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안과 밖, 경계를 넘나드는 성장의 발걸음’
황수빈 원우(의료기기산업학과 23)
- 575호
- 기사입력 2025.11.12
- 취재 박명준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615
황수빈 원우는 대한의용생체공학회 우수논문상(제1 저자), 우리 대학 대학원 연구성과 경진대회 등을 수상하며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의료기기산업학과 학생기자 활동, 석사과정 중 1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 우수인재 표창을 수상하며 다방면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바쁜 대학원 생활 중, 황수빈 원우에게 축복이 찾아왔다.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거의 만삭인 상황에서도 황수빈 원우는 학교에 빠지지 않으며 최선을 다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느 방면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황수빈 원우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에 2023년 2학기부터 재학 중인 황수빈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의료기기산업학과는 명륜동이나 수원이 아니라 강남구 일원동에서 수업을 합니다. 참 특이하죠? 삼성융합의과학원 소속 학과로, 국내 탑급 상급종합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 연계하여 다양한 의학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동문들이 타 대학에서도 의대 교수님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의료기기산업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전국에 의공학(의료기기)을 가르치는 대학들은 많이 있지만, 의료기기 산업 특성화 대학원은 전국에 단 세 곳뿐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동국대, 연세대와 함께 의료기기 산업 특성화 대학원으로 선정한 대학원 과정입니다. 저는 세 학교 중에 성균관대학교에만 지원했는데, 삼성융합의과학원 산하 4개 학과가 유기적으로 수업을 공유하고 있고 학술대회 등과 같이 교류가 많은 점 등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압박스타킹이나 휠체어, 안마의자부터 눈에 삽입하는 임플란트나 심장 스텐트 등 정말 다양한 의료기기들이 있는데 아픔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보고 싶었어요.
| 대학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해리포터를 보면,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퀴디치 대회를 하잖아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는 그와 비슷한 Research Matters가 있습니다. 이는 본인이 대학원에서 진행 중인 나의 연구가 왜 중요한지를 발표하고 경쟁하는 대회인데, 2023년에는 여러 분야에서 총 156명이 참여를 하였습니다. 저도 그중의 하나였고, ‘이학(理學)/의학/약학’ 분야에서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자주 듣는, “정말 공부를 잘했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옆에 친구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이해를 한 것”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Research Matters를 준비하면서 배운 것들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고, 그러한 기억이 많이 남았습니다.
▲ SKKU Research Matters 활동 모습
만약에 우리 학교 후배에게 대학원에서 해볼 것 한 가지를 추천한다면, 저는 꼭 Research Matters를 준비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Research Matters는 한 번 수상하면 1년간 다시 참여가 불가하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다만 최대한 빠르게 연구 준비를 하면 2번도 해볼 수 있기에, 빨리 참가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까지 완료된 상태에서도 가능하고, 반대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구상 단계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니까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많이 도전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학위논문 심사받을 때도 비슷하게 예심, 본심에서 소위 말하는 ‘디펜스’도 해야 하니, 내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하고 학문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전공 관련 수상이나 높은 학점을 많이 받으셨는데, 학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공부 좋아하시나요? 저는 그렇게까지 막 공부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라서 ‘나한테 뭔가 실컷 공부를 못해 죽은 귀신이 들린 것도 아니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드는 밤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OTT에서 새로운 예능 프로가 유혹하는 날도 있고, 날이 좋은 저녁에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피크닉을 즐기고 싶은 시간도 참 많았어요. 그럴 때는 기분 전환을 위해 한강이 내다보이는 뚝섬유원지(자벌레)로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OTT도 아예 끊는 것이 아니라 딱 밥 먹는 시간이나 통학할 때만 보고 다시 전공 공부를 하면서 학기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맹물에 멸치나 다시마 국물이 우러나듯, 새로운 것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그 끓는점을 느끼게 됐고, 배우는 맛이 제 삶에 더해졌습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및 한국보건복지인재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과 서울대학교 및 KAIST, 서강대학교 등 국내 유수 대학의 관련 강의를 추가로 수강하면서,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와 의료기기 관련 교육을 두 학기 동안 약 324시간 정도 대학원 수업 외에 틈틈이 시간을 내어 이수하며 정진하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A+를 받았던 ‘의료기기 보험 정책론 및 경제성 분석’ 전공과목을 수강할 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제대로 알기’의 45시간 과정을 K-MOOC 과정으로 이수하면서 대학원 수업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두 과목 제외 모두 A+학점을 받으면서 평점 4점대의 좋은 학점 취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 실제 수료증 및 성적표
| 전공 분야뿐 아니라, 보건의료 공공기관 서포터즈 활동 및 학생기자단 활동을 하신 것이 인상적인데요.
어떤 계기로 이런 활동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학위증을 받는다고 해서 꼭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학부생도 아닌 대학원생이 대외활동에, 논문 써서 학회 나가고, 주말엔 봉사활동도 가고 학점도 잘 받으려고 노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공부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하는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공기관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근로복지공단 활동과 저희 지역구 건강도시 서포터즈 등에 참여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우수활동자 원장 표창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바쁠까 봐, 혹은 학부생보다 젊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못할까 봐 대학원생을 기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기관들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 바쁜 석사과정 중에도 봉사를 100시간이 넘도록 하셨는데요.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너무 한 가지에만 몰두하면 사람은 금방 지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 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학과에 학부만큼 다양한 학생들이 있지는 않다 보니 늘 같은 원우들과 수업을 듣고, 너도, 나도, 얘도, 쟤도 다들 같은 주제로 공부와 연구만 하다 보면 어느 정도 피로감이 쌓이고, 내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럴 때 봉사와 대외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고 몰두하다 보니, 그런 압박감도 줄어들어 대학원생으로서 본연의 업무인 공부와 연구를 함에 있어 더 활기찬 상태가 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서울시립과학관 교육 봉사 활동 모습
| 현재 육아와 대학원 생활을 병행하고 계시는데요. 현재와 같은 생활을 결심하게 된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물론 가방끈이 길다고 다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실천하는 지성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냥 출석만 하고 대충 시험만 치르면서 제대로 된 공부도 하지 않는 대학원 생활보다는 후회 없이 공부하고, 사회에도 이바지하는 생활을 하여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거 같아요. 아기가 더 크게 되면 대학원 생활은 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번에 힘들긴 했지만 만삭이 되어서도 학교에 빠지지 않고 갔던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이 죄를 지으면 소년원을 가고, 대학생이 죄를 지으면 대학원을 간다’라는 밈이 있잖아요. 아직도 대학원이 일부 학과나 과거에 존재했던, 바람직하지 않고 어떤 괴이한(?) 곳처럼 여기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근데 제가 직접 해보니 교수님들도 정말 좋으시고, 동기들의 연령대 폭이 더 넓은 편인데도 서로 아우러져서 맛집 탐방도 하고, 같은 분야에서 함께 고민도 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2025년 President’s List로 선정이 되어 총장 표창을 받은 것도 정말 영광입니다. 학부생들이 가지고 있는 석박사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깨고 많이들 진학하면 좋을 거 같아요.
▲ President’s List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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