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해 태어난 인공지능 모델,
팀 Latent Graph 강민구 학우

  • 565호
  • 기사입력 2025.06.10
  • 취재 박명준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2901

어느새 인공지능(AI)은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다. 도로에는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다니고, 최근에 출시된 스마트폰에는 인공지능 비서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사용자의 명령을 늘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AI의 발달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수많은 연구자가 어느 분야에까지 AI가 적용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번 'LG Aimers 6기 AI 해커톤'은 '난임 지원을 위한 AI 모델 구축'을 주제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실제 불임 치료 데이터를 통해 AI가 의료 분야, 그중에서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난임 치료에 어떤 식으로 이바지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지난 5월 8일, 우리 대학 김종효(소프트웨어학과 22), 강민구(인공지능융합전공 22), 오경준(인공지능융합전공 21) 학우와 가천대학교 김준영(인공지능학과 23) 학우로 구성된 ‘Latent Graph’ 팀이 해커톤에서 대상을 받았다. ‘Latent Graph’ 팀은 데이터 전처리 및 딥러닝 모델 활용에 집중하여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향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팀들과의 차별점을 보여줬다. 팀의 대표자로서 강민구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융합전공 22학번 강민구입니다. 저는 현재 AI를 통해 이미지나 비디오를 처리 또는 생성하는 Computer Vision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연구 중심의 공부를 하며, 틈틈이 해커톤이나 대외 활동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 Latent Graph팀, 왼쪽부터 오경준, 김준영, 김종효, 강민구



| Latent Graph 팀의 대표로서 LG 에이머스 6기 AI 해커톤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기뻤어요. 특히 이전 기수에도 참여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실력도 부족했고, 혼자서 준비하다 보니 아쉬움이 컸거든요. 이번에는 함께 연구해 온 팀원들과 긴 시간 고민하고 토론하며 프로젝트를 만들어간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수상 발표 순간에는 ‘우리가 해냈구나’ 하는 안도감과 동시에, 그동안의 고민과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이 경험이 저에게 큰 자신감을 줬고 앞으로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됐습니다.


| Latent Graph 팀을 소개해 주세요.

Latent Graph 팀은 모두 AI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학부생들로 구성된 팀이에요. 저희는 ‘2024 SW공동경진대회’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여러 대회나 프로젝트에서 협업하면서 팀워크를 다져왔어요. 특히 팀원들 모두 각자 강점이 분명해서,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뉘고 서로를 믿고 맡길 수 있었던 점이 큰 장점이었어요. 저희는 프로젝트를 할 때도 단순히 ‘수상’을 목표로 하기보다, 실제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와 기술적인 깊이를 함께 추구해요. 덕분에 어떤 주제를 만나도 함께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문화가 형성됐고, 팀이라기보단 ‘같이 성장하는 연구 동료’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아요!


| LG 에이머스 6기 AI 해커톤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LG Aimers 프로그램은 제가 학부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지켜본 대회예요. 이전 기수에도 참가했지만, 당시에 AI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고 혼자 준비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 이후로 연구와 해커톤 등을 통해 실력을 많이 쌓았고, 이번에는 정말 실력 있는 친구들과 함께 제대로 도전해 보자고 결심했어요. 또한 단순한 대회가 아닌, 실제 의료 데이터를 다루고 사람들의 삶과 직접 연결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어요. 기술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하고 싶었고,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열정으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 이번 해커톤의 과제는 임신 성공률을 예측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이며,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었는데요.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Latent Graph 팀만의 강점은 무엇이었나요?

저희 팀은 단순히 점수나 성능 지표만을 높이려는 접근보다, 실제 의료 환경에서 ‘쓸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그 과정에서 Multi Task Learning 기반 모델을 도입해 모델의 예측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 수 있게 만들고자 설계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도메인에 맞게 데이터를 정제하고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처리 전략을 고안했어요. 예를 들어 희귀한 성공 사례를 모델이 과도하게 학습하지 않도록, 분포를 조정하고 샘플링 방식도 바꾸는 등 데이터 관점에서도 많은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단순한 예측이 아닌, 의료진이 실제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있는 구조적인 해석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 대회 참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본선 과제는 단순한 ‘임신 여부’ 예측이 아니라 ‘임신 성공 확률’을 예측하는 문제였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 확률값이 단순한 회귀 타깃처럼 보였고, 저희도 별 의심 없이 MSE(평균 제곱 오차) 기반의 일반적인 회귀 접근을 했었어요. 하지만 모델 성능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서, 팀원들과 함께 ‘이 확률값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저희는 이 확률값이 임상적으로 동일한 조건—예를 들어 나이, 치료 방법 등—을 가진 사람들 집단의 평균 임신 성공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즉, 각각의 확률은 개별 환자의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 비슷한 조건의 환자들이 어느 정도의 확률로 임신에 성공했는지를 나타내는 통계적 평균이었던 거죠. 이걸 이해하고 나서 기존의 회귀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고려한 새로운 loss 함수를 설계했어요. 구체적으로는 비슷한 조건의 환자군을 묶고, 그 집단의 성공 여부 분포에 기반해 학습하도록 구조를 수정했어요. 그 결과 성능이 눈에 띄게 올라갔고, 그때 팀원 모두가 “이거다!” 하면서 진짜 짜릿한 전율을 느꼈던 것 같아요. 데이터의 표면적인 수치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 수치가 어떤 맥락에서 생성된 것인지까지 이해하고 접근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절감한 순간이었어요.




