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Thorsten Schuetze 교수
- 546호
- 기사입력 2024.08.29
- 취재 김아인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 조회수 1236
‘지속 가능한 건축’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속가능한 건축이란, 경제적인 이윤보다는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더욱 중시하며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 방식이다. 독일에서 온 건축학과의 Thorsten Schuetze 교수는 이러한 지속 가능하고 기후 탄력적인 건축을 학생들에게 소개해 주는 것을 교육 목표로 둔다고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미래지향적 건축을 연구하는 Thorsten Schuetze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Thorsten Schuetze 입니다. 저는 북독일에서 자랐고 1992년부터 1997년까지 함부르크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저는 함부르크와 비스마르 대학에서 프리랜서 디자인 건축가, 플래너, 컨설턴트, 연구원 그리고 지속 가능한 건축학 강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부터는 함부르크의 대학인 라이프니츠 하노버에서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일했고 2005년에는 제가 건축조경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독일 함부르크와 한국 서울의 사례를 이용한 기존주택지의 분산된 물과 위생시스템'이라는 논문으로 협력했습니다. 그 후, 2006년에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로부터 지속 가능한 건축 및 도시주의 조교수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기 전까지 기획, 개발 및 연구실의 이사로서 1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2011년에 저는 한국으로 이주하기로 했고 SKKU 건축학과의 개방형 교수직에 성공적으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2년 봄부터 SKKU 조교수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이후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아 연구와 교육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연구자와 학생의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우리 학과와 공과대학 그리고 대학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Q. 한국에 오시게 된 경위가 궁금합니다.
1998년, 제가 프리랜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을 당시에 저는 함부르크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작가 로은 화백의 LG 강남타워 건설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그때 저는 한국과 저의 한국 동료에게 빠지게 되었고 그녀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주기적으로 유럽과 한국 사이를 오갔고 결국 한국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Q.교수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제 삶의 첫 3년을 덴마크 국경과 발트해 만에 위치한 독일의 최북단 도시인 플렌스부르크(Flensburg)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은 럼주와 맥주 산업뿐만 아니라 공예, 항구, 무역으로 유명합니다. 그 후 4년간 북해의 관광지이자 어촌마을인 부숨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교 1학년을 보냈습니다. 7살부터 함부르크에서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17세기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4세에 의해 설립된 ‘운이 좋은 도시’라는 뜻을 가진 글루크슈타트에 거주했습니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함부르크로부터 60km 정도 아래에 있는 엘베강 근처에 위치한 글루크슈타트는 거미줄 같은 아름다운 도시 계획, 그림 같은 건물, 관광, 항구 그리고 물고기와 종이 생산 산업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에서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제 친구들과 멋진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 교육학, 금속 가공, 건물 건설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Q. 독일과 한국 대학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국가에 따른 대학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종종 특정 과에 따라 다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 대학은 강의 출석을 성적에 포함하기 위한 엄격하고 수치화할 수 있는 시스템, 과정과 결과 중심의 기준, 교수의 강의 계획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독일의 대학은 학생들에게 시험 통과, 개별 과제, 조별 과제 등을 요구하나 일반적으로 강의 출석을 성적 산출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이민 국가인 독일은 한국에 비해 국제 학생의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다른 주요 차이점은 한국의 많은 대학들은 사립이고 대부분이 등록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독일 대학은 공적 자금을 지원받으며 학생들은 보통 약 15만 원 정도의 행정 비용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기 위한 대중교통 할인권을 지불합니다.
Q. 건축의 구조, 기능, 미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건축은 엔지니어링과 예술에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과 예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예술의 경우, 반드시 아름다울 필요는 없으며 도발적이고 비판적이고 여러 논의가 가능하나 건축은 예술에서는 필요로 하지 않는 특정 기능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건물의 기능은 그 기능적 요구에 기반하여 건물을 설계하는 과정의 기초가 됩니다. 즉, 좋은 건축물은 그 기능, 구조와 더불어 건물의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디자인과의 일관된 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정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 정신’이나 일시적인 유행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훌륭하고 잘 설계된 건축물은 어떤 한 시대에는 아름답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다른 시대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지속 가능한 건축과 그렇지 않은 건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지속 가능한 건축은 건물과 도시 환경이 환경적인 영향과 재생 불가능한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지속 가능한 건축은 낮은 비용과 증가한 수입을 통한 수명 주기 비용의 감소를 포함한 경제적 요인만큼 인간의 편안함과 건강과 같은 사회적인 측면에 중점을 둡니다. 지속 가능한 건물은 전체 라이프사이클 동안 이산화탄소 등가 배출량, 기타 유해 배출량 및 재생 불가능한 자원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 편안하고 건강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건설, 운영, 유지 보수 및 해체가 모두 포함됩니다. 반면 일반적인 건물은 보통 투자자의 단기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도록 설계되고 건설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종종 환경, 사회 및 경제적 지속 가능성 측면을 고려하기보다는 초기 설계, 계획 및 건설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Q. 학생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건축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교육 목표는 학생들에게 기후 대응적이고 탄력적이며 지속 가능한 건축과 도시를 위한 원칙들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학생들이 이미 존재하는 건물과 도시들을 리모델링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새 건물들을 디자인하고 계획하고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갖추도록 노력합니다. 제 목표는 실내와 실외 모두에서 탄소 중립을 이루는 편안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Q. 가장 최근 완성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학술적 연구가 있으신가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저는 한국연구재단(NRF) 기초과학연구기금에서 지원한 ‘'스마트·지속가능·탄소중립·무배출 건물 개조 시스템 개발'이라는 연구를 4년간 진행했습니다.
2022년부터는 대한민국 협력 프로젝트의 PI로 일하는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 "지속 가능한 건물과 도시", "모듈형 건설", "스마트 리빙 및 스마트 시티", "건설의 디지털화"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독일 연방 건축 및 지역 계획 사무소 내의 연방 건축 도시 공간 연구소(BBSR)를 대상으로 수행됩니다.
2024년 5월부터는 "스마트, 통합형 도시기후의 복원력, 지속가능성 평가 및 도시재생 및 건축물 개조를 위한 계획 시스템 개발"이라는 제목의 5개년 연구 프로젝트의 PI를 맡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연구재단(NRF)의 자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Q. 교수님이 정의하는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건축은 건물과 다른 물리적 구조물들을 건설하고 디자인하는 예술이자 과학입니다. 이는 사람들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환경을 창조하기 위해 미적인 완성도, 기능성, 지속 가능성과 문화적인 맥락 간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축은 재료, 공간, 빛 그리고 형태를 이용하여 우리가 어떻게 개인의 창의성과 집단적인 가치를 반영하며 살아가고, 일하며, 상호작용하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Q. 올해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의 목표는 NRF 지원을 기반으로 한 연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대학원생 연구원과 협력하여 관련 과학 기사를 출판하는 것, 그리고 저의 관리하에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앞으로 학부 및 대학원생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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