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Ⅰ

  • 419호
  • 기사입력 2019.05.16
  • 편집 연윤서 기자

글: 노혜진(신문방송학 14)


미얀마 여행 일자 : 2019.01.07 ~ 2019.01.23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16일간의 미얀마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은 다양한 상황이 겹치고 겹쳐 이루어졌다.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조금 급하게 여행지와 여행기간을 정했고, 원래 혼자서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어쩌다 보니 1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들의 연속은 결국 최고의 16일을 만들어냈다.


00. 여행 준비

조금 급하게 준비한 여행이다 보니, 사실 거창하게 '여행 준비'라고 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1) 아직까지 미얀마는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대중성이 낮아 여행준비 정보가 만큼 부족하다.

2) 2018년 10월부터 1년간 무비자로 미얀마를 여행할 수 있기에, 2019년에는 미얀마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3) 개인적으로 이번 미얀마 여행은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서 많은 람들이 미얀마에 대해서 알고 미얀마로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에 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혹은,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미얀마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적어보려 한다. 나의 여행 일정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1월 초부터 말까지 16일 동안 미얀마만 다녀왔는데 감사하게도 이 시기는 미얀마의 건기였다. 총 5개 도시를 다녀왔으며 미얀마 양곤으로 들어가서 만달레이로 나오는 일정이었다.

양곤(2박 3일) - 바간(4박 5일) - 껄로(1박 2일) - 트래킹(1박 2일) - 인레(냥쉐)(2박 3일) - 만달레이(2박 3일)


01. 미얀마 사람들

미얀마가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10개도 넘게 꼽을 수 있다. 그중 최고는 단연 미얀마 사람들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 인종차별과 니하오 공세에 시달리는 여행에 익숙해진 나에게, 미얀마 사람들의 친절함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미얀마에서는 항상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웃었고, '밍글라바!'하며 인사하면 '안녕하세요!'하고 돌아왔다. 택시 영업을 하려고 다가오는 아저씨께 ‘이미 그랩(택시 어플)으로 택시를 불러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아 그렇냐’며 허허 웃으며 그냥 지나가신다. 심지어는 나에게 배정된 기사님의 얼굴을 확인하고, 기사님이 도착하면 ‘저기 너희 택시 왔다’며 친절히 알려주기도 했다. 관광객 대상으로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고, 일부러 빙빙 둘러서 가는 뭇 국가와 상당히 달랐던 것이 충격 아닌 충격이었다.

직접 경험한 미얀마 사람들의 미담은 셀 수 없이 많다. 여행하면서 감동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미담만 따로 정리해서 글 한 편을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과장 좀 보태서, 미얀마에서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미얀마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한다. 사실 '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한국 TV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기본적으로 '안녕하세요' 정도는 알고 있다. 길에서 만나서 인사를 할 때, '니하오'보다 '안녕하세요'를 먼저 들어본 나라는 미얀마가 유일할 것이다. 미얀마 사람들에게 먼저 '밍글라바!'(미얀마어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면 활짝 웃으며 ‘밍글라바’하고 대답해준다. '쩨주바' 혹은 '쩨주덴바데'(미얀마어로 '감사합니다') 정도만 이야기해도, "너 미얀마어 할 줄 아는구나!" 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얀마 여행을 준비한다면, '밍글라바'와 '쩨주바'는 꼭 외워 가서 써보기를.


