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피크닉 저자특강:
강지영 아나운서를 만나다

  • 539호
  • 기사입력 2024.05.17
  • 취재 30기 이정빈, 박정호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627

“제 책 <때로는 간절함조차 아플 때가 있었다>

이 책은요 한마디로 정의해 보자면 무언가를 좀 잘해내고 싶었던 사람의 이야기라고 봐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애정 어린 눈으로 사람을 보고 강단 있는 목소리로 세상을 말하는 언론인. JTBC 주말 <뉴스룸>의 단독 앵커 강지영 아나운서가 자신의 성장 서사가 담긴 에세이와 함께 지난 5월 8일(수) 우리 대학에 찾아왔다. JTBC에 입사한 지 12년 차가 되던 해에 입사할 적 꿈을 이룬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국제관에서 있었던 강연을 취재했다. 



|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어

강지영 아나운서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전공이 회계학이었던 그녀가 회계사가 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인턴 생활을 하며 큐비클 속에서 노트북만 들여다보는 이 일이 자신이 상상하던 삶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결국 고민 끝에 휴학을 결심했고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회계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도 치열하게 노력했던 그 경험은 곁에 남아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잃을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남은 6개월간의 시간 동안 ‘MBC 신입사원(2011)’이라는 공개 채용 프로그램이 우연처럼 찾아온다. 할머니의 권유로 그곳에 나가게 된 그녀는 최종 8인의 고비에서 탈락했지만 JTBC 1기 특채 아나운서로 들어오게 된다.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지만 강지영 아나운서는 발 닿는 어디로든 가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고, 만들었다.


| 스토리(story)가 스펙(spec)을 이긴다

“제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선택은 MBC에 1차 오디션을 보러 간 거예요. 몸이 춥고 피곤하고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했는데 당시에 내가 이거 지원했다는 나의 이야기는 남지 않을까, 후에 돌아볼 때 그래도 나는 여기 가봤다는 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어요.”


오디션까지의 길은 멀고 험난했다. 겨울이었고,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떨리는 몸으로 나섰다. 스펙이 뛰어난 사람은 이제 너무 많고, 그렇기에 이제는 스토리가 중요하다. 그녀는 그 스토리를 찾아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고는 면접장에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말을 진심으로 꺼내 들었다.



▶ 아래는 강지영 아나운서와 학생들의 질의응답이다.


Q. 임지연 배우와의 인터뷰처럼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가슴을 울린,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매번 인터뷰 할 때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다 하나씩 있어요. 김성근 감독님 인터뷰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감독님은 제가 찾고 있는 외롭고 고군분투하는 어른의 모습이셨어요. 그분과 대화할 때는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을 한 분이 존재하네. 난 장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런 분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신구 선배님과 같은 원로 배우분들을 뵌 적도 있었는데, 참 재미있어요. 그분들께서는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여쭈면, ‘뭐가 있어~ 그냥 있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근데 그 짧은 한마디에 큰 울림이 있었어요. 그 사람의 관록과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을 우리가 알기 때문에 그 한마디에 무게가 있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저도 꼭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Q. 어릴 적부터 아나운서를 꿈꾼 저는, 훗날 강연자님처럼 훌륭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습니다. 아나운서님께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A. 저는 ‘제2의 무엇’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내가 되어야 해요. 저는 저밖에 없을 것이고, 자기는 자기밖에 없을 거예요. 여태까지 남들이 보지 않았던 부분들을 파고들다 보면 그게 자기의 색깔이 된다고 저는 분명히 생각해요. 항상 방송할 때 후배들에게 하는 얘기가, “이 자리(아나운서)는 캐릭터 싸움이다. 신뢰는 기본이고, 캐릭터는 분명히 가져가야 한다. 자신의 매력을, 나만이 가진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예요.



강지영 아나운서의 강연은 우리에게 꿈을 향한 도전이 결국 기다림과 인내의 다른 이름임을 일깨워 주었다. 강연을 통해 펼쳐진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많은 학우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주었다. 그녀의 말처럼,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과 인내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 이 강연이 많은 성균인들이 큰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