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웹소설 추천 플랫폼 ‘툰라이즈’ 개발,
서비스융합디자인협동과정 이인섭 원우
- 550호
- 기사입력 2024.10.28
- 취재 한별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 조회수 1347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짧은 시간 내에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웹툰과 웹 소설이다. 이동하는 길에서도, 짧은 휴식 시간에도 빠르게 즐길 수 있으며, 이어폰 필요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매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많은 작품이 연재되고 있지만, 매 다른 플랫폼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인기 있는 작품만 노출되어 새로운 작품을 접하기 어려운 독자들의 불편함이 있었다. 이런 점을 해결하고자, 우리 대학 서비스융합디자인협동과정 10기 이인섭 원우는 ‘툰라이즈’라는 웹툰 및 웹소설 추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인섭 원우는 올바른 흡연 문화와 금연을 돕는 ‘smoking map’ 앱 개발에도 참여했었다. 이번에는 꾸준한 연구와 여러 도전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을 개발했다. 자신감 넘치고 건강한 마인드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이인섭 원우를 인터뷰로 만나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비스융합디자인협동과정 박사 과정 10기에 있는 이인섭입니다. 지난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했었던 smoking app에 이어서, 또 좋은 기회로 인터뷰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Q. 연구실에서 웹툰 & 웹소설 추천 및 리뷰 공유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툰라이즈는 웹툰 및 웹 소설을 추천하고 리뷰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의 기회를 마련하는 플랫폼입니다. 웹툰과 웹 소설의 기본 정보를 제공하며 연재 사이트, 연재 날짜, 주제, 키워드 등에 따라 필터 검색을 제공하고 있어요.
아직 완성된 상태는 아니지만, 리뷰 시스템과 랜딩 페이지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입니다. 현재 런칭한 지 2주가 다 되어 가는데, 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하루 1,500명에서 2,000명 정도의 접속자를 보여주고 있어요. 유입경로는 관심 있는 웹툰과 웹 소설의 검색인데, 툰라이즈는 방문자들이 단순히 추천을 수동적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이점을 두고 있습니다.
Q. 툰라이즈를 만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웹툰과 웹소설 시장은 마니아 층이 많아서 매우 활발합니다. 작품 종류는 점점 많아지는데, 사람들은 볼 게 없다는 말을 자주 해요.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주 매체나 플랫폼이 늘 인기 있는 것만 띄워 줘서 인기 순위에 변동이 거의 없어서 그래요. 매체에 들어가면 보이는 작품은 늘 똑같고 다른 작품을 접할 기회가 적거든요. 그래서 이 점을 해결하고자, 개인에게 맞춰서 추천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 2024 경기국제웹툰페어 ‘툰라이즈’ 부스 현장
Q. 플랫폼을 만들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기반은 연구실에서 했던 데이터 분석이었는데, 큰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2020년에 연구실 친구한테 웹툰을 추천받아서 재미있게 보다가, 굿즈를 사고 싶은데 굿즈를 안 팔더라고요. 안 팔면 내가 팔아볼까 하는 생각에 네이버 웹툰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웹툰 굿즈가 필요한 이유’의 레포트를 써서 네이버 웹툰 본사에 찾아갔습니다. 제가 직접 조회수와 평점, 댓글을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해서 몇 개 웹툰의 굿즈를 제작해서 판매했어요. 이때 창업자를 내서 시작했는데, 이 분석 데이터를 더 넓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추천 플랫폼까지 만들게 됐습니다.
▲ 왼쪽부터 ‘위아더좀비’, ‘오로지 널 이기고 싶어’ 굿즈 제작 실물
Q. 플랫폼을 만듦으로써 기대하는 효과나 반응이 있으신가요?
툰라이즈는 콘텐츠 경험의 끝이 단순한 시청이 아니라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합니다. 콘텐츠를 시청한 후의 독자들의 후기를 바탕으로 다른 독자의 유입이 생기고 굿즈 제작을 촉진하는 그런 소통의 장 같은 곳이요. 저희는 사람들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높은 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예정입니다.