02. 미얀마 치안과 위생

감히 미얀마의 관광 치안 점수를 매겨보자면, 10점 만점에 8.7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여행하는 내내 안전하다고 느꼈다. 여자 둘이서 여행하기에도 크게 위험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고, 혼자 여행하는 여자 여행객들도 만날 수 있었다. 계속 백팩을 메고 다녔는데도(하지만 관광지나 시장에서는 가급적이면 백팩을 앞으로 메고 다녔다) 도난사고 한번 없었다. 한번은 친구가 바간에서 이바이크를 빌려탄 후, 휴대폰을 이바이크에 둔 채로 반납한 적이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숙소로 돌아오는데 이바이크 가게 주인아저씨가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휴대폰을 주고 유유히 가셨다. 이정도로 치안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므로 100%는 없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 더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은 이유는 가로등이 많이 없어서 밤에 어두웠기 때문이다. 바간, 껄로, 냥쉐와 같은 작은 도시로 갈수록 더 심해서 작은 손전등을 챙겨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얀마의 위생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4.5점 정도를 줘야 할 것 같다. 음식점에 가면 녹차와 컵을 먼저 내주는데(모든 식당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컵을 물티슈로 닦아보면 새까맣게 때가 묻어 나온 적이 종종 있었다. 웬만해서는 구글맵 리뷰와 트립어드바이저를 참고해 평이 좋은 식당을 찾아다녔지만, 밥 먹고 나서 배가 아팠던 적도 몇 번 있었다. 화장실 청결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미얀마 여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반푸세식 형태의 화장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물 내림 버튼 대신 직접 물을 부어서 처리해야 한다.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껄로-인레 트래킹은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산속에 있는 미얀마 현지인의 집에서 숙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객관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다. 트래킹을 하고 나면 너무 고되고 힘들어서 위생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지만, 거의 반(半)야생 환경이었다.

미얀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위생에 대한 기대는 조금 접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03. 미얀마 날씨

미얀마 날씨는 한마디로 덥다. 하지만 무조건 덥지만은 않다. 지역별로, 밤낮으로 기온이 다르다.

양곤과 만달레이는 밤낮으로 기온 차이가 가장 작았던 곳이었다. 낮에는 매우 덥지만 밤에는 선선한 정도였다. 1월은 건기라고 했는데, 내가 양곤에 갔을 때는 이틀 정도 비가 왔다. 그 뒤로는 흐린 하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1월에 미얀마 여행을 간다면 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바간에서는 거의 매일 일출과 일몰을 본다. 그게 바간에 가는 목적이자, 과장 좀 보태면 바간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새벽과 밤에 돌아다닐 일이 많다. 낮에는 꽤 더운데 새벽과 밤에는 쌀쌀하다. 바간의 필수 교통수단인 이바이크를 타고 새벽과 밤에 돌아다니면 굉장히 추우니 긴팔 외투는 꼭 챙겨 가야 한다.

인레(냥쉐)의 날씨도 바간과 비슷했고, 일출, 일몰을 보는 경우가 많으니 긴팔 외투가 있으면 좋다.

껄로는 무척 추웠다. 전반적으로 높은 지대라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진다. 껄로에서 묵었던 호스텔이 산 아래에 있어서 더 춥게 기억하는 것 같다. 호스텔 주인은 크게 추위를 타지 않는지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실내가 실외보다 추웠던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너무 추워서 호스텔 안에서 옷을 세 겹 껴입고 양말을 신고 핫팩을 붙이고 자기도 했다. 얼마나 추운지 감이 잡힐 것이다.

껄로-인레 트래킹을 하는 동안의 날씨는 초여름과 초겨울을 섞어 놓은 것 같았다. 낮에는 반팔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걷다가, 밤에는 옷을 네 겹 껴입고 핫팩을 붙이고 이불을 두 개 덮고 잤는데도 추웠다. 한국에 놓고 온 패딩이 간절해지는 추위였다.

요컨대, 1월쯤 미얀마를 여행한다고 했을 때 추천하는 옷은 다음과 같다.

- 기본적으로 여름옷(반팔에 시원한 긴바지 - 사원에 들어가는 일이 많아서 반바지는 막상 챙겨가도 잘 입지 않는다)

- 모자와 선글라스(낮에는 햇빛이 강렬하다)

- 경량패딩 & 히트텍(껄로 트래킹을 생각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경량패딩과 히트텍은 챙겨가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수면 양말과 핫팩(필수는 아니나, 경험상 챙겨 간다면 여행의 질이 7% 정도 높아질 것 같다)

- 바람막이나 후드집업(새벽이나 밤에, 혹은 야간버스를 탈 때 간단하게 챙겨 입고 다니기 좋다)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느낌이라 짐 챙기기가 꽤 까다롭다. 다들 단단히 준비해서 추위와 더위에 지지 않는 여행을 하기를 바란다. (* 미얀마의 1월 날씨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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