이슈가 존재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관련 논의가 발달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학문인 사회복지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최수인: ‘사회복지’가 모두에게 가까운 영역이 아니기에 때로는 여러 오해도 생기고 무관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에 공모전을 통해 많이 느낀 것이지만, 사람들의 작은 관심이 모여 변화를 이끄는 불꽃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학우들의 사회복지와 사회문제에 대한 작은 관심이 건강한 사회로 발돋움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