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호기심이라는 엔진,
캐나다에서 온 휴고 로드리그(Hugo Rodrigue) 교수

  • 572호
  • 기사입력 2025.09.23
  • 취재 이윤하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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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호기심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제공하는 엔진이다. 캐나다에서 온 휴고 로드리그(Hugo Rodrigue) 교수는 열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한국에 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9년 전에 우리 대학 교수로 부임하였다. 기계공학부 교수인 그는 Soft Robotics Lab에서 소프트 로봇의 설계를 연구하고 있다. 탐구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은 그를 촉망받는 연구자이자 교수가 되도록 이끌었다. 휴고 로드리그 교수를 만나 그의 연구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와 지능형로봇학과의 부교수 휴고 로드리그입니다. 저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6년에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했습니다. 제 연구 분야는 소프트 로봇으로, 이는 고분자나 기타 연성 소재로 제작되어 구조의 변형을 통해 작동하는 로봇을 의미합니다.


| 교수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캐나다 퀘벡(Quebec) 주의 가장 큰 도시인 몬트리올(Montreal) 출신입니다. 몬트리올은 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지만, 영어까지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도시이며, 풍부한 다문화적 특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퀘벡은 원래 프랑스의 식민지였으나 이후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도 많은 프랑스 관련 유산을 보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역사는 프랑스와 영국의 문화를 뒤섞이게 했으며, 그 결과 캐나다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몬트리올은 활기찬 축제, 포뮬러 1 그랑프리, 그리고 항공우주 산업의 강력한 기반으로도 유명합니다.


| 대학생 시절에는 무엇을 전공하셨나요?

저는 학부 시절 기계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이후 산업공학 석사 과정을 거쳐 기계공학과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학위과정(KGSP)을 밟고, 한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한국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도전이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KGSP는 1년간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데, 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한 이상적인 틀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록 박사 과정에서 소프트 로보틱스를 전공하게 되었지만, 당시 박사 과정을 수행했던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던 제조 분야 연구에도 큰 관심이 있어서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 우리 대학에 교수로 부임하신 지 어느덧 9년이 되었는데요. 교수의 길을 걸으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연구 과정 자체를 진심으로 즐기며, 특히 학술지 논문 같은 결과물에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에 도전하기를 좋아합니다.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끊임없이 바뀌는 우선순위에 종속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교수라는 진로는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연구 방향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 교수님의 연구실인 Soft Robotics Lab(SoRo)은 주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나요?

제 연구실은 소프트 로봇 요소들의 기계적 설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즉, 소프트 로봇 자체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이 로봇들을 위한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고, 이후 이 부품들을 탑재한 신규 로봇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구의 상당 부분은 로봇을 만들기 이전 단계에서 이러한 부품들의 제조, 실험, 개선 과정에 투입되며,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반복적 실험과 최적화에 집중합니다. 또한 저희 연구는 이들 부품의 성능 한계를 확장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연구실에서 여러 학생과 함께하며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올해 초, 저는 학생 네 명과 함께 스위스에서 열린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또 시간을 내어 프랑스의 에귀디미디(Aiguille du Midi)에도 들렀는데, 그곳에서 정말 즐겁게 지냈습니다. 잊을 수 없는 풍경과 경험이었고, 연구실 학생과 함께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 훌륭한 연구 성과로 2020년에 한국정밀공학회(KSPE)에서 젊은연구자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끈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 성과의 원동력은 연구에 대한 깊은 열정,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호기심, 그리고 저의 멘토들과 협력자들의 지속적인 지원입니다. 무엇보다 제 연구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나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우리가 기계공학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공학이 의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다리 하나가 없으면, 의자는 설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자동차, 비행기, 로봇 등 기계공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수많은 기계를 사용합니다.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다른 공학 분야들도 제조 과정이 필요한데, 제조는 기계공학의 영역에 속합니다. 따라서 모든 제조된 물체는 반드시 기계공학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공학이 하나의 의자라면, 기계공학은 그 의자의 다리 같은 존재입니다.


| 교수님의 존재가 외국인 연구자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후배 외국인 연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돌파구를 찾고 경력을 쌓는 것은 쉽지 않고, 제공되는 기회가 적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외국인 연구자에게 가능하다면 한국어 공부를 병행할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동시에 진로 선택의 폭을 넓게 유지하길 권합니다.



| 앞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적인 목표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단기 목표가 더 가능성 있게 느껴지고 저에게는 더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면,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부와 삶 사이에서 의미 있는 균형을 찾으세요. 공부할 때는 집중하고, 아닐 때는 삶을 온전히 즐기세요. 진정으로 몰입하지 못할 때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있지 마세요. 압박감보다 중요한 것은 동기와 목적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잘 살아가며, 그 여정을 즐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