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온 림 판하 학우

  • 406호
  • 기사입력 2018.10.24
  • 취재 이희영 기자
  • 편집 양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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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의 주인공은 캄보디아에서 온 림 판하 학우이다. 본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전 캄보디아에서 온 림 판하라고 합니다. 저는 성균관대 행정학과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공부하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수많은 도전을 하게 되겠지요. 이곳에서 공부할 기회를 준 KOICA(코이카, 한국 국제 협력단)와 성균관대에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림 판하 학우는 우리 학교의 학부생이 아닌 대학원생이다.


 “고등학교를 2007년에 졸업했어요. 졸업 후 4년간은 경제학을 공부하며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2015년에는 경영학 석사 학위도 땄지요. 하지만 전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외 유학을 꿈꾸고 있었어요. 기회를 노리다 코이카(KOICA) 캄보디아 지부의 한국 유학 장학제도를 찾아 지원하게 됐지요. 행운이 따라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한국에 오게 되었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학생으로서, 나라에 꼭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그는 아직 유학 생활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한국 생활 ‘새내기’다.


 “사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지난 8월 1일에 들어왔으니까요. 아직 제겐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어요. 처음 몇 주 동안은 음식에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미 맛을 들였습니다(웃음). 김치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예요. 거의 사랑에 빠졌죠. 한국 날씨는 캄보디아와 달라요. 8월과 9월은 우리나라같이 더웠는데, 가을이 되니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요. 나뭇잎의 색깔도 노랗게 바뀌고 있는데 참 예쁜 것 같습니다. 빨리 겨울이 되어 눈이 오는 걸 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에는 눈이 전혀 내리지 않거든요.”


 처음 왔을 때는 낯섦만이 가득한 곳이었지만, 이미 그는 한국 생활에 거의 적응한 것 같다. 그는 그것이 주위 사람들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사람들에겐 온기가 있어요. 절 환영해 준 사람들의 따뜻한 정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동대문 쪽 기숙사에서 지냈어요. 그곳에는 한국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있었죠. 생활용품이랑 음식을 어떻게 사야 할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곳 한국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고민을 싹 덜었죠. 이후 거의 모든 상황에서 항상 도움을 받게 됐어요. 한국은 제가 처음으로 방문한 외국이었어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많이 불안했고요. 하지만 제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그런 걱정을 싹 날려 주었어요. 이젠 한국에도 거의 적응해서 낯섦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답니다. 그냥 우리나라, 우리 집에서 사는 것 같아요. 당연히 우리 집과 나라가 그리울 때도 종종 있지만, 주위 사람들 덕분에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요.”


 즐거운 추억도 하나하나 쌓아 가고 있다.


 “친구와 처음으로 방문했던 곳은 경복궁과 박물관이에요. 결혼식 문화 등 몇십 년 전의 옛 한국의 문화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죠. 경복궁에 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운 좋게도 관광업체에서 한복을 대여해 입어볼 수 있었죠. 그때는 제가 왕이었어요(웃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림 판하 학우는 우리 학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자세로 학문에 임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적 수준의 교육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성균관대의 1,300명이 넘는 전임교직원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늘 노력하고 있고, 학생들에게 학문적, 인격적 성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죠. 이곳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낯선 일에 도전하고, 창의적이고 숙련된 학식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한 나날을 이어나갈 겁니다. 전 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걸 큰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성균관대 교수님들은 전문적이시면서도 친근하셔서, 강의마다 제가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어요. 그중 제가 특히 존경하는 교수님은 권기헌 교수님이십니다. 친절하고 의욕이 넘치는 분이셔서 강의가 끝나지 않길 바라기도 하죠.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우들도 제게 아주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함께 즐기고 있어요. 전 외국인이라 강의에서 가끔 몇 가지 요소를 놓칠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동기들과 선배들이 감사하게도 도움을 주시지요. 선배들의 조언은 제가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도와주죠. 이렇게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성균관대에 온 가치는 이미 충분합니다.”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그가, 또 다른 전공으로 행정학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행정학은 공직자가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인 지식이에요. 공직자는 사회 정책 입안과 정치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행정학은 우리나라(캄보디아) 국회 의원들에게 필요한 연구 논문을 작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죠. 신빙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적인 연구는 법안을 논의할 때 필수적인 자료가 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듯 제 전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끊임없는 연구입니다. 우리나라의 입법에 제 연구가 분명히 큰 도움이 되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 이곳에서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해야 해요. 명확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재원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더 합리적이고 좋은 정책을 논의하여 더욱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에 꼭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나누고 싶어요.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힘써라(Try not to become a man of success, but rather try to become a man of value).’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지낸 날보다, 앞으로 지낼 날이 훨씬 많은 림 판하 학우. 그의 한국에서의, 또 성균관대에서의 시간이 멋진 추억으로 채워져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