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유니버시티' 최연소 한국대표
성이효(심리 17) 학우

  • 408호
  • 기사입력 2018.11.21
  • 취재 정지현 기자
  • 편집 주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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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많은 학우들의 공모전, 학술대회 및 논문 대회 수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대부분 국내에서 개최되는 프로젝트 혹은 대회로서 국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한층 넓은 차원의 국제적 학술/탐구 활동을 진행중인 학우를 만났다. 아시아·유럽재단(Asia-Europe Foundation, ASEF)이 주최한 21차 ‘썸머 유니버시티(Summer University)’에 한국 대표 및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에서 임원직으로 선출되어 활동 중인 성이효 학우(심리 17)가 그 주인공이다. 


☞ 국내 대학 재학생의 신분으로 국제 행사에 참여하거나 국제학술협회에서 활동해보고자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두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21st Asia-Europe Foundation (ASEF) Summer University 행사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결심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 졸업 전까지 꼭 최소 5개 이상의 국제행사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행사에 무작정 참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이 참가여부를 결정하는 3무(無)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1. 참가비 무, 2. 숙박비 무, 3. 항공료 무.  지금까지 이 세 조건을 제안한 국제행사에 여러 차례 도전했습니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저를 받아 준 국제 행사가 바로 아시아·유럽재단(Asia-Europe Foundation, ASEF)이 주최한 21차 ‘썸머 유니버시티(Summer University)’였습니다.


-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 임원(한국대표) 활동


긍정심리학에 대한 관심은 3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긍정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Fredrickson교수님께서 진행한 <긍정심리학> 무크(MOOC) 수업을 수강하면서 자아탄력성(Resilience)의 중요성과 심리학적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아탄력성 개념을 활용하여 저는 2015년 싱가포르 세계정신건강학술대회(Congress of WFMH 2015)에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어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매달 세계각국에서 진행되는 긍정심리학의 활동상을 담은 뉴스레터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저명한 연구자들이 진행하는 긍정심리학 ‘웹비나’(Webinar) 과정에 참가함으로써 학생분과위원회의 활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제6차 세계긍정심리학대회 (2019년 7월 18일~21일) 학생학술행사 준비의 일환으로 각국지역 학생대표를 선출한다는 공지를 접하고 지원하게 되었고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되어 현재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21st Asia-Europe Foundation (ASEF) Summer University 행사의 최연소 한국 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던 비결과 한국 대표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해외에서 수행한 최근 3년간의 저의 학술연구활동이 최연소 한국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고등학생 나이의 최연소 참가자로 31차 요코하마 세계심리학대회 (31th International Congress of Psychology in Yokohama), 20차 세계정신건강연맹 카이로 세계대회 (20th World Congress of WFMH 2015 in Cairo), 세계정신건강연맹 2015년도 싱가포르 국제학술대회(Regional Congress of WFMH 2015 in Singapore) 등에서 연구논문을 발표한 활동이 심층면접 심사위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생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우리 성균관대를 빛내는 일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 한국의 대학생 대표로서 4학년 졸업 전에 긍정심리학의 저변확대, 그리고 관련 지역프로젝트 기획 및 프로그램 개발 수행에 있어서 확실한 성과물을 성취해내려고 합니다. 

 
☞ 해당 행사에서 ‘유라시아에 내재한 청년장애인문제의 실용적인 해결방안’을 주제로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부탁 드립니다.


21st Asia-Europe Foundation (ASEF) Summer University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Asian·European Meeting) 산하 기관인 아시아·유럽재단(Asia-Europe Foundation, ASEF)에 의해서 주도된 연구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51개 ASEM 회원국을 대표한 참가자들이 호주와 뉴질랜드에 모여 2주간 현장방문과 전문가 강연 그리고 토론과 공동작업을 통해 유라시아에 내재한 청년장애인문제의 실용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총 8개의 세부 주제 (1. 이동문제, 2. 권리와 법, 3. 경제적 안정장치 및 고용, 4. 포괄적 교육, 5. 건강 및 복지, 6. 사회참여, 7. 정보접근성, 8. 태도와 인식문제)를 가지고 유라시아의 청년장애인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저는 심리학도로서 청년장애인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태도와 인식문제를 가지고 심리학적 측면에서 예비조사와 토론 그리고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수행과정에서 유라시아에 내재한 청년장애인의 문제 해결 방안이 51개 ASEM회원국 참가자들에 의해 다각적으로 모색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인 적용과 해결과정은 나라마다 달리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령  ASEM 회원국 중 일부 나라는 청년장애인에 대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차별적인 태도와 인식을 보이는가 하면, 장애인에 대해 노골적이고 극단적인 혐오감을 표출시키는 나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청년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은 유라시아 전역에 내재되어 사회 통합과 사회 참여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식과 편견이 형성되고 운영되는 메커니즘을 조사하고 편견을 억제하고 청년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확인하는 데 심리학적 연구방법의 투입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 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SIPPA) 임원으로 현재 활동 중입니다. 임원으로서 수행 중인 활동 및 배우고 느낀 점을 소개해 주세요


