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 SKKU 우승자 류다미 학우

  • 420호
  • 기사입력 2019.05.31
  • 취재 손영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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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5일 스승의 날,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금잔디 광장에서는 우렁찬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51대 총학생회 Sparkle이 2019학년도 대동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가요제 <Produce SKKU> 참가자들의 무대였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새싹이 돋아나고 푸른 기운이 완연한 봄에 폭발적이고 열정적인 노래로 학우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우승자 류다미(영상 17) 학우와 만나 보았다.


♬ 음악을 단순히 ‘즐기기만 했다’


처음에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냐고 묻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저 좋아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단 한순간도 제가 노래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단순히 즐기기만 했을 뿐이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듣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 언젠가 노래를 직접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노래를 즐겨 부르던 중, 누군가 당시 유행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나가보는 것을 추천했다고 한다. 그때의 기억을 묻자 그녀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가 아마 네 번째 시즌이었을 거예요. 제가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주변에서 나가보라고도 했고 실제로 제가 어느 정도 노래를 부르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재미 삼아 신청서를 써서 냈죠. 그런데 덜컥 붙어버렸어요. 아직도 생각나는 게 합격하고 나서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에 엄마가 ‘괜히 간다고 소문 내놓고 떨어지면 창피하니까 몰래 다녀오자’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그 말대로 정말 친한 친구들 몇 명에게만 말하고 합격 사실을 숨긴 채 다녀왔죠. 그 결과 예선 통과 후 슈퍼위크에 올라 나름의 방송 데뷔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전까지는 단순히 재미와 취미로만 노래를 접했다가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음악에 대해 나름의 깊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기존의 제 태도와는 달리, 오디션을 보고 난 뒤 저는 ’내가 노래를 생각보다 못하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노래를 앞으로도 꾸준히 해 봐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래서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신청했는데, 금방 흥미를 잃어서 다니다가 말았어요. 돈만 날린 거죠.”


♬ 교내 동아리 ‘소리사랑’이 그녀에게 끼친  영향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에 입학한 류다미 학우. 그 간 고등학교 축제들이나 재수 학원 등 각종 행사에서 노래하며 혼자 무대에 서는 경험을 많이 쌓아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후 성균관대에서의 동아리 활동으로 밴드에 발을 들이게 된다.


“저는 ‘밴드 소리사랑’이라는 성균관대학교 중앙음악창작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그냥 학과 선배가 거기 계셔서 들어갔죠. 들어가서도 밴드에 큰 흥미를 붙이지는 못했습니다. 밴드라는 게 어쨌든 모여서 연습도 해야 하고 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다같이 조화를 이뤄야만 되는 거라서 처음에는 살짝 겉돌았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밴드에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 호흡이 맞았을 때 서로 무대 위에서 소통하는 기분도 그렇고, 무대에 혼자 서는 것보다는 같이 올라가는 게 더욱 신나더라고요. 편곡 같은 것도 혼자 할 때보다 밴드에 속해 있을 때가 훨씬 편하니까요.”


그녀는 계속해서 소리사랑이 그녀의 음악 일대기에 큰 획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저는 지금 이미 소리사랑의 활동 기간인 2년을 채운 후라서, 실질적으로 소리사랑에 속해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같은 소리사랑 친구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와서 어떤 공연을 해야 할 때면 밴드 멤버를 친구들끼리 모여서 채우죠. 실제로 저는 이번 대동제 때 Produce SKKU 외에도 잔나비 커버 밴드 <잔다미>로 공연을 섰었는데요, 밴드의 멤버들이 소리사랑 친구들이었어요.”



♬ 노래를 잘 부르는 팁이 있다면?


그렇다면 과연 그녀만의 폭발적이고 감동적인 노래 실력에는 숨은 비결이 있는 것일까?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녀는 우리 학교 가요제에서 무려 4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머쥔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그녀에게 노래를 잘 부르는 비결을 묻자 웃으면서 답했다.


“음, 제 노래 실력은 아무래도 타고난 재능 아닐까요? (웃음) 농담이고요, 저는 제가 음악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뛰어난 실력가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딱히 드릴 수 있는 꿀팁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제가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있어요. 우선 ‘저한테 적용해보는’ 것을 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노래를 비슷하게 부르는 데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다른 노래를 들을 때 ‘저 노래를 내가 부르면 어떻게 불러야 좋게 들릴까’라고 생각하며 듣는 편이에요. 청중의 입장에서 ‘어떤 노래를 어떤 식으로 부르면 어떻게 들리겠구나’ 식의 사고 방식, 그게 바로 다른 노래를 제게 적용해보는 것입니다.”