| 인공지능융합전공 학부 수업 중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 도움이 된 수업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2학년 1학기에 들었던 박은일 교수님의 ‘컴퓨터 사고와 응용’이에요. 이 수업은 매주 새로운 문제를 풀어야 했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면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다는 특별한 규칙 덕분에 모두가 집중해서 열심히 임했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그 분위기에 푹 빠져서 평소보다 훨씬 열심히 코딩 공부를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력과 구현 속도도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그 수업을 계기로 문제를 코드로 해결하는 재미를 본격적으로 느꼈고, 이후 해커톤이나 연구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단순히 알고리즘을 배우는 게 아니라, 문제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설계하는 사고력이 길러졌던 중요한 계기였어요.


| 수많은 대외 활동 및 인턴을 병행하면서도 만점에 가까운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도 완벽하지 않지만,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하고 그 순간에는 ‘몰입’하려고 노력했어요. 학기 중에는 수업과 동시에 연구에도 집중했는데, 특히 교수님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나 연구실 세미나 활동을 통해 이론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했어요. 반면, 방학이나 주말에는 대외 활동이나 해커톤, 인턴십 등 외부 활동에 몰두하는 식으로 일정을 분리했어요. 또, 수업을 ‘단순한 학점’이 아니라, 제 연구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들었던 게 커요. 전공과목들은 대부분 실전에도 연결되기 때문에, 수업을 잘 이해해 두고 이후 연구나 해커톤에서도 훨씬 빠르게 응용할 수 있었어요.


| 특별히 관심 있는 연구 분야가 있나요? 해당 분야의 어떤 점이 좋은지 알려주세요.

저는 현재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요약하는 ‘Video Summarization’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긴 영상을 짧고 간결하게 요약하는 과정에서 어떤 장면을 선택해야 ‘의미 있는 요약’이 되는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 많은 연구가 요약의 ‘정확도’나 ‘상관 관계’처럼 평가 지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런 수치적인 기준이 실제 사용자에게 주는 의미나 만족도와는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단순히 수치상으로 잘 맞는 요약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요약이 무엇인지 탐색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결국 AI가 생성하는 결과물이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인 만큼, 그 과정에서의 해석 가능성과 사람 중심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영상이라는 풍부한 정보를 다룰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고, 여기에 사용자 경험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실용적 의미 모두를 가진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진로 혹은 꿈이 무엇인가요?

저는 장기적으로 인공지능 연구자가 되어, 실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싶어요.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에서 AI가 어떤 방식으로 이바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고민을 연구와 실용적인 결과로 풀어내고 싶어요. 최근 AI 분야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과거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이나 **Transformer처럼 하나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획기적인 연구들이 분야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는 것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어요. 저 역시 언젠가는 그런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논문을 쓰는 게 꿈이에요. 단순히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의 삶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합성곱 신경망): 이미지, 비디오 등의 시각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알고리즘. 컴퓨터 비전 분야의 전환점이 된 기술.

**Transformer(트랜스포머): 문장의 모든 단어를 비교하여 어떤 단어가 중요한지 자동으로 판단하는 방식을 도입한 기술. ChatGPT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의 기반이 됨.


| 마지막으로 해커톤이나 인공지능 관련 대외 활동에 참가하려는 성균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계속 배우고 도전하는 중이에요. 이번 대회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제를 이해하고, 팀원들과 끝까지 고민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균인분들도 너무 겁내지 말고, 직접 한 번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해커톤이나 대외 활동은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실전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문제에 흥미를 느끼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자신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예요. 처음엔 부족하고 낯설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분명히 성장하게 될 거예요. ‘완벽할 때 시작하자’라는 생각보다, 지금 당장 부딪혀보는 용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끝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을 성균인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여러분의 도전이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강민구 학우의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