<한국대표(학생분과 임원)로서의 주요 활동>


- 임원회의(Executive Team Meeting) 참가: 매월 첫째 주 개최

- 긍정심리학의 저변확대와 관련한 기획안 작성 및 업무협의

- 제6차 세계긍정심리학대회 준비: 멜버른 개최, 2019. 7. 18. ~ 7. 21. 

- 학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구성과 멘토 전문가 섭외 

- 호주지역 심리학과 학생이 학회 참여방안을 논의 

- 각국지역대표자모임(Regional Representatives Meeting): 매월 셋째 주 개최

- 각국 긍정심리학 학생회원 관리 방안 논의 

- 긍정심리학 관련 지역프로젝트 기획 및 프로그램 개발 등

- 긍정심리학 관련 연구활동: 주제별로 수시모임


<임원들과 일하며 배우고 느낀 점>


긍정심리학 관련 연구활동의 일환으로 ‘자아탄력성척도’(Resilience Measure)에 관한 세미나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각자의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아탄력성척도에 관해 서로 관련 자료를 주고받으며 장시간 토론을 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살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아탄력성척도가 나라마다 다른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어 달리 적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의식과 관계된 모든 행동 기능과 인지 기능이 각국의 사회문화환경에 따라 달리 작동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미나에 참석했던 임원들 모두 긍정심리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자아탄력성척도는 비록 나라마다 달리 해석되고 인식될 수도 있지만, 긍정적 인간의 삶을 가능케하는 중요한 척도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임원들 중 일부는 일찍부터 세부전공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실습이나 인턴과정을 밟으며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쌓아가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의 대학교에서 개설한 심리학 인턴과정에 참여하며, 글로벌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실습과정을 통해 이론과 현장을 끊임없이 접목시키려는 노력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 앞으로의 학술 · 연구 관련 목표나 계획


지금까지 연구한 논문은 주로 중고등학생과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 인터넷 중독, 학교적응, 내재화, 외현화 문제 등 이들이 경험하는 문제를 주제로 설정했습니다. 앞으로 대학생의 심리사회적 문제, 예를 들면 학교부적응 문제, 취업스트레스 대처방안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대처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사회적 자원을 알아보고 싶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만약 제가 ‘접속의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가상공간의 총체인 국제긍정심리학회(IPPA) 학생분과 임원직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접속은 진정 디지털혁명의 선물인 셈입니다. 접속으로 가족과 친구의 안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고 접속으로 수강신청도 하고 출석도 합니다. 접속으로 내가 보고 싶은 책과 먹거리도 주문할 수 있고 접속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다운받는 등 접속은 우리 삶을 꽁꽁 둘러싸고 있습니다. 마치 누에고치(코쿤, Cocoon)처럼 말입니다. 혹자는 접속의 시대가 소외된 신인류를 창출할 것을 염려합니다. 실제로 청년 실업, 핵가족화, 개인화 경향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공동체적 덕목, 사회가 갖는 소통의 기능이 축소될 우려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접속의 시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습니다. 코쿤 공간 안에서 어떤 접속을 하느냐에 따라 누에코치를 벗어나 자신의 세상을 무한정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누에고치, 즉 코쿤(Cocoon)에서 자라난 누에는 나비로 변신하여 카오스 이론에서 말하듯 태평양에 바람을 일으키는 동인이 됩니다.  


특정 지역에만 구속되는 접속은 접속의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진정한 접속은 언제 어디서나 지구촌 구석구석 다양한 사람들과 공감하는 접속, 인간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그런 접속입니다. 바로 이러한 접속을 실현하고자 저는 IPPA에 입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