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리그 장려상 수상
‘베직터블’팀, 최한나 원우

  • 426호
  • 기사입력 2019.08.28
  • 취재 손영준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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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국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6월 28일(금)에 서울 창업허브에서 열린 청년 창업리그에서 장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한나, 문승현, Tian, jia, Bai Sheng, 지도교수  Li Xiao Be로 구성된 '베직터블팀'이다.

청년창업리그는 올해로 4년째 개최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하이트 진로와 서울창업리그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대회 기간은 약 4개월로 1차 사업계획서 심사, 2차 대면 면접, 3차 파이널리그로 진행된다. 파이널리그에 올라 갈 기창업자와 예비창업자 총 12개팀을 선발한 뒤 개별 멘토링과 피치덱 교육을 진행한다. 베직터블은 예비창업자 팀으로 선발되어 교육을 받은 후 파이널리그에 진출했다.


대회 기간이 긴 만큼 참여자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던 공모전이었다. 베직터블팀의 팀장인 최한나(중국대학원 석사과정) 원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중국대학원에서 2학기째 중국 금융을 공부하고 있고, 올해 9월부터 파견 학생으로 절강대 MBA에서 공부할 예정이다. 


♠ 중국대학원은 어떤 곳인가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은 국내 유일의 China MBA 과정 전문대학원입니다. ‘중국어’를 배우는 대학원이 아니라 ‘중국’을 배우는 대학원입니다. 단순히 ‘창업’, ‘마케팅’, ‘금융’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중국창업’ ‘중국마케팅’ ‘중국금융’ 등 중국과 밀접하게 관련된 지식들을 배웁니다. 모두 국제어(중국어 또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며 교재나 과제, 발표도 모두 중국어나 영어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중국 소재에 있는 대학원을 진학할까,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을 진학할까 고민 하던 중에 한국적인 시각에서 중국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이라 진학하게 됐습니다. 저는 중국대학원에 진학한 덕분에 다양한 연구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중국 제일기획에서도 인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후회 없었던 선택이 중국대학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대학원은 훌륭하신 교수진 아래, 열정 넘치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업을 하며 생활하는 곳입니다. 중국을 알고 싶고, 제대로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중국대학원이 최고의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청년창업리그에는 어떠한 계기로 참가하게 되셨나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에는 학생들 주도로 만들어진 중국시장연구학회가 있습니다. 중국시장연구학회는 중국대학원 학우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관심 분야를 함께 공부하고, 중국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공간입니다. 저는 학회를 이끌어갔던 초대학회장으로서 창업과 마케팅 그리고 금융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아우르는 활동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서로 관심 있는 분야에 맞춰 공모전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계획의 일환인 ‘청년창업리그’ 참가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창업 전공 친구들과 마케팅 전공, 재무 및 투자를 담당할 금융 전공 학우들까지 총 4명을 선발하여 참가하게 됐습니다.


♠ ‘베직터블팀' 탄생배경

팀의 구성 자체는 위에서 언급 드린 바와 같이 중국시장연구학회 친구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저희는 팀을 꾸리기에 앞서 먼저 중국 친구들에게 한국 생활의 불편한 점을 물었습니다. 창업의 시작은 생활의 불편함을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나 아이템 중에 한국에 적절하게 적용가능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회의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베직터블’이라는 팀 명은 채소를 뜻하는 영어 ‘베지터블’과 ‘직거래’의 합성어입니다. 베직터블은 ‘자영업자’와 ‘농가’가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만드는 아이디어입니다.


한국의 채소나 과일 값이 너무 비싸다는 점은 중국 친구들 모두가 공감하던 사항이었습니다. 저는 김해 퇴래리 소업마을이라는 작은 농촌 마을 출신이라 농가에서 출하하는 가격과 소비자들이 공급받는 가격이 약 4~5배 정도 차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생각하다가 중국의 신링쇼우(신유통,新零售)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구성했습니다.


요즘  ‘소비자-공급자를 이어주는 직거래 서비스’들은 포화상태입니다. 저희는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영역이 아닌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 영역으로 아이디어를 전개했습니다. 거래 빈도수를 토대로 많은 거래량이 일어나고 있는 자영업자를 소비자로 선정하여 아이디어를 진행했습니다.


♠ 신링쇼우(신유통, 新零售)는 무엇인가요

중국의 신링쇼우(신유통, 新零售) 혁명이란,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가 융합되어 함께 이루어지는 새로운 유통 시스템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신링쇼우에 기반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까지 융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제작했습니다. B2B 형태의 마켓컬리(한국의 신선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라는 평을 받았으나, 창고 개설이나 재고 처리 부분에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파이널리그에서는 사업 초기 모델에 적절하게 아이디어를 수정하여 진행했습니다.


