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커버스토리 - 2025.04.08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담아,
오거서 마음 편지&사랑해 서가

이 세상에서 감히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을 하나 고르라면 아마 사랑일 것이다. 특히 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랑은 쉬이 형용할 수조차 없다. 오죽하면 자식이 부모 사랑 반만 해도 효자라는 속담이 있을까. 올해 입학식에는 그런 부모의 사랑을 전하는 오거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오거서 행사는 오거서 마음 편지와 사랑해 서가를 통해 신입생들의 학부모가 자녀를 향한 사랑을 전달하는 행사다. 입학식이 열리기 전, 유지범 총장은 신입생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오거서 행사를 알리는 서신을 부쳤다. 학부모들은 유지범 총장에 대한 답장으로 자신의 아이에게 독백하듯 아니면 대화하듯 글을 써서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학부모는 자신이 키운 아이의 성장 과정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 소회를 담담하게 썼다. 편지 하나하나가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서신은 부모의 따스함이 담긴 손 편지와 카드로 가득했다. ▲ 오거서 마음 편지와 사랑해 서가에 공개한 학부모의 편지(사진 왼쪽)와 유지범 총장이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사진 오른쪽) | 오거서 마음 편지 오거서(五車書)란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은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 학술정보관은 이러한 오거서 정신이 담긴 독서 문화 진흥 운동을 2009년부터 이어왔다. 그중 오거서 마음 편지는 신입생들에게 부모의 응원이 담긴 손 편지와 학술정보관에서 선정한 책을 선물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삼성학술정보관 앞에는 수많은 손 편지가 자리했다. 대학에 입학한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부터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잘 견디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부모의 응원들이 한자 한자 수를 놓고 있었다. | 사랑해 서가 오거서 마음 편지 옆에 있는 사랑해 서가에는 크기를 잴 수 없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사랑해 서가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사랑해 벽에서 착안했으며, 엽서 크기의 카드에 자녀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프로젝트였다. 몽마르트르의 사랑해 벽에는 다양한 언어로 “사랑해”가 적혀 있다면, 사랑해 서가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담겨 있었다. 사랑을 글에 꾹꾹 눌러쓰거나, 손수 말린 색색의 꽃을 붙이거나, 따뜻한 색채의 그림을 그려 넣는 등 사랑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 있었다. 각기 다른 언어로 한 마음을 외치듯, 자녀를 향한 사랑이라는 동일한 마음이 담긴 카드들이 모여 서가를 이루었다. 매해 오거서 행사는 인문학술정보팀에서 준비하고 있다. 오거서 마음 편지와 사랑해 서가가 잘 진행되도록 힘쓴 인문학술정보팀의 독서 진흥 프로젝트 담당자 박민호 책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그동안 학술정보관에서 다양한 오거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매해 입학식에서 오거서 마음 편지 프로젝트를 진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거서 마음 편지는 대학 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신입생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선사하고, 성균관대학교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진행되어 왔습니다. 부모님의 따스한 손 편지와 책 선물을 통해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성균관대학교의 독서 문화를 체험하고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삼성학술정보관 앞에서 직접 편지와 책을 받아 부모님과 함께 입학식을 기념할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기획했습니다. Q. 오거서 마음 편지와 함께 진행된 사랑해 서가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인가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 있는 사랑해 벽에서 착안하여 부모님의 변치 않는 사랑을 모은 사랑해 서가를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신입생뿐만 아니라 성균인 모두가 지칠 때마다 사랑해 서가를 보며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는 학술정보관의 서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오거서 마음 편지와 사랑해 서가 부스에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표현되어 있었어요. 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편지나 카드는 무엇인가요?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후배가 된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양손에 땀이 날 지경의 자랑스러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좋아했던 어머니가 성균관 유생이 된 자녀에게 보내는 응원과 가르침의 편지, 「청춘」이라는 자작시를 직접 적어 보내주신 어머니의 편지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카드에는 신생아 사진을 오려 붙여 태어난 순간부터 사랑해 온 마음을 담은 카드, 한 땀 한 땀 비즈를 붙여 꽃다발을 전해주는 카드,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눌러 담듯 펜을 꾹꾹 눌러쓴 다양한 형태의 사랑해 글자가 담긴 카드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Q. 두 프로젝트 모두 신입생들에게 매우 힘이 됐을 거 같아요. 두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한 취지는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첫 시작, 첫걸음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처음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님일 것입니다. 오거서 마음 편지로 부모님의 응원을, 사랑해 서가로 부모님의 사랑을 대학 생활의 첫 시작인 입학식에서 느낄 수 있도록 두 이벤트를 같이 진행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25학번 신입생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부모님의 따스한 마음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고, 학술정보관에서도 언제나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을 소중히 여기며 여러분의 열정과 희망이 마음껏 피어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신입생들은 어떤 마음일까? 부모님께 오거서 마음 편지를 받은 신입생 이태우(영상학과 25) 학우, 박소민(글로벌융합학부 25) 학우, 김한결(글로벌경영학과 25)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부모님께 오거서 마음 편지를 받은 소감이 궁금해요. 이태우 | 어렸을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제 꿈을 응원해 주신 부모님이라 정말 감사했고, 한편으로는 그 사랑에 보답해 드렸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박소민 | 부모님께서 정말로 편지를 써주실 줄 몰랐습니다. 접수 마감일 직전까지 빈 편지지가 식탁 한편에 그대로 있었거든요. 그래서 입학식 날 편지를 전달받았을 때 깜짝 놀랐고, 그만큼 매우 기뻤습니다. 김한결 | 입학식 전부터 1~2주간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전화나 메시지로 전할 수 없는 깊고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Q. 부모님께서 적어 주신 편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태우 | 편지 내용의 절반은 아버지가, 나머지 절반은 어머니가 써 주셨습니다. 서로 다른 글씨체가 하나의 마음을 보여준다는 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박소민 | 두 분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글씨체를 가지고 계시는데, 부모님 손 글씨를 오랜만에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 손 글씨 같은 ‘어른 글씨체’를 가지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요. 제 글씨는 아직도 멀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김한결 | 제가 부모님의 딸이라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저의 어머니, 아버지여서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와서 서로 더욱 돈독해지는 편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부모님께 답신을 적는다면 어떤 말이 하고 싶나요? 이태우 | 부모님께 큰 힘을 받아온 만큼,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해서 꿈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소민 | “나 편지 읽고 울었어. 이건 농담이야.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이건 농담 아니야.”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김한결 | 2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언제나 저를 응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며, 앞으로는 부모님께 힘이 되는 딸이 되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평소 잘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된 지금, 종이에 적어 내린 사랑은 깊은 감동을 준다. 바로 수정이 가능한 문자와 달리, 고침 없이 펜으로 한자 한자 눌러쓴 편지에는 그만큼 자녀를 아끼는 마음이 묻어난다. 그러니 오늘은 아낌없는 사랑을 퍼 준 부모님께 사랑해 한 마디를 건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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