아이스 초코를 좋아한다는 류다미 학우는 사랑방의 아이스 초코를 조금 마신 후 조언을 이어나갔다. “저는 공연 전에는 목을 굉장히 아껴요. 목에 신경을 쓴다고 해야 하나? 일주일 전부터는 찬 것이나 탄산 음료, 혹은 술 등을 일절 입에 대지 않고요. 예전에는 막 머리를 말리면서도 엄청 노래를 불렀다면 요즘엔 목을 조금 아끼려고 이런 것도 자제하는 편이죠. 그런데 이번 대동제 때는 작은 실수가 있었어요. 감기 같은 것도 최대한 안 걸리고자 노력하는데, 이번 대동제 때에는 일종의 후두염에 걸려버린 거죠. 특히 율전 대동제에서 공연할 때는 약도 거르고 해서 상태가 정말 안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 스스로 깊은 반성 중입니다.”


명륜 대동제 때에는 약을 챙겨 먹어 <Produce SKKU>나 밴드 <잔다미> 공연 등에서 큰 무리가 없었지만, 율전 대동제 때에는 약을 챙겨 먹는 걸 깜빡해 고생했다. 물론, 율전 대동제의 청중들은 그녀와 <잔다미>의 열정이 느껴졌기에 변함없는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저는 제가 노래를 연구하고 무대에 대해 고민할 때 제 영상을 자주 모니터링했습니다. 자신이 노래한 영상을 다시 돌려본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게 가장 객관적이고 타인의 입장에서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영상을 보다 보면 ‘아, 이건 정말 별로다. 이런 건 고쳐 나가야겠다.’와 같은 부분들을 많이 발견하거든요.”


♬ 무대를 휘어잡는 류다미만의 방법은?


많은 관객들이 단순히 그녀의 실력에만 환호를 보낸 것이 아니다. 그녀는 뛰어난 센스와 빈틈 없는 무대 매너를 통해 덜 적극적인 관객들마저 그녀의 공연에 함께하도록 만들었다. 바로 이러한 호응 유도 방법에도 극찬을 보낸 것이다. 그런 방법은 어떻게 터득한 것일까?


“제가 겉으로는 완전 무대 체질처럼 보이고, 떨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저는 항상 떨립니다. 떨린다는 사실 자체는 무대에 몇 번을 올라가고 스포트라이트를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쉽게 고쳐지는 것 같지 않아요. 그렇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남들을 유심히 지켜보곤 했어요. 왜, 벤치마킹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저는 밴드 소리사랑에서 저보다 덜 떨고 더 용기 있는 친구들이 어떻게 공연하는지를 살펴보았죠. 저와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공연하는 친구들일 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저는 워낙 콘서트나 페스티벌 등을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해서, 그런 곳에서 프로들의 무대도 많이 보고 배울 점을 찾습니다. 그런 분들은 진짜로 안 떠는 것 같거든요. 지금의 제 호응 유도 방법은 제가 다른 분들의 무대를 집중하여 본 뒤 제 스스로에게 적용하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물인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음악 계획


직업이 아니라 취미로 노래를 한다는 그녀. 앞으로도 계속해서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제가 노래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물론 꾸준히 학교 축제에 서고 가요제에 나가고 공연을 했지만, 제 꿈은 영상 쪽으로 진출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영상학과에 진학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취미로 꾸준히 노래 할 것이라는 제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작사 작곡하는 법도 배웠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것들을 시도해볼 생각이긴 해요. 혼자서 흥얼거리는 건 쉽지만 그걸 오선지에 옮겨 쓰는 건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험 삼아 해 보려고요.”


다음 학기에 그녀는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떠난다고 한다. 밴드에서의 공연 등 음악 활동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네덜란드에 가면 함께하던 친구들과 밴드 공연 등을 같이 하지는 못하겠죠. 그렇지만 네덜란드에 가서 색다른 문화 속의 색다른 생활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영감을 한 번 얻어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제 작사 작곡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모든 성균관 학우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꼭 밴드가 아니더라도 음악 동아리에 한 번씩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저 역시도 밴드에 큰 관심이 없었고 단순히 학과 선배의 추천으로 <소리사랑>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이제는 제 대학생활에서 너무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음악 동아리는 재능 있는 친구들만 할 수 있는 동아리가 절대 아니니, 다들 체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팬이라고 말씀해주신 분들, 공연에서 호응해주신 분들, DM 등으로 응원의 연락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에 대해 올리신 모든 글들 제가 다 봤거든요. 정말 제가 이렇게 관심 받아도 되는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영상학과 친구들이랑 소리사랑 친구들! 너무 고마워!”


♪ 번외편 : 류다미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


1. 잔나비 – wish : 위로 받고 싶을 때 들으면 좋아요!

2. 선우정아 – 비 온다 : 비 오는 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3. 장범준 – 엄마 용돈 좀 보내주세요 : 용돈이 모자랄 때… 듣습니다...

4. 악동뮤지션 – 사람들이 움직이는게 : 신나는 느낌으로 활력을 불어주는 노래예요.

5. 최예근 밴드 – 어른 : 누가 제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준 노래인데, 재밌더라고요.

6. 잔나비 – 꿈나라별나라 :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듣는 노래입니다.

7. 멜로망스 – 좋아요 : 기분 좋아지는 귀여운 곡이랍니다!


*사진 출처

제51대 총학생회 Spar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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