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도시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
김동희 한조은 학우 대상 수상

  • 466호
  • 기사입력 2021.04.27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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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SNS 매체를 통해 #용기내캠페인을 접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음식을 배달하고 포장하느라 발생하는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쓰는 다회용기를 활용하는 것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도 참여했던 터라 많은 관심을 끌었으며 배달 용기 쓰레기 문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운동이다. 이를 단기적인 캠페인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한 학우들이 있다. 바로 스마트도시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동희(글로벌 리더 15), 한조은(글로벌리더 15) 학우다.


두 학우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빈도가 늘어나 집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고 심각성을 느꼈다고 한다. 누구나 행동으로 옮길 방법을 고민해 보다가 아예 배달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해 시민이 주체가 되어 생활문화에 혁신을 가져올 방안을 생각해냈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 두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스마트 도시’와 ‘리빙랩’ 개념에 대해 알려주세요.


김동희: 스마트도시란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을 활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똑똑한 도시를 뜻합니다.(사진 왼쪽)


한조은: 리빙랩은 ‘살아있는 실험실’, ‘일상생활 실험실’의 개념으로 다양한 사회 주체가 참여하여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플랫폼입니다. 위 두 개념을 합친 스마트도시 리빙랩은 도시의 실사용자인 시민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ICTs를 스마트 라이프에 대한 아이디어에 적용해 더 나은 생활문화를 조성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Q. 스마트도시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


김동희: ‘서울시 스마트도시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안전, 교통, 복지, 환경 등 서울시 도시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도시 관련 서비스와 솔루션 등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대회였습니다.


Q. 제안하신 아이디어를 소개해 주세요.


한조은: 저희 팀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는 ‘배달 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 배달 서비스’입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주문이 증가하고, 배달 주문 증가는 배달 쓰레기를 야기했으며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배달 용기로 쓰이는 플라스틱은 일회용품인 데다가 깨끗이 씻어도 잔여물이 남아있으면 재활용할 수 없어서 재활용률이 낮습니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우리나라는 쓰레기를 처리할 매립지와 소각장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방안은 미비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개인 그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는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을 담기 위한 용기 규격을 안내받고 해당되는 그릇을 집 앞에 내놓습니다. 그런 다음 배달 파트너가 그릇을 수거해 음식점으로부터 그 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다시 소비자에게 배달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Q. 어떤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되었나요?


김동희: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도입해 주문, 그릇 수거, 도착에 이르는 전 배달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정보 추출한다면 모두에게 편리한 배달 시스템이 될 거로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음식 판매자에게는 그릇 픽업 시간과 도착 과정을 예상해서 미리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고 배달 파트너에게는 그릇을 픽업해야 되는 구역의 효율적 이동경로를 안내하도록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조은: 저희는 배달 동선이 2번으로 길어짐으로써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배달 동선의 증가에 따른 또 다른 환경문제 발생은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배달 파트너에게 최적 이동 경로를 안내하고 그 안내에 따라 한 번에 여러 곳의 그릇 수거와 배달이 가능하면 기존 배달과의 거리나 시간 차이도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한 서비스 구현을 위한 필요 기술로 빅데이터, AI, O2O 기술들을 제안했습니다.


Q. 제안한 방식이 기존 배달 방식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것 같아요.


김동희: 배달 과정에서의 중복 이동으로 인한 시간적 비효율은 주문 예약제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 예약을 하면 O2O 기술을 통해 바로 판매자와 배달 파트너에게 각각 정보가 전달돼서 정해진 시간에 판매자는 준비를 하고 배달기사는 그릇을 소비자의 집에서 픽업하고 음식점에 가져다줍니다. 이렇게 한다면 그릇 픽업 시간과 그릇 전달 시간이 음식 준비 시간이랑 겹쳐져서 현재의 배달 시스템과 비교해 배달시간이 더 길어지지는 않을 거로 생각해요.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는 만큼 준비 및 배달 시간이 넉넉하기도 할 거고요. 주문 예약제를 진행한다면 소비자는 원하는 시간에 음식을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한조은: 처음에 아이디어를 정하고 구체화했을 때 너무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는 편리성을 위해 배달시키는데 이런 복잡한 과정을 요하는 서비스를 사용할까?’, ‘그릇 수거할 때 위생이나 관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생겼습니다. 그런 의문이 생길 때마다 팀원과 의견을 공유했고, 미흡한 점들을 대안들로 채워갔습니다.


