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방구석 생활 - 집콕 문화생활 백서

  • 450호
  • 기사입력 2020.08.25
  • 편집 최세영 기자

글: 박효진 학우



 지난 5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며 지겨운 45일간의 집순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란 우리의 기대는 또다시 시작된 집단감염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최근 몇 주 사이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올 가을 2차 대유행을 경고하는 목소리 역시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위협적인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우리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순식간에 ‘방구석’은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가 되어버렸고 집콕 문화는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놀이를 양산해내고 있다. 코로나 장기전에 맞추어 우리의 문화생활에도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경계 없는 언택트 랜선 문화생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2,500여 건의 현장 예술 행사가 취소, 연기되었다. 사실상 현장성과 대면 접촉이 중요한 공연과 전시, 축제 등은 현재 일시정지 상태에 가깝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연 예술을 집에서 즐기는 비대면 공연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많은 외국 문화예술계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공연을 진행했고, 우리나라도 서울시와 중앙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문화예술계에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문화 서비스

 3월 31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누리집과 문화포털에 통합 안내 페이지를 개설해 문화예술 온라인 공연과 전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에 접속하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전당 등 각종 국공립 문화예술단체의 교육과 전시, 공연, 도서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www.culture.go.kr/home/index.do)




- 인문학 배움터, 서울자유시민대학

 서울시민의 평생학습 교육장인 서울자유시민대학은 서울 전역에 62개 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시민들을 위해 집에서도 다양한 온라인 인문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역사·문학·천문학·음악 등 전 분야를 망라한 29개의 수업 영상은 각 분야의 교수진이 참여해 촬영했다.

(유튜브 ‘서울자유시민대학’ 채널)


- 다양한 온라인 취미 클래스

 미술, 공예, 음악, 요리,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분야의 카테고리를 난이도·가격·라이프스타일별로 제안하는 온라인 취미 클래스.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강의가 수강 가능하며, 필요한 재료를 모아놓은 키트도 배송 받을 수 있다. 한 달 평균 3-4만원의 합리적인 가격과 넉넉한 수강기간으로 부담 없이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보자. 후기와 커리큘럼을 보고 나에게 꼭 맞는 수업을 신청할 수 있다. ‘하비풀’과 ‘클래스 101’,‘마이비스킷’등의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 서울시립교향악단 ‘온라인 스테이지’

3월 13일에 공개된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시작으로 스메타나의 피아노 3중주, 피아졸라의 5중주 등의 뛰어난 음향과 연주를 집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스테이지’에서는 무관중 공연 실황을 생중계하며, 유튜브에도 업로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인기 프로그램인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일명 ‘콘미공’ 역시 온라인으로 강의가 공개된다. 클래식 전문 해설가의 해설과 영상물 감상을 통해 공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콘미공’은 요즘처럼 공연장에 가기 어려운 시기에 클래식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할 수 있어 유익하다.

(홈페이지 www.seoulphil.or.kr / 유튜브 ‘서울시립교향악단’ 채널)



- 서울시립미술관, <모두의 소장품>

 총 49명 작가의 작품 131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로, 코로나19로 인한 휴관 기간에는 SNS를 통한 온라인 관람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매주 월요일에 #소장품을 소개하고, 수요일엔 #하루하나미술사, 금요일엔 #Q&A를 비롯한 전시 메이킹 스토리와 학예사와 함께하는 전시 투어 영상이 공개된다.

(인스타그램  @seoulmuseumofart)


-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손안에 갤러리>

 아빠, 엄마가 직접 도슨트가 되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유튜브에서는 6080 세대의 추억이 살아 있는 감성 공간 곳곳을 유쾌하게 안내하는 온라인 도슨트를 만날 수 있다. SNS에서는 ‘2020 돈의문박물관마을 작가 갤러리’ 참여 작가의 작품이 온라인 전시로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돈의문박물관마을’ 채널 / 인스타그램 @donuimunmuseumvillage)


-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의금부 금오계첩>

 조선 시대 최고의 사법기관이었던 의금부의 기능과 활동, 의금부도사들의 신입 관료 신고식인 면신례 과정 등을 보여주는 전시를 VR 뷰어로 구현했다. 실제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처럼 전시장 내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전시 해설이 준비되어 있으며, 원하는 전시 작품을 클릭하면 해당 작품을 더 자세하게 관람할 수도 있다.

(홈페이지 museum.seoul.go.kr)


-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우리 소리로 살다>

 사라져가는 민요 자료를 수집·정리해 보존하고 전승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코로나19로 직접 박물관을 방문할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상설 전시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민요 콘텐츠인 ‘민요사전’, ‘팔도민요’, ‘풍속화 속 우리 소리’ 등 다양한 민요 큐레이션을 통해 우리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홈페이지 gomuseum.seoul.go.kr/sekm)


- 세계적 스타들의 온라인 공연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팬들을 위해 레이디 가가부터 폴 매카트니, 스티비 원더, 테일러 스위프트까지 세계적 스타들이 #TogetheradHome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모였다. 시민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주최한 랜선 콘서트에는 전 세계 가수 100개 팀 이상이 참여해 각자의 집이나 작업실에서 노래를 불렀으며, 이 공연은 라이브로 공개되었다.

(유튜브 ‘Global Citizen’ 채널)



- 서울돈화문국악당, <온라인 콘서트 LINK>

 5월 8일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3일 방지원×박다울×김용성, 5월 25일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등의 다양한 공연이 7월까지 이어진다.

(네이버TV·유튜브 ‘서울돈화문국악당’ 채널)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생활패턴이 변화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활동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집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홈 카페', 콩나물, 대파, 양파 등 작물을 집에서 키우는 '홈 파밍', 오르골 만들기, 꽃꽂이 등 다양한 DIY 제품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홈트레이닝의 경우에도 단순히 유튜브를 보고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문 코치와의 온라인 상담을 통해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가 가능해졌다. 본인의 컨디션에 맞춘 운동클래스를 수강하거나 습관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피포페인팅, 추억의 글라스데코, 빔프로젝터 등의 구매율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새로 등장한 '집콕' 문화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부터 너도나도 SNS 인증샷을 올리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2020년은 아마도 대규모 ‘집콕’을 전 세계적인 일상, 그리고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만든 해로 기록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랜선 출근과 랜선 등교 역시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렸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전히 우리에겐 ‘stay home’의 자세가 필요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 문화 활동을 찾아보며 ‘자발적 거리두기’를 유지함과 동시에 집 밖에서도 방역 기본지침을 잘 지켜 코로나 19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보자. 정부의 발 빠른 대처와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그립던 일상으로의 복귀가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