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온
Machavariani Ana와 Brodzeli Mariam 학우

  • 511호
  • 기사입력 2023.03.08
  • 취재 이윤서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6369

다른 나라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지아에서 온 Machavariani Ana(아나)Brodzeli Mariam(마리암) 학우는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열정 하나로 이를 직접 실현해냈다. 지난 달 성균관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한 두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아나: 안녕하세요. 조지아에서 온 아나입니다. 얼마 전 성균관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졸업생입니다. 평소 시간이 남으면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요.



마리암: 안녕하세요. 조지아에서 온 마리암입니다. 아나와 같이 고향에서 국제관계정치학과 학사를 마치고 이번에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어요. 요가와 그림 그리기가 취미입니다.




▶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아나: 저희는 조지아에서 왔어요. ‘조지아’ 하면 다들 미국의 조지아주를 먼저 떠올리곤 해요. 하지만 ‘조지아’라는 나라도 있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와인의 나라로 소개하고 싶어요. 조지아가 와인 생산의 본고장이거든요.

마리암: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멋있는 자연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나라입니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

아나: 2018년에 처음 한국에 와서 전북대학교 어학원에서 약 6개월간 잠깐 한국어 수업을 들었어요. 저는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조지아에 계속 머문다면 언어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한국에 살 기회를 얻기 위해 마리암과 GKS(Global Korea Scholarship)를 신청했어요.

마리암: GKS 장학생으로 선정되려면 서류, 면접 등 준비해야 하는 게 꽤 많아요. 저희는 3번의 도전 끝에 2020년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 한국의 첫인상

아나: 한국에 처음 와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뭐든지 빨리빨리 하는 문화였습니다. 제게는 이 문화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마리암: 저는 특히 서울의 첫인상이 기억에 남아요. 엄청나게 발전되어 있고 도시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어요. 아나가 앞에서 언급한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저랑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대중교통, 택배, 그리고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서 사람이 살기에 정말 편하더라고요.


▶전공 설명과 더불어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

아나: 저희는 조지아에서 국제관계 정치학을,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한국어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조지아에서 대학에 다닐 때 쉬는 시간이 생기면 마리암이랑 같이 과제를 하고는 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마리암이 한국어 과제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되게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2학년이 되면서 저도 한국을 부전공으로 선택하여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암: 중학생 때 미국인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느 날 제게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 메시지를 읽어 보는데 한글의 모양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한글을 읽고 쓰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요. 도중에 잠깐 그만두기는 했지만, 대학생이 되어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전공한 국제관계정치학과는 특정 지역을 하나 정해서 그 지역을 중점으로 깊이 공부하도록 체계가 잡혀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 자체에 관심이 많아서 처음부터 한국어를 선택했어요.


▶ 두 분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아나: 2학년 때 한국어를 부전공으로 선택했는데, 당시 저희 과에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들이 4명밖에 없었어요.  한국과 관련된 학교 행사들은 대부분 저랑 마리암이 주도하게 되었죠. 한국 영화를 조지아어로 번역하기, 한국 음식 요리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같이하다 보니 빨리 친해질 수 있었어요.

마리암: 2014년 조지아 대학 행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처음 만났어요. 저희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다른 친구가 서로를 소개해줬어요. 저랑 아나랑 하는 활동들이 비슷했는데 서로의 일을 도와주면서 친해졌습니다. 한국에 와서 같이 룸메이트를 하면서 더 친해졌고요. 저희는 서로 ‘60년 된 부부’ 같은 사이라고 장난치고는 해요. (웃음) 친구보다 더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아나: 누구나 살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힘들면 굳이 힘을 내려고 애쓰지 않고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요. 하지만 지금 겪는 그 어둠 속에 언젠가는 꼭 빛이 나는 날이 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조금만 버티면 나중에 지금을 다시 돌아봤을 때 ‘아 별것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자신이 힘들면 그 힘듦을 더 강조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여러분이 그 힘듦을 넘어설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암: 처음 성균관대학교에 와서 맞이했던 1학기가 떠오르네요. 저는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어느 정도는 영어로 공부하겠지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모든 게 다 한글이더라고요. 사전을 찾아보면서 힘들게 공부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조금씩 늘었고 결과적으로 마지막 학기에는 모두 A+를 받고 장학금도 받았어요.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꿈만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여러분 모두 포기하지 말아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