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경시대회 예선 우수상
곽다연•김도현•김유빈•박채빈 ①

  • 498호
  • 기사입력 2022.09.01
  • 취재 박창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4873

도전의 힘을 알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에는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큰 도움이 되는 법이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성공을 이끌어낸 팀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성균관대학교 교내 학회에서 팀 '금리상담소'를 결성하여 한국은행 주최 통화정책경시대회의 지역예선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짧은 준비 기간, 기말고사, 코로나 등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회를 준비한 팀이지만 이들 모두 입을 모아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한다. 함께였기에 더욱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왼쪽부터 김도현(경제 18), 곽다연(경제 19), 김유빈(경제 20), 박채빈(글로벌경제 20)



- 어떻게 팀을 이뤄 대회에 참가하게 됐나요?


곽다연 : 저희는 경제학회 SEDA에서 만났어요. 저는 4학년이 되기 전 의미있는 수상 기록을 남기고 싶어 경제대회를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채빈이가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해 참가하게 됐습니다. 채빈, 유빈이와는 이미 대회 참가 전 학회 임원진 세미나를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의 역량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도현 오빠와는 학회에서 같은 조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세미나 발표를 들으면서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김도현 : 저는 2학년 1학기, ‘경제학원론2’ 수업을 들으며 중앙은행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코로나 이전에는 ‘한은금요강좌’에 참석하여 강의도 들었답니다. 이전에 이 대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고 한번 참가하고 싶기도 했는데 마땅한 팀원이 없다는 점, 기말고사 준비 일정과 겹친다는 점이 부담되어 선뜻 참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해줬고 저도 내년에는  바쁠 것 같아서 ‘이런 기회가 다시 없을 것 같아 일단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 통화정책 경시대회가 뭔가요.


통화정책 경시대회는 한국은행에서 주최하는 대회로, 통화정책 관련 경제 이론, 현재 거시적 경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대학생들이 직접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방향을 수립해보는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는 5월 예심, 7월 지역예선대회, 8월 전국결선대회 총 세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예심은 5월 기준금리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이슈를 한 가지 결정해서 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 지역예선대회는 사전에 제출한 PPT 발표 및 질의응답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각 지역예선대회 최우수상 1팀 및 우수상 1팀의 팀원들에게는 한국은행 총재 표창장과 소정의 장학금이 수여되며, 향후 5년간 한국은행 신입직원 채용 지원 시 서류전형에서 우대 혜택이 주어집니다. 저희는 이 대회에 4인 1팀으로 참가했고, 지역예선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 대회 예심과 예선대회에서 주어진 각 주제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수월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예심과 지역예선대회에서 주어진 각 주제의 공통점은 '기준금리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기도 했고 그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었어요. 근원인플레이션율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었기에 저희는 주요 키워드를 ‘물가’로 잡았습니다. 이후 팀으로서 이승덕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교수님께선 대회를 준비할 때 시장의 생산량과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대회의 모든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덕분에 예심과 예선에서 모두 향후 통화정책방향의 결과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대회 예심과 예선대회 각 결과물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해당 주제 혹은 내용을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곽다연 : 이번 대회에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한 키워드는 ‘물가안정’이었습니다. 예심에서는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이슈’를 골라 그에 관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방식이라서 물가안정을 수요와 공급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함으로써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의 이자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덧붙임으로써 저희의 주장을 보완했습니다. 예선에서도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 물가를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긴 했으나, 예선에서는 예심과 달리 경기안정과 금융안정 부문까지 자세히 다뤄 좀 더 거시적인 접근법으로 빅스텝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 대회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곽다연 : 다른 팀들과 차별화된 점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저희 팀이 예심에선 0.25bp 인상을, 예선에선 0.5bp 인상을 주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다른 팀들도 저희와 똑같은 주장을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대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분석 방법도 제한적이라고 생각해 우리팀만의 무기, 즉 다른 팀과의 차별화된 요소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대회 전날까지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기억이 나요. 


김도현 : 예심과 지역예선 각각 힘든 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예심은 학교 기말고사 준비기간과 겹쳤던 점이 힘들었습니다. 지역예선은 다양한 측면에서 폭넓게 기준금리 결정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중요한 이슈로 정한 한 가지를 위주로 분석했던 예심과는 달리, 지역예선은 물가, 경기, 금융 등 거시경제 전반을 살펴야 했어요. 특히 금융안정 부분은 용어가 생소하고 실물경제와는 다르게 삶에서 크게 체감하기도 어려워서 분석과 적용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김유빈 :  매일 아침 일찍 경영관 리크루팅 부스에 같이 모여서 점심에는 학식을 먹고 저녁 늦게 문 닫을 때까지 함께 대회를 준비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지쳐서 몸살도 났던 기억이 있네요.