편리성을 우선으로 하는 소비자는 저희가 제안한 서비스를 사용할 것 같지 않다는 첫 번째 문제는 저희가 제안한 서비스를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 배달 앱에 접목하여 실행하면 해결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 그릇을 사용할 경우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리워드를 부여해 소비자 이용 유인을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둘째로 개인 그릇으로 배달할 때 생길 수 있는 위생 문제는 그릇 세척을 원칙으로 세웠으며,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 그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에 대한 보완책인 ‘친환경 용기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2 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규격에 맞는 용기가 없으면  음식점에 구비된 친환경/다회용기를 대여하는 서비스입니다. 애초에 제안했던 서비스의 단점들을 보안할 수 있으며 음식 종류에 따른 그릇이 관리될 수 있기에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동희: 배달음식을 시킬 때마다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고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용기 뒤처리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았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이용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배달음식도 개인 그릇으로 받을 수 있다면 쓰레기도 줄고 뒤처리도 줄어 편리할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입니다.


Q. 최근 다회용기를 식당이나 대형 마트에 직접 들고 가서 포장해오는 #용기내캠페인과 같은 캠페인과 챌린지가 유행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동희: 저도 근처 마트나 식당을 이용할 때 시도하고 있는데 쓰레기가 생기지 않아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워요. 저희가 제안한 아이디어도 이러한 캠페인과 챌린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저희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근처에 포장해오고 싶은 가게가 없는 경우와 자차가 없는 경우를 고려했습니다.


한조은: 캠페인과 챌린지를 통해 일회용품에 익숙해진 우리들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관심이 없던 분들도 경각심도 가질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개인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용기를 제작하는 생산자들, 이를 사용하는 기업들, 정부까지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최근 쓰레기 관련 환경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등이 입법 예고되고 국회의원들이 배달음식 1회 용품 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자원순환 정책 수립을 위한 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오래, 멀리, 함께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노력들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 사회 속 도시가 똑똑한 도시가 되려면 또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한조은: 기술의 발전, 도시의 효율적 운영 등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최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들은 그 생활을 직접 하고 있는 시민들이 제일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해결의 주체입니다. 


무조건 관리자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수상 소감


김동희: 새해를 좋은 소식으로 시작하게 되어 놀라웠어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많이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상적인 부분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발표할 때 많이 떨었고 질의응답 시간이 5분으로 주어져 있었는데 심사위원님께 받은 질문도 한 개뿐이어서 기대를 안 하고 있었거든요. 질의응답 시간을 활용해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었는데 질문이 별로 없어서 속상해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좋은 소식을 듣게 되어 기뻤습니다.


한조은: 기술을 접목하여 제시하는 아이디어 경진대회라서 부담이 많았습니다. 팀원이 2명인데 2명 모두 기술 관련 분야는 문외한이고 정보통신기술에 대해 기술할 때는 누구나 아는 상식선에서 접근해서 전공생이나 전문가들이 보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쓰레기 문제와 기후 위기 문제가 현세대가 겪고 있는 중대한 이슈인 만큼 거기에 착안한 아이디어 자체를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상을 받기 전까지 저희가 제시한 아이디어에 크게 확신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수상을 해서 기쁘고 놀라웠습니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


김동희: 방구석에서 떠올린 사소한 아이디어를 마음이 잘 맞는 학우와 함께 구체화하고 그 결과로 수상까지 한 경험은 정말 귀중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때마침 울린 킹고 앱 알림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회를 기점으로 알림 하나하나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울릴 때마다 내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학우님들도 킹고 앱 알림을 통해 좋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길 바라요.


한조은: 저를 비롯해 요즘 힘들어하는 학우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한때 제가 위로를 받았던 말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절실한 건, 우리를 증명할 명함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 없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저)에 등장하는 한 구절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나 자신을 증명할 필요 없고, 내가 제일 잘 되길 원하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나의 잘난 부분이 보이면 칭찬하고 못난 부분이 보이면 인정하고 고쳐야 될 건 고치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