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케어 스타트업
‘마인드 브리즈’ 창업, 최영훈 학우

  • 419호
  • 기사입력 2019.05.16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 조회수 7898

오랫동안 준비해온 안정적인 미래를 포기하고, 낯선 분야에 뛰어들어 도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정적 삶을 위한 ‘취준’대신 스스로 정말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학우가 있다. 마음의 병으로부터 회복한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멘탈 케어 스타트업 ‘마인드 브리즈’를 창업한 우리 학교 최영훈(경영학과 13) 학우가 그 주인공이다. 주어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는 시간들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마인드브리즈’라는 멘탈 케어 스타트업 창업 계기

군 전역 후 원래는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려 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점도 잘 챙겨야 했고, 시험준비도 했어야 했고, 생활비까지 스스로 벌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죠. 결국 시간이 지나고 공황장애라는 마음의 병이 찾아왔고 중간고사를 포기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회복에 전념하면서 학기를 마친 뒤, 방학동안 스스로에게 “내가 정말 하고싶은 것이 뭘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어요. 병을 앓는 동안 죽을 것 같은 상황에 응급실에 실려가면서 들었던 생각은 ‘너무 아쉽다. 더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는데..’ 였으니까요. 대답을 찾는 과정에서 ‘창업’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평소에 남을 만족시키는 것을 좋아했고 저만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어떤 분야에서 창업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멘탈케어’ 쪽으로 정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마음의 병을 결국 극복했어요. 방학동안 마음의 병에서 회복된 후 본격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 ‘마인드 브리즈’에서 진행하는 사업

‘마인드 브리즈’에서는 크게 제품, 어플, 컨텐츠 이렇게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품명은 ‘마음쾌차’이고 멘탈케어 다이어리에요. 쉽게 말하면 정신건강에 특화된 일기장입니다. 제가 일기를 통해 정신적인 아픔을 많이 극복했고, 주변에서도 일기를 통해 극복한 사례를 봤서 ‘다이어리’ 형태를 띠는 제품을 골랐죠. 각 사람마다 겪는 정신적 아픔이 달라서 제품 버전 역시 다양합니다. 각 테마별 일기장마다 테마에 특화된 질문 70개가 스티커 형태로 담겨있어요. 이외에도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장치를 여러 일기장에 마련해 놓았어요. 질문은 저희가 직접 고객방문을 실시하고, 연구자료 및 관련도서를 참고하여 개발, 검수 했습니다. 현재 프로토타입이 검증 되었고 실제 제품으로 곧 크라우드펀딩에 런칭할 예정입니다. 

어플리케이션은 ‘음성기반 스토리텔링 SNS’에요. 쉽게 말해 자신의 이야기를 음성으로 녹음하고 공유해서,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여기서 공감과 위로가 일어날 때 힐링을 받는다는 것에서 착안했어요. 저 역시 마음의 병으로 고생할 때 제 속마음을 속 편히 털어놓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회복이 이루어졌으니까요. 

컨텐츠는 동영상, 카드뉴스, 글 등 여러 형태가 있어요. 사실 정신건강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무겁게 느끼거나 거부감을 느끼잖아요. 역설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데 말이죠. 저희는 일상 중에 사람들이 친숙한 플랫폼에서 정신건강 관련된 컨텐츠를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해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친숙한 플랫폼에서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컨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컨텐츠 부분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인스타그램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서 인스타그램에서 ‘마인드브리즈’를 검색해서 구경와주셔도 됩니다.


◈ 학부에서 배운 내용이 창업에 도움이 됐는지 또 학교로부터 창업을 위한 어떤 도움을 받으셨는지요.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도움이 돼요. 마케팅부터 경영전략, 조직관리까지 실제로 대표가 돼서 일을 처리하다 보면 은근히 도움되는게 있더라고요. 경영학과 수업을 듣다보면, 수업은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 기업의 CEO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이론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스타트업이던 규모 있는 기업이던 하는 일의 본질은 비슷해서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기초지식을 어느정도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경영학과 수업도 도움이 되었어요.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앙트레프레너십학과’ 연계전공에서 들었던 과목들이에요. 대부분 창업에 관련된 기초적인 내용부터 배울 수 있는 과목들이 포진되어 있고, 실제로 아이템개발 실습까지 진행하는 과목도 있으니까요.  창업이 처음부터 어떻게 진행 되는지 배울 수 있고, 실행에 옮겨볼 수 있게 도와줘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단순 창업에 관련된 지식 뿐만 아니라, 내가 삶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가게 도와주는 ‘기업가정신’에 관련된 강의도 있어서 이 부분도 창업하는데 뚝심을 갖고 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아요. 학교로부터는 여러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창업동아리에서 자금지원을 받기도 했고, 여러 창업프로그램 및 창업캠프에서 창업 관련된 실전교육을 받을 수 있었죠.


◈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두려움은 없으셨는지요.

항상 두렵죠. 친구들은 취업하거나 전문직 자격을 슬슬 얻는데 저는 실패확률이 매우 높은 창업을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두려움은 많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는 지금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두렵지만 해보는 거죠. 한편으로는 여러 분야에 계신 대표님들의 조언들이 제가 두려움을 감수하고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아요. 인상적인 조언을 꼽자면, 한 은행 대표님이 하신 말인데 ‘여러분 나이 때 도전하는 1년이 실패로 남는다면 굉장히 아까워 보일 수 있지만, 지금 제 나이 때 돌아보면 20대의 1년을 낭비하더라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닙니다. 그러니 해보고 싶은 일을 해봐라’ 라고 하셨어요. 이 도전이 실패해서 제가 남들보다 1, 2년 늦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아도 그 과정에서 저만의 깨달음이 있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 창업 전과 후, 변화된 자신의 모습이 있나요.

하루하루 저를 더 알아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몰랐던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진짜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창업을 포기하고 싶어하는 제 모습을 보기도 해요. 그러면서 ‘일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기도 하고요. 창업 특성상 남들이 정해주는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순간이 많아서 항상 고민하게 돼요. 그럴 때마다 깊게 생각하고 결정하면서 제가 몰랐던 저의 모습들을 알아가게 되는거죠.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실 창업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아요. 특히 대학생은 더욱더 실패확률이 높고요. 제 목표는 이 창업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정말 최선을 다 해보는 거예요. 주어진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배울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배우고 싶어요. 저에게 찾아온 이 소중한 기회와 시간들을 후회없이 보내고 싶어요.


◈ 창업을 희망하는 성대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업, 실제로 도전해보면 힘든 일이 많지만 그래도 배울 게 너무나 많은 과정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대학생의 도전정신을 가지고 한 번 쯤은 도전해 볼만한 경험이 아닐까 싶어요. 본인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시고, 도전하셔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창업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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