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이 인공지능 책을 집필하기까지
김가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6)학우

  • 474호
  • 기사입력 2021.08.26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7510

인공지능의 활용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매일 들고 다니는 핸드폰에서부터 예술 영역에 이르는 분야까지 생각보다 많은 곳에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빠른 변화 속에 놓여있지만 머신 러닝, 알고리즘, 빅데이터 등 용어들을 많이 들어서 익숙하기는 해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궁금증을 쉽고도 재밌게 풀어낸 책이 있다.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이라는 책은 대중에게 쉽게 인공지능을 설명하기 위해 야사와 만화라는 독특한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중 3편 집필에 참여한 김가인 학우를 만나 인공지능에 대한 공부가 책 집필까지 이어지게 된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와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는 16학번 김가인입니다. 뭐든지 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해요. 지금은 인공지능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생겨 배우고 있습니다.


Q. 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책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일명 야만인)’은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입니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분야가 굉장히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에 다가갈 수 있도록 인공지능의 발전을 이끌어 온 인물과 그들이 만들어낸 모델에 얽힌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손 그림과 함께 풀어냈습니다. 그중 제가 참여한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3편’은 GAN, 뉴럴 스타일 트랜스퍼, VGG 16등 딥러닝 기술과 이를 발전시킨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뤘습니다.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3’ 책 실물과 집필 과정


Q.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책을 읽고 나서 ‘뭐야? 인공지능도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인공지능이라는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에 이미 관심을 갖고 계신 분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을 통해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실 수 있었으면 해요.


Q.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3’ 저자로 참여하게 된 배경과 집필 시 주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대학생으로서 마지막 학기에 권건우 교수님의 ‘경영정보시스템’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교수님께서 인공지능의 역사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학기가 거의 끝날 무렵에 교수님이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리셔서 지원했고 처음에는 단순히 마케팅 인턴을 하게 되리라 생각했어요. 교수님과 만나 함께 보쌈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교수님이 다른 분과 함께 쓰신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이라는 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책의 그림체가 저의 그림체와 매우 유사하다고 하시면서 그 자리에서 3편을 함께 집필해보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삽화 작가로 일할 거로 생각했는데 책을 쓰다 보니 스토리 전개에도 함께 참여하게 됐어요.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힘들 때도 있었지만 기존 저자이신 교수님과 허령 님이 많은 피드백과 응원을 주셨고 후반에는 성균관대학교 전준혁 학우님이 리서치를 도와 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좌- 싸인회 진행 현장, 우- 권건우 교수님과 전준혁 학우와 함께 인쇄소 검수


Q. 처음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된 계기는? 이 분야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권건우 교수님의 ‘경영정보시스템’이라는 수업을 듣기 전에는 ‘인공지능’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쪽 분야에 관심도 없었고 인공지능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인턴 생활을 하며 여러 개발자분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서울데이터과학연구회’라는 인공지능 관련 세미나에도 참여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갖게 되었어요. 역시 뭐든지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인공지능이라는 분야의 매력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미래에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제가 살아가는 동안 인공지능이 꾸준히 성장하는 분야일 것이라는 점과 아직은 인공지능 하면 한 번에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모두에게 ‘그런 인물’이 될 기회가 있다는 것 아닐까요?


Q. 문과생으로서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문과생으로서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서 새롭게 알게 된 용어나 개념들을 이해하는 것이 약간 어려웠어요. 제가 전공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나 경영학과에서는 배운 적이 없던 내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누구나 처음이 어렵듯이 인공지능 관련 용어를 많이 접하고 배우다 보니 금방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책을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책이라는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경험을 갖게 된 점이 가장 크게 배운 점 같아요. 툴을 익히고, 리서치하고, 책을 전개하고 그리면서 그동안 만날 기회가 없던 분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Q.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3’을 집필하면서 인상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뜬금없지만 교수님이 힘내라고 서프라이즈로 마카롱 한 박스 사다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책을 쓰는 막바지 과정이었는데 저희 모두 에너지도 없고 고개를 숙여 그림을 그리다 보니 목도 아픈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교수님이 마카롱 한 박스를 짜잔! 하고 주시면서 수고한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힘내서 책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네요.


ⓒ허령 작가님께 피드백을 받았던 현장


Q. ‘인공지능’은 최근 기술 발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공지능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고 신기해서이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재미라는 점이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이 가장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인 것 같아요. 사람보다 체스를 잘하는 신기한 기계가 있다는 점이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이죠. 체스의 모든 수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과 직접 게임을 했다는 점에서요. 물론 단순한 재미 만이 의료,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이유는 아니겠죠.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거나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대신해준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Q. 인공지능이 미래에 나타날 양상은 어떨지 예상해본다면?

인공지능에 대해 배우면서 가장 많이 궁금해했지만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던 질문인 것 같아요. 아직 진정한 인공지능은 탄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사람보다 게임을 더 잘하는 인공지능과 수학문제를 더 잘 푸는 인공지능은 있겠지만 하나의 분야에서 사람보다 더 잘하는 것뿐이지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는 어떤 양상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윤리적인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Q. 도전을 앞두고 가지는 마음가짐은?

특별히 도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편인데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무언가를 시작하면 부족한 점이 느껴져도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면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Q.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했던 고민과 노력이 있나요?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어떻게 헤쳐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대3병이 왔었고 여태까지 한 것이 없는데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많은 고민을 했던 때가 있었어요. 객관적으로 보면 많은 경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그저 고민한다고 해서 제 삶이 크게 변하지는 않더라고요. 눈앞에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결하다 보니 현재 인공지능 기획이라는 진로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지금과는 또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우선 지금 당장은 ‘인공지능 기획’이라는 길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갖고 계신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항상 계획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당장의 목표는 인공지능의 많은 분야에 대해서 깊게 공부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3’ 이라는 책을 쓴 덕분에 지금 새로운 회사에서 인공지능 기획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것 또한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6개월 동안 일에 집중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