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온 Hannah Johanna Coorman 학우

  • 435호
  • 기사입력 2020.01.11
  • 취재 최지원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 조회수 8348

 “안녕하세요! 저는 벨기에에서 온 24살 Hannah Johanna Coorman입니다. 아버지는 1/4 정도 러시아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라 저는 벨기에인, 한국인, 러시아인입니다. 2019년 2학기를 성균관대학교에서 보냈고

벨기에로 돌아가 KU 루벤 대학교에서 한 학기를 더 다니면 경영공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게 됩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보낸 한 한기가 마치 장기 휴가처럼 느껴질 정도로 즐거웠다는 Hannah Johanna Coorman 학우를 만나보았다.


◎ 한국에서의 삶

Hannah Johanna Coorman 학우는 한국 혼혈이라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하기로 했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도 명절에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일상을 보내고 공부하면서 한국어 실력을 늘리고 한국에 더 적응하는 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벨기에의 것과는 완전히 달라서 그런 점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1살 때 처음 한국에 와서 첫인상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 문화가 그녀의 삶의 부분을 이미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의 문화라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그녀의 외할머니가 살고 계신 노원구는 아주 익숙하다고 한다. 그녀는 2년에 한 번 정도 서울에 방문할 때마다 마치 천국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서울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밤에 아무 걱정 없이 길거리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고 늦게까지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여러 가게가 많다는 것이 편하다고 했다. 음식도 맛있어서 이것만으로도 이미 한국에 올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비록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고 해도 너무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한국은 매우 편리하고 소비자 중심적인 나라지만 완전히 한국인이거나 한국에서 오래 살지 않았다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언어장벽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삶

그녀는 한국에 오기 전 한양대(에리카), 서울대, 성균관대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서울에 없어서 지우고 두 번째 선택지인 서울대학교는 한국에서 매우 우수하고 권위 있는 대학으로 알려져서 끌렸다. 성적도 그 대학에 지원하기에 충분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입학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약간 걱정이 되어서 안정적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국에 머무르는 것을 훨씬 더 재미있게 해준 ‘손금경’이라는 친구를 만난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목표 중 하나는 나중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많은 한국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금경은 내가 성균관대학교에서 처음 사귄 친구였는데 친해져서 함께 어울릴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녀는 벨기에 대학에서는 비즈니스 엔지니어링을 전공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는 경영학을 공부했다. 이 둘의 주요 다른점은 비즈니스 엔지니어링에는 경제 과정뿐만 아니라 기초 엔지니어링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엔지니어는 회사의 관리자와 엔지니어 사이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링크를 형성한다. 하지만 그녀는 공학 과정이 재정적인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토목공학을 공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벨기에에서 보낸 대학생활과 성균관대학교에서 보낸 대학생활의  가장 다른점은 성균관대학교에서 보낸 이번 학기가 장기휴가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수업에 갔지만, 스스로 학교에 가고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느낀 적은 없었다. 시험 기간의 상황도 완전히 달랐다. “벨기에에서는 중간고사가 없고 기말고사만 있어요. 벨기에에서는 더 많은 내용을 한 번에 커버해야  해서 공부량이 훨씬 더 많아요. 벨기에에서는 보통 기말고사 1개월 전에 공부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수업이 끝난 다음 주에 바로 시험이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강의를 선택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벨기에에서는 선착순 제도가 없어요. 누구나 걱정할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이 시스템을 몰라서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마지막으로 다른 점은 채점제도다. “여기 한국에서는 다른 학생들이 얼마나 잘했느냐에 따라 상위 몇 퍼센트의 사람들만이 A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대평가제도지만 벨기에에서는 A, B, C를 사용하지 않고 최고 20점을 받는 절대평가제도를 사용해요. 저는 한국이 항상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고 느껴요. 특히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 벨기에에서는 고등학교 성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원하는 전공으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어요. 여기 한국 학생들은 그들의 진짜 관심사가 무엇이든 간에 모든 과목에 대해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은 저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에요. 이런 생각을 하니 벨기에에서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미래계획

올해 졸업 후, 그녀는 일을 해야 할지 아니면 공부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많은 재미있는 공부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논문을 끝내고 정말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다음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


“우선 성균관대학생들에게 감명받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이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학생으로서의 삶은 때때로 어려울 수 있지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신입생들. 저도 대학생으로서의 첫해는 가장 힘들고 힘든 한 해였어요. 그러나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더 나아질 거라는 거예요. 인생은 우여곡절뿐이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함께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졸업해서 직장을 구할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