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에서 온 Roberta Marija Barkauskaite 학우

  • 457호
  • 기사입력 2020.12.12
  • 취재 최지원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 조회수 9099

이번 호에서는 25기 취재기자로서 마지막 인터뷰로 리투아니아에서 온 Roberta Marija Barkauskaite 학우를 인터뷰해보았다.


 

로베르타 학우의 고향은 리투아니아이고, 열 살부터는 캐나다에서 삼 년을 살았고 대학은 영국으로 다녔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자연스럽게 여러 언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가 태어난 리투아니아는 발트해와 접한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중 하나로 인구는 280만 명, 수도는 빌니우스다. 리투아니아는 소련에서 분리되어 나왔지만 문화적으로는 북유럽과 더 비슷하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도 한국처럼 음식이 발달해 있다고 하는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리투아니아 음식은 감자전이라고 한다. 한국 감자전보다 조금 더 짜고 사워크림(Sour Cream)과 함께 먹는다고 한다. 그는 Nida라는 서쪽 해안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인구가 이천 명이고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 Google 지도


  

▶ 한국에서의 삶

그는 2017년부터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매력 때문에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친구가 추천해서 <치즈인더트랩>이라는 드라마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날 시험이 있다는 사실도 잊고 봤어요. 제가 봤던 한국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게 본 건 <그냥 사랑하는 사이>라는 드라마예요. 학교 수업도 빠지고 봤을 정도로 너무 좋아했어요. 한국 드라마는 사람의 감정 표현을 세세하면서도 풍부하게 묘사하는 것이 달라요.”


그가 한국에 처음 온 건 비가 한창 많이 오던 지난 유월 어느 날이었다. 처음으로 온 낯선 나라에서 비까지 오니 더욱 정신이 없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도움을 줘서 한국의 첫인상은 ‘Friendly한 나라’였다고 한다. 로베르타가 지금까지 살았던 나라들은 외국인 비율이 높아서 사람들이 대부분 외국인에게 익숙한 문화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외국인 비율이 적은데도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서 인상깊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여전히 언어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음식을 주문할 때나 물건을 살 때는 오직 한국어로만 말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어로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주어와 목적어를 문장의 어디에 넣어야 되는지가 정말 어려워요. 소리에 따라 ‘은/는’과 ‘을/를’을 구분하는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항상 재미있어요.”


▶ 성균관대학교에서 삶

로베르타는 영국 레스터 대학(University of Leicester)에서 마케팅과 경제를 전공하고 있고, 성균관대학교에서는 경영학과를 전공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 University of Leicester


그가 처음에 마케팅과 경제를 전공으로 선택했던 이유는 좋은 직업을 가지려는 것이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교환학생 생활이 끝나고 영국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면 ‘뉴로 마케팅(Neuro Marketing)’이라는 첨단 마케팅 기술에 대해 더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인생 최종 목표는 자신만의 베이커리 카페를 차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 경영 전략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공부를 할 것이라고 한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영국에서 했던 방식과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성균관대학교 공부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레스터 대학에서는 발표 한 번, 최종 에세이 한 번, 시험 한 번으로 수업이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과제가 거의 매주 있죠. 정말 어렵지만 계속 이 수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가 1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얻고 싶은 것들은 무엇일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한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어요. 저는 꼭 한국에 다시 오고 싶고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거든요. 또,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혼자 살아가며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나 저처럼 한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친구들에게 제 경험을 말해주며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요. 한국에 오기로 한 건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국 생활이 정말 좋아요. 다른 나라들보다 안전한 건 물론이고 한국에서는 시간이 절대 멈추지 않고 계속 삶이 이어지는 느낌이에요. 계속 바쁘게 흘러가는 그런 생기 있는 모습이 좋아요.”


그는 곧 시작되는 방학 동안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다음 학기에 코로나 상황이 더 나아져서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걸 즐기고 돌아가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지금 보아서는 너무나 원대해 보이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선택한 길에서, 한국이 가진 역동성과 아름다움을 최대한 많이 느끼고 돌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