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노력으로 빚어낸 4개월의 무대:
2026 프랑스어문학과 원어연극
- 584호
- 기사입력 2026.03.24
- 취재 고권우 기자
- 편집 최한빈 기자
- 조회수 1415
지난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에 걸쳐, 희곡 ‘상상병 환자’의 원어연극 공연이 펼쳐졌다. ‘상상병 환자’는 프랑스 유명 극작가인 몰리에르의 마지막 작품으로,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고전 희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본교 프랑스어문학과의 주도로 다양한 학과 학우들이 협력하여 연습한 결과, ‘상상병 환자’의 원어연극은 많은 학우의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인 상연을 마칠 수 있었다.
상상병 환자(Le Malade Imaginaire)
‘상상병 환자’의 주인공 아르강은 아무 병이 없지만, 그의 환심을 사려는 의사들의 말을 믿는다. 결국 그는 상상 속으로는 큰 병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딸 앙젤리크를 주치의의 아들인 토마스 디아푸아뤼스와 결혼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앙젤리크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클레앙트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아버지 아르강은 고집을 꺾지 못하고, 오히려 재산 상속만을 기다리는 둘째 부인 벨린의 꾀에 넘어가 그녀를 수녀원에 보내려고까지 하는데…….
연극 준비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프랑스어문학과 원어연극에 참여한 학우들을 인터뷰하였다. 먼저 기획진의 일원으로 활동한 유윤재 학우(프랑스어문학과 23)를 만나 이아기를 나누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48회 프랑스어문학과 원어연극에 참여한 유윤재입니다. 저는 기획진으로 활동하며 연극을 관리하고 운영하였습니다.
Q. 연극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원어연극 활동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습을 시작한 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이 놀랍습니다. 특히 마지막 상연일에는 4개월 동안 들였던 노력들이 떠오르면서 조금은 뭉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배운 점도 많았고, 저 또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Q. 기획팀은 홍보, 행정, 굿즈제작과 같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행사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기획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이었나요?
기획 과정에서 자금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원어연극은 주로 학과 차원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선배님들께서 후원해 주시는 금액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자금을 꼭 필요한 곳에만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를 위해 전대 기획분들의 조언을 들으며,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기획 친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자금 사용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습니다. 또한, 입출금 내역을 지속적으로 정리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행사 홍보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연극에 참여하는 지인들, 프랑스어문학과 학우들 외에도 일반 관객들이 저희 연극을 보러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획 소속 홍보팀과 함께 오프라인 홍보부스를 구성하며 프랑스어문학과가 아닌 학생들에게도 저희 연극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저희의 상연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행사를 관리하고 운영하던 중 생긴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의견과 맞지 않는 사람과 생각을 조율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감정이 앞서 대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워 차분히 소통하며 어려움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기획팀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 배운 점이나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으신가요?
쉽게 접해보기 어려운 원어연극 기획을 맡으면서 새로운 도전에 조금은 과감해지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 연극을 통해 도전이라는 것에 조금은 익숙해졌다는 점에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온 성균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연습했던 지난 4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원어연극팀의 겨울방학 기억이 온전히 담겨있습니다. 이런 저희 연극을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쁜 일상에서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웃음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던 기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시작 전 단체 담합
이어서 연출팀의 역할과 준비 과정도 알아보기 위해, 연출진의 일원으로 활동한 김서진 학우(프랑스어문학과 23)의 이야기 또한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48회 <Le Malade Imaginaire> 원어연극에 참여한 김서진입니다. 이번 연극에서 연출진으로 활동하며 연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데 노력했습니다.
Q. 3일 동안 활동하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겨울에서 봄이 되기까지 정말 긴 여정을 50여 명의 팀원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연극을 준비할 때는 준비할 것이 많아 정말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극이 끝나니까 후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강한 여운이 남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기도 했습니다.
Q. 이번 공연 연출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한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전체적으로 관객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으며 생동감과 재미를 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작품의 희극성이 단순한 웃음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웃음과 작품성을 모두 살리는 방법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Q. 웃음과 작품성을 모두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상상병 환자’의 이면에는 불안, 집착, 권위, 가족 관계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살릴 수 있도록 배우들이 각 인물의 선택과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극의 여러 장면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조율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기 경험이 많은 사람이 배우들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기과에 재학 중인 지인의 도움으로 3차례 연기 지도를 진행했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들이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도 인물의 성격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세밀한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관객분들이 의도한 웃음 포인트에 잘 반응해 주시고, 작품의 날카로운 질문들을 잘 간파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연극 준비 중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이번 무대에서는 3년 만에 가벽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꽤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전대 운영진 선배들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고, 무대팀과 소품팀이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가벽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장면의 흐름과 인물의 동선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 설치된 가벽의 모습
Q. 연출진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 배운 점이나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과 함께 협업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뭐든 혼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을 거치며 무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총괄자의 무게를 느끼게 되었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진중하게 임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지나 마지막 상연에 다다르자, 마침내 행복하다는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스태프들과의 추억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고, 이 무대 또한 모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못질과 같이 사소한 저의 재능을 조금 더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온 성균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상상병 환자’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일상에 작은 쉼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내년에 또 다른 무대로 찾아뵙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연극의 핵심인 배우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앙젤리크의 연인 '클레앙트' 역할을 맡은 배우인 최효승(소프트웨어학과 21) 학우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1학번 소프트웨어과 최효승입니다. 이번 연극에서 클레앙트 역할을 맡으며 3일동안 무대에 섰습니다.
Q. 이전에도 원어연극에 참여하신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우로 다시 참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회에서는 많은 관객들 앞에서 무대에 설 기회가 흔치 않은데, 대학 활동을 통해 이런 특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였습니다. 또한,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몇 달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준비하는 과정이 항상 좋은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어떤 방법으로 작품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국문 대본을 통해 캐릭터 분석과 이해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연출 학우들의 디렉팅을 통해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작품 전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대본리딩
Q. 언어에 집중하다 보면 연기가 약해질 수도 있는데, 그 균형은 어떻게 맞추셨는지 궁금합니다.
초반에는 발음과 억양에 많은 신경을 쓰고, 대사를 암기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연기가 다소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연습을 반복하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와 캐릭터가 점점 잡히고, 서로의 감정선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몰입도가 높아지며, 배우들이 상대 배우의 연기를 발판 삼아 모두가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순간이 왔던 것 같습니다.
Q. 클레앙트라는 인물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리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앙젤리크를 조건 없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젊고 이성적인 인물인 클레앙트 역할을 맡았는데요. 역할을 살리기 위해 앙젤리크를 향한 순수한 사랑이 눈빛, 표정, 몸짓을 통해 잘 드러나도록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코미디적인 요소도 함께 살리기 위해 젊은 두 남녀의 장난기 있고 순수한 면도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Q. 공연 중 예상과 다른 순간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공연을 직접 해 보니 리허설과 실제 공연은 확실히 많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공연에서는 관객의 웃음에 따라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던 점이 가장 차이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공연 중 즉석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몸짓으로 표현했었는데, 관객들의 웃음이 터졌을 때 안도감과 함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습실 런쓰루
Q. 3번의 원어연극에 배우로 참여하시면서, 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전하는 마음이었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연기는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주변 사람의 조언을 바탕으로 연기에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연극을 보러 왔던 성균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바쁜 시간에도 공연을 보러 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랑스어문학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의 원어연극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더 많은 분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상상병 환자'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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