♠ 공모전 기간 중 기억에 남는(혹은 가장 유익했던) 프로그램이 있었나요?

저희 베직터블 팀은 와디즈 황인범 이사님이 멘토링을 해주셨습니다. 와디즈 사옥에서 직접 멘토링을 해주시고 사업계획서의 문제점과 실현가능성, 베직터블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했을 때 부딪힐 문제들과 향후 상황들을 함께 고민해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와디즈에서 성공한 일련의 사례를 통해 저희에게 창업 생태계를 알려주셨습니다. 


베직터블 같은 B2B 모델이 와디즈를 통해 창업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멘토링을 해주셨고 성대 대학로 일대에서 샘플링 서비스와 베타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청년창업리그를 통한 이 멘토링 덕분에, 크라우드펀딩에 관심있던 학우들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의 법적, 자율적 가이드라인 제시’라는 주제로 다른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 했습니다.


♠ 대회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중국대학원에 입학하는 중국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어 능력이 우수합니다. 한국인 친구들 역시 중국어가 우수하여, 서로 편한 언어를 사용하며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어로 진행할 때는 중국 친구들을 배려하고, 중국어로 진행할 때는 한국 친구들을 배려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며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친구들이 팀장이었던 저를 많이 지지해주고 따라주어서 힘들거나 불편했던 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베직터블 팀은 국적은 다르지만 중국대학원 내에서 가장 돈독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공모전을 하면서 같이 외부로 이동도 많이 하고 새로운 경험도 하고 매주 모임을 갖다 보니 팀원이라는 경계보다는 어느새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저는 다양한 분야를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학교 때는 전공이 세 개일 정도로 여러 분야를 즐기고 배웠습니다. 학부 때 주전공은 광고홍보학과, 복수전공은 문예창작학과, 부전공은 문화콘텐츠학과였어요. 지금은 석사로 중국금융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저도 제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어느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 무슨 일을 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저의 능력과 가치가 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해요.


늘 5년 정도의 단기적인 목표는 세우는 편인데 졸업하고 나서 한국에서 중국과 관련된 금융 업무를 보고 싶어요. 5년 정도 일하고 난 뒤에 저는 다시 한 번 학업을 시작할 거예요. 딱 5년 일하고 나면 32살이거든요. 로스쿨에 들어가서 35~6살쯤에 금융 관련 전문변호사가 되는 게 현재 계획이에요. 그 뒤는 저도 어떨지 모르겠어요. 일 하고 공부 하다 보면,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분야가 늘겠죠? 그때 가서 또 목표를 세워볼까 해요.


♠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晴天, 雨天都是我的天(맑은 날도, 흐린 날도 모두 나의 하늘이다.) 라는 중국어가 있어요. 인생의 모토로 생각하고 있는 문장이에요. 저는 도전을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저의 수많은 성과 속에는 밟아온 수많은 실패가 있어요.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가 실패로 머물지 않게 만드는 거예요. 될 때까지 하다 보면 이전에 겪었던 실패들은 과정이 되어있더라고요. 기대했던 일들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저 중국어를 생각해요. 인생에서 비가 오는 날도 필요하잖아요?


♠ 마지막으로 성균인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남에게 막 거창한 말을 잘 건네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꼭 해 드리고 싶은 말은, 고민하지 마시고 그냥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제 주변 사람들을 보더라도, 처음 시작을 많이 두려워하더라고요. ‘떨어지면 어떡하지?’ ‘처음 해보는 건데 공부 좀 하고 배워본 뒤에 도전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이요. 그럴 때 고민하지 말고 시작하신다면, 그게 공부가 될 거고, 내가 가는 방향을 만들어주는 이정표가 될 거예요. 청년창업리그를 참가하게 된 계기도 똑같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상을 받아서 그렇지, 이전에 베직터블의 아이디어로 다른 공모전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물론 떨어졌지만 조금 더 보완해서 베직터블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만들고 청년창업리그에서 수상하게 된 거예요. 저희가 처음 떨어졌을 때 멈췄으면 그냥 실패한 아이디어로 머물렀을 겁니다. 저희는 그렇게 두지 않았던 것 뿐이에요.


만약 성과가 좋지 않아 떨어졌다면 또 생각해보세요. ‘겨우 이거 하나 떨어진거지, 내 인생이 떨어진 건 아니잖아?’라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성공해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