박채빈 : 1차 보고서 제출 시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시기였기에 모든 팀들이 인플레이션을 주제로 가져온다면 우리 팀만의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금리상담소'팀의 발표 자료 첫 슬라이드]


- 전국 42개 대학에서 75개 팀이 참가하는 큰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실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후에 비슷한 대회를 준비할 분들에게 팁 부탁드려요.


곽다연 : 저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했기에 수상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주요 핵심역량과 부족한 역량이 다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팀은 팀원들이 각자 가진 역량이 꼭 팀에 필요한 역량들이었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은 서로 배워 어떻게든 채워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덕분에 대회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한국은행 통화정책경시대회나 비슷한 대회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이론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안정보고서’를 비롯하여 한국은행의 각종 보고서들을 많이 활용했는데요, 보고서를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경제현상을 그래프와 수치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와있는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향후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이론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처음엔 너무 어려워서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한국의 통화정책’을 읽으면서 공부했는데, 만약 대회 준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책부터 계속 읽고 공부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근영 교수님의 화폐금융론 수업을 들었는데 이때 사용한 주교재와 내용이 거의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론 지식도 쌓을 겸 화폐금융론 수업을 먼저 수강하는 것도 대회 준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김도현 : 신문과 한국은행에서 발간하는 주요 보고서를 읽고 공부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요. 학교 수업, 특히 거시경제학과 화폐금융론 수업이 대회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문이나 보고서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학교 수업에서 이론을 배우고 그 지식이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유빈 :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통화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이론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팀원들과 함께 한국은행에서 5년마다 발간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라는 간행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통화신용정책보고서”와 “금융안정보고서”를 2021년 판부터 읽으며 정리했는데, 이러한 것들이 수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박채빈 : 한국은행에서 발간하는 BOK이슈 노트 등의 보고서나 경제기사들을 꾸준히 읽으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해당 시점에서 주요한 이슈들을 구조화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 통화정책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곽다연 :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아침 일찍 모여서 회의했는데 다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얼굴에 생기가 없어지더라고요. 원래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도 전자기기로 봤었는데, 다들 눈이 너무 피로했는지 어느 순간부턴 종이책으로만 봤던 기억이 나요. 쉬는 시간마다 단체로 의자에 누워서 잠깐 잠을 자기도 했어요.


김도현 :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학교 경영관 리크루팅부스와 창업부스, 빈 강의실 등에서 팀원들과 함께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마치 한국은행에서 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승덕 교수님께서 대회 준비하는데  많은 부분 시간 가리지 않고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교수님께서 밥도 많이 사주셔서 대회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김유빈 : 저희가 발표 준비 초기에는 대본을 외우고 허공을 바라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그런데 분명 실전에서는 연습과 달리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심사위원 분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한국은행 총재님과 여러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분들의 사진을 앞에 세워놓고 아이컨택 하는 연습을 했어요. 멈춰 있는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자주 대본 내용을 잊어버렸던 걸 보면, 실제 대회장에서는 정말 긴장하고 벌벌 떨 수도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수없이 연습한 덕분에 예선대회에서는 심사위원 분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자신 있게 발표를 할 수 있었어요. 막상 실전에서는 심사위원 분들이 저희만 계속 보는 게 아니라 자료들도 번갈아 가면서 보시다 보니 연습 때보다 훨씬 덜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박채빈 : 예심과 지역예선대회 모두 기준금리 결정 자료를 제출한 직후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자료를 제출한 후에 실제 기준금리가 어떻게 변동되었는지 금통위 결과가 뉴스로 나와서, 제출한 답을 채점하는 기분으로 뉴스를 지켜봤었던 것 같아요. 예심에서는 5월 금리를 0.25%p를 인상하고, 지역예선에서는 7월 금리를 0.5%p 인상해야 한다고 작성했는데, 두 금통위에서 모두 저희가 제출한 수치와 동일한 폭으로 금리를 인상해서 해당 기사를 단톡방에 공유하고 다같이 환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 시간 고민해서 제출한 답이 정답이었다는 확인을 받은 것 같아서 대회 과정 중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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