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에서 온 Nelly Keusch

  • 453호
  • 기사입력 2020.10.20
  • 취재 최지원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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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 뮌헨에서 온 24살 Nelly Keusch입니다. 올해 8월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어요. 뮌헨의 Ludwig Maximilians 대학교(LMU)에서 정치과학을 전공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Nelly의 고향은 독일 바이에른의 주도인 뮌헨(Munich, 뮤닉)이다.

뮌헨은 독일 남쪽에 위치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랑 가깝고 베를린과 함부르크를 이어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와 축구 팀 FC 바이에른 뮌헨의 연고지로도 매우 유명하다. 또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알프스 추크슈피체(Zugspitze)가 근처에 있고 바이에른 주에 산이 많기 때문에 Nelly 역시 어릴 때부터 등산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무위키 FC 바이에른 뮌헨

© 마이리얼트립 네이버 포스트, 독일 맥주축제 :: 뮌헨 옥토버페스트 200% 즐기기


과거 독일과 같은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의 삶을 즐기며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성숙함이 인상적이었던 Nelly를 만나보았다.


▶ 한국에서의 삶

 독일은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가는 것이 쉽다. Nelly도 어렸을 때부터 여러 유럽 국가로 여행을 가보았고 휴가도 대부분 유럽에서 보냈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시아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하고 아시아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멋진 문화와 새로움이 공존하는 한국에 관심이 가 한국에서 살아 보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도착한 후 2주 동안은 격리 기간을 가져야 했기 때문에 한국을 구경하지 못했지만 2주 후 밖으로 나와 그때 당시 살았던 홍대와 주변을 구경하며 높은 빌딩들과 많은 식당, 카페들을 보며 놀랐고 독일과 전혀 다른 모습에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살아본 지 2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한국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지만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는 것과 교통 신호가 길어서 오래 기다려야 되는 것과 같은 작은 불편함과 언어장벽 말고는 한국에 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또한 많은 외국인이 함께 살고 있는 독일과 달리 한국은 외국인이 많지 않아서 사람들은 자신을 신기하게 보거나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러한 관심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 성균관대학교에서 삶

 Nelly가 독일에서 다니던 Ludwig Maximilians 대학교(LMU)는 독일의 오래된 대학교 중 하나로 약 5만 명의 학생들이 다닐 만큼 그 규모도 크다.

©Wikimedia

 © LMU 홈페이지(https://www.university-munich.cn/en/study-in-munich/)


독일의 대부분 대학교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캠퍼스가 따로 없고 학과 건물들이 도시에 퍼져 있는 형태인데, LMU도 그러하다. LMU와 결연을 맺고 있는 한국의 대학교는 몇 개 없었지만 학교에서 성균관대학교를 추천해줘서 성균관대학교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COVID-19 상황 때문에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취소했지만 LMU는 교환학생 가는 것을 허락해주었고 비록 캠퍼스 생활은 못하지만 한국은 독일과 다르게 봉쇄령(Lockdown)도 없었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한국에 오게 되었고 지금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독일에서 정치과학(Political Science)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에게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 이슈를 다루는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글쓰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기자라는 직업이 저에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치를 배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한국에 와서 한국의 정치에 대해 배우고 분단된 현실에 대해 배우면서 독일도 같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두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생각하는 것도 흥미로워요.”


 그는 독일에 있는 독특한 교육 시스템 중 하나인 직업교육훈련제도, ‘듀얼 시스템(Dual System)’을 통해 신문사에서 일 해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제도는 아직 대학에 들어가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주 1, 2 회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주 3, 4회는 산업체에서 직접 일을 해보는 교육 방식이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자신의 진로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라고 한다. 이처럼 독일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마다 다른 적성과 관심사를 공통된 교육과정으로 묶어서 교육하지 않고 각자에게 맞는 방향을 찾게 해준다.

 독일의 교육 제도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초등학교(그룬트슐레, Grundschule)가 4년제고 4년 동안 담임 교사가 같다고 한다. 교사들은 4년 동안 같은 아이들을 교육하며 그 아이들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며 어떤 중학교에 진학하는 게 좋을지 추천해준다. 초등학교 졸업 후 아이들은 중등 1단계에 진학한다. 이때는 2년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가지며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중학교가 잘 맞는지 탐색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학교로 편입한다. 그 후 중학교에 해당하는 하우프트슐레(실업학교, Hauptschule), 레알슐레(실업학교, Realschule), 김나지움(Gymnasium)중 하나에 진학하고, 그 후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중등학교 2단계인 직업학교나 전문고등학교, 김나지움 상급단계에 진학한다. 하우프트슐레나 레알슐레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고 기술자나 공무원이 되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진학하고 김나지움은 대학교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진학한다. 물론 하우프트슐레나 레알슐레 같은 실업학교에 다니다가 대학교에 가고 싶다면 김나지움 학교로 편입이 가능하다.

 1/3 정도 학생들이 김나지움에 진학하고 있고 그 추세는 증가하고 있다. 김나지움은 학급이라는 개념이 없고 필수과목과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의 과목을 선택해서 듣기 때문에 이동수업을 한다.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자격 시험이자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아비투어(Abitur)에 응시해야 한다. 이 시험 성적과 내신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약 98%의 학생이 아비투어에 합격한다고 한다. 대학을 포함한 모든 교육은 무료이다.


 다음으로 독일에서의 대학생활과 성균관대학교에서의 대학생활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수업 방식’이라고 답했다.

 “이곳은 매주 과제가 있어요.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독일에서는 자료를 읽고 토론하는 것이 수업의 주된 내용이라면 한국은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발표 점수가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에요. 독일에서는 발표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에 발표를 한다고 해서 점수를 더 받지는 않아요. 독일의 오래된 대학교는 캠퍼스가 없고 도시에 학교 건물들이 퍼져 있다는 것도 한국과 다른 점이에요.”


 Nelly는 인터뷰를 하는 내내 독일에 대해 객관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항상 상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생각도 돋보였다. 또한 COVID-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긍정적이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문화들을 경험하며 시야를 넓혀보세요.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기회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꼭 해보길 바라요. 성균관대학교 캠퍼스에서 웃으면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