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티엔 닷 연구원

  • 432호
  • 기사입력 2019.11.26
  • 취재 권은서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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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온 34살, 응우옌 티엔 닷(Nguyen Tien Dat)입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SKKU 기계공학과 대학원의 로봇 공학 인텔리전트 시스템 연구소(로봇공학 혁신 연구소)에서 연구 하고 있습니다.”


◎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10년 전, 제가 대학교 3학년이었을때의 이야기에요. 그때 제게 인생을 가르쳐주신 한국어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감사하는 법,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말이 있습니다. ‘Dat, 내 말을 듣는다면 네 인생에서 20년은 구할 수 있을거야’라는 그분의 말씀으로 인해, 그를 사랑하고 그분의 나라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한국 대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로봇공학을 공부하고 있던 대학생이었습니다. 한국 로봇에 대해 알아보던 중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선두권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가르쳐주신’ 교수님의 영향으로 티엔 닷 연구원은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의 꿈과 연결 짓게 되었다. 그후로 자문단에서 조언을 받으면서 앞으로 공부할 분야를 철저하게 스스로 공부했다고 한다. 일본에 갈 장학금과 일본 기업 제의를 받기까지 했지만, 그는 “제 전공에 대한 지식과 제 자신, 저의 세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이 가장 적합한 유학장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한국으로 오게 된 티엔 닷 연구원. 그가 생각한 한국은 어땠을까. 그에게 한국에서 겪었던 일중 인상깊은 일을 질문했다.


“친구 어머님 생신 때 친구 집을 방문했었어요. 제 친구가 아내분을 ‘이 사람이 우리 아내에요’라고 소개했죠.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제가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했습니다. 저는 그때 한국에서는 두 형제가 한 여자와 결혼할 수 있는걸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 시선을 느낀 동료가 한국에서는 ‘나’ 대신 ‘우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주었죠.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로도 ‘우리’라는 단어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았어요. 제가 설명들은 모든 것들은 가장 크고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순히 문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원리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모든 것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서도 그는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그에게 힘든 시간들로 다가오기도 했다. “한국에서 ‘혼밥’이라고 하나요? 혼자 밥을 먹는게 가장 힘들었어요. 지금은 ‘혼밥’문화가 조금은 정착된 것 같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혼자 식사 하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요. 사람들은 제가 따돌림 당했다고 말하거나 혹은 제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내가 이상한 사람 같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혼자 밥을 먹으면서 보냈던 시간들은 제 어린시절을 함께한 가족들을 떠올리게 했고 향수병에 시달리게 했습니다. 힘들고 외로웠던 저는 제 능력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고 재정적인 어려움을 자꾸 생각하고는 했어요.”

 

◎ 한국에서 SKKU로

그렇게 한국에 오게 된 티엔 닷 연구원은 2012년 2월 말 한국에 와 SKKU 기계공학대학원의 로봇공학혁신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의 커리어이자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이다. 그가 SKKU에 온 계기에 대해 물어봤다.


“2011년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교들인 카이스트와 SKKU에서 각각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카이스트는 석사생으로 합격했고 석사 졸업 후에 박사학위를 공부하도록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반면 SKKU는 석사 학위와 박사학위를 함께 공부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KAIST와 SKKU, 석사 공부와 석박사 공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대학이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 교수나 동료가 어떤지는 대학을 선택하는 데에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SKKU는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인 유교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SKKU는 큰 단위의 국제 학생 커뮤니티가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SKKU는 국제학생에 대한 지원이 매우 좋은 곳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특히 저의 지도 교수님이 로봇 분야에서 저명하고 존경받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8년 전 SKKU에 입학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죠. 따라서 저는 카이스트보다는 SKKU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믿습니다.”


시작은 ‘인생을 가르쳐준 교수님’의 영향이었지만 그의 로봇 공학에 대한 열정도 큰 계기일 것이다. 그에게  로봇 공학 공부란 무엇일까?


“저는 6년 동안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을 보았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중간에 낙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졸업하는 것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가, 이름 앞에 붙을 박사라는 수식어를 가질 준비가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힘들든 아니든 저는 항상 제가 하는 일을 즐깁니다. 차근차근 밟아 결실을 맺으려고 노력합니다.”


누구보다도 로봇공학에 열정 넘치는 티엔 닷 연구원이지만 학업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저는 베트남에서 3년동안 로봇공학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제 지도교수님의 로봇공학 강의를 듣게 되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복함은 첫 학기의 반 정도 밖에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학기의 후반부는 그야말로 ‘두려움’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기술을 가르쳤었고 정말 쉽지 않았죠. ‘로봇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로봇학의 미래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교수님이셨으니까요.”


◎ 현재에서 미래로

“저는 교수가 되고 싶고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항상 고귀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가르침을 통해 미래 세계의 작은 부분을 전달하고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책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로 연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새로운 지식들은 기업에서도 발굴되고 연구되고 있어요. 우리 중, 많은 선생들, 교수들이 성공한 기업가가 되고, 성공한 기업가들이 역으로 다시 돌아와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멘토가 되는 것처럼요.”


To. SKKU 학생들에게

미래에 국가를 이끌어 나갈 여러 다국적 학생들이 모두 SKKU에 모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간단하게 저의 좌우명을 나누고 싶네요.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항상 감사하며 삽시다,

Live always lower your heart, and always learn to th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