Q. 대학원까지 진학하셨는데,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차이를 실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똑같이 연구실 생활을 해서 그런지 큰 차이는 못 느끼지만, 책임감의 무게는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 학부 시절에는 기계과 전공이었는데, 16년도 2학년 때부터 연구실 생활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일에 흥미를 느껴서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됐습니다. 학부 때랑 연구실은 다른 곳이지만, 꾸준히 연구를 해오고 있어요. 학부생 때는 실적과 상관없이, 부담 없이 즐겼는데 이제 대학원생이니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것 또한 삶을 대하는 태도, 책임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거지, 제가 바뀐 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다들 부담 안 가지셨으면 해요.(웃음)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려서 행복하게 사는 게 제 꿈이에요. 저는 커리어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목표는 없어요. 그런 목표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따라오는 거로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살고 싶어요. 지금도 행복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정을 꾸려 살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커리어도 좋지만 제가 영위하는 저의 삶이니까요.
Q. 이인섭 학우님을 한 문장 혹은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어떤 것일까요?
조금 부끄럽지만, 아침마다 말하고 나오는 세 문장이 있어요. ‘감사하자’, ‘겸손하자’, ‘낭만을 갖자’에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좋은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잘 없어요. 우리는 평범하고 일상화된 삶을 살다 보니까 특별한 일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고 할 일만 무의식적으로 하게 돼요. 그렇지만 삶을 돌이켜 봤을 때, 제 인생에서 저 혼자서 했던 건 없더라고요. 감사하게 옆에 좋은 사람이 있었고, 도움을 받아왔어요. 그런 점을 늘 생각하며 살자는 의미로 ‘감사하자’는 말을 되새겨요.
여러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훌륭한 분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저도 5년 동안 공부하면서 개발도 하고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점점 ‘나만 아는 게 아니고,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걸 배워요. 나를 포함해서 다들 잘났구나,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고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낭만을 갖자’는 요즘 낭만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즐기면서 살자는 의미에서 되새기는데요. 요즘 사람들이, 학생들이 너무 바빠요. 하루에 하늘 한 번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어요. 수업 듣고 시험공부하고 학회하고 과제하고 다들 너무 바쁜 거 알지만, 그사이에 한두 시간 딴짓한다고 큰일 안 나잖아요. 그냥 날씨가 좋은 날엔 친구들이든 연인이든 같이 시간 보낼 수도 있고, 그냥 멍때리고 앉아 있는 날도 있는 거잖아요. 시간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그런 시간 때문에 할 걸 못 하진 않거든요. 꼭 바쁘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것처럼 돼버린 게 안타까운 마음에,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보자는 마음으로 외치고 나옵니다.
누군가는 유난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요, 저는 이런 맛에 살아요. 항상 저 세 마디로 제 하루를 시작합니다.
Q. 이인섭 학우님에게 연구실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 곳에 소속돼서 다 같이 밤을 새우면서까지 마음을 모아 일을 할 기회가 있다는 것. 이것이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과 인프라도 너무 좋고요. 같은 방향을 보고 성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함께한다는 게 좋아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협력한다는 게 참 힘들잖아요. 회사와 비교해 봐도,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걸으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일이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Q. 개발 및 창업, 서비스 기획에 관심을 두고 있을 성균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로 성과를 이뤄내려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즉, 사람에 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대학원에 들어올 때쯤에, IT와 데이터 연구에 관심을 두면서 여러 공부를 했어요. 인공지능을 다루는 기업들은 판을 치는데 왜 대기업들만 더 성장하나 싶은 생각을 해보니까 대기업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를 만들더라고요. 기술적으로도 뛰어나지만, 사람들이 필요한 것, 좋아하는 것들을 잘 살려서 수요를 충족시켜 줘요. 이 점에서 기술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융합 전공으로 대학원을 진학했고요.
지금 ‘툰라이즈’라는 플랫폼을 런칭해서 나아가고 있는 저도, 앱 개발과 프로그래밍이 전부가 아니라 ‘누가 사용하는지’, ‘왜 이 서비스를 찾는지’처럼 사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어요. 이제 인공지능, 생성형 AI가 더 발전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건 너무 쉬워졌어요. 단순하게 학습, 공부만 중요한 게 아니라 여러 경험으로 시장을 보는 눈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건 기획이에요. 기획 자체는 사람 공부입니다. 기술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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