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벗어나 공학을 배우다, 최하늘 학우

  • 422호
  • 기사입력 2019.06.28
  • 취재 손영준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수기치인의 건학이념을 가진 성균관대학교가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는  ‘학생성공(Student Success)’이다. 이러한 가치를 반영하여 설립한 학생성공센터는 지난 5월 20일 ‘제2회 학생성공스토리: 공학의 재발견’이라는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책상을 벗어나 공학을 배우다’라는 주제로 강연한 최하늘 학우(기계공학 15)를 만났다. 지금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건축공학과 기계공학을 복수전공 중인 15학번 최하늘입니다. 이제 어느덧 4학년인데, 졸업 전에 이렇게 성균웹진에 인터뷰 할 수 있서 영광입니다."

◈‘책상을 벗어나 공학을 배우다’, 어떤 의미인가요?

고등학교 시절, 공학이라는 분야가 궁금해서 공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진학할 때 까지만 해도 공학에 대해 아는 것은 막연히 ‘아이언맨’ 정도였기 때문에, 뭐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공학자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현실은 과제와 시험에 허덕이는 공대생일 뿐이더라고요. 교과 과목에서 배우는 이론 지식들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 꿈꿔 왔던 모습이랑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양한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에서 주최하는 비교과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교과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심화 학습하기도 하고, 공학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을 강연에 담고자 교과활동이 책상에서 하는 공부라면, 비교과활동은 책상을 벗어나서 하는 공부라고 생각 하고 ‘책상을 벗어나 공학을 배우다’라는 강연 제목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스마트 카를 제작하셨다는데,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고 무엇을 배우셨나요?

저는 스마트 카 융합설계 경진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 대회는 ‘아두이노’라는 외부 세계를 감지하는 장치를 이용하여 자율주행에 관한 코딩을 하고, 3D프린팅을 이용해 차체를 만들어 다른 팀들과 겨루는 대회입니다. 자동차는 겉면이라고 할 차체와 그 안에 자동차가 달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계장치인 ‘샤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샤시는 이미 대회 참가자들에게 키트 형태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동영상을 참조해가면서 해당 키트를 완성했습니다. 차체를 위한 모델링은 기계과 전공인 전산 제도를 통해 배운 ‘인벤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3D 프린팅을 이용해 차체를 완성한 겁니다.


3D 프린팅의 원리를 설명하자면, 3D 프린팅 기계의 바닥에 기준면이 존재하며, 그 위에서 플라스틱이 나오는 노즐이 움직이며 플라스틱을 쌓고, 형태를 갖추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안을 얼마나 촘촘히 설계하는지에 따라 프린팅 시간에 차이가 납니다. 저희는 아무리 성기게 설정을 해도 12시간이 기본으로 소요되었습니다. 그래서 밤새 프린팅 기계를 작동시켜 놓고 다음 날 확인하면 오류가 나서 헝클어진 상태로 완성돼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쳐 결국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D프린팅으로 스마트 카를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하중을 적절히 분산시킬 수 있는지, 머릿속으로 상상한 것을 모델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 등의 고민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교과 과목에서 배웠던 공학적 지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 차체 제작을 위해 3D프린팅에 대해서 배우면서 공학자로서 상상을 구현하는 방법 등 굉장히 유용한 것들을 익히게 됐습니다.

◈참여하셨다는 WE-UP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WE-UP은 여성공학인재센터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으로, 공대에 다니고 있는 여학우들을 위한 많은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서 말한 스마트 카 융합설계 경진대회도 WE-UP 활동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스마트 카 융합설계 경진대회에서는 팀원을 꾸릴 때 여학우 한 명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연과학캠퍼스 산학협력관 안에 있는 스마트 카 팩토리 라는 공간을 관리하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여성공학인재센터에서 주최하는 많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WE-UP은 여학우 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고, 남학우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WE-UP 활동 과정에서 얻은 점에는 무엇이 있나요?

WE-UP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서로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과 학생들은 모델링이나 공학적 디자인을 하고,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식이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한 명의 팀원이 다른 팀원들의 몫을 모두 계획하고, 실행하고, 감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팀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팀원들을 믿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신뢰 가운데에서 서로 다른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협업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사실 이 문제는 최근 들어 많이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제가 지금 걷는 길이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고민도 들고, 앞으로 제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제가 내린 결론은 죽기 직전에 ‘후회가 없던 삶이었다’고 생각하기 위해 살자는 것입니다.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후회들이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원전공은 건축공학이지만, 고등학교 때 공부해보고 싶었던 기계공학을 복수전공하기도 했으며, 해외 생활이 궁금해서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계획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으로 재미를 찾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자는 게 현재로서는 제 인생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학생성공센터 강연에서 강조하셨던 말은 무엇인가요?

제 강연에서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말은 ‘교과 활동 외에 학교에서 주최하는 비교과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공 수업으로  배울 수 있는 많은 이론적인 이야기들도 중요하고, 학점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전공 기반을 탄탄히 하는 것 역시 중요하죠. 그런데 비교과활동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융합 캡스톤 디자인’ 같이 다른 학과 학생들과 어울려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에서 하는 일반적인 조별 모임은 주로 같은 학과의 사람들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라서 생각하는 방향이나 관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다들 비슷한 전공과목을 배웠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설명하기도 편합니다. 그런데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이 모이면 확실히 관점이 다양합니다. 

저도 복수 전공을 하면서 건축공학에서는 이 건물이 어떻게 하면 힘이 적절하게 분배되어 안정적일까 하는 정적인 고민을 하는 반면에, 기계공학에서는 주로 이 물건에 어떻게 힘을 가해야 움직일까 같은 동적인 부분에 집중합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공학자가 되어 일을 하게 되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동료를 만날 수도 있고,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한 동료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서로의 관점 차이를 알고 이해하면서 내가 가진 학문적 지식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경험들을 대학에서 미리 체험해 보는 것이 사회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균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교를 잘 둘러보면 여러분들의 활동을 지원해줄 많은 기구들이 있습니다. 학우들이 의외로 잘 모르는데요, 제가 활동했던 WE-UP도 그렇고, 제가 강연했던 학생성공센터도 그런 기구입니다. 이런곳에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려서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해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