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과 함께 늘어나는 서러움

  • 425호
  • 기사입력 2019.08.14
  • 편집 연윤서 기자

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인문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비뇨의학과전문의 양광모 교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2018년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7년 562만 가구로 152.6% 증가했다고 한다. 과거 전통적인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삶이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 취업포털에서 4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서러울 때는 몸이 아플 때가 52.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플 때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환자 역할(Sick role)을 하게 된다. 그 특징 중 하나가 집안일 등을 다른 이에게 미루고 의지하는 것인데, 혼자 사는 사람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서러울 수밖에.


서럽지 않으려면 아프지 않아야 한다. 대부분의 질병은 어느 정도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독감과 같은 급성 전염병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맞다. 뉴스에서 항상 나오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그 이야기다.


‘왜 급성 전염병 예방에 손 씻기가 중요할까? 특히나 독감은 공기로 감염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건강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전염병에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공기로 감염이 되는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감염은 코나 입으로 바이러스가 직접 침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보다 바이러스가 묻은 손을 코나 입을 만져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회사에서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콧물을 손등이나 손에 묻혔는데 휴지나 옷으로 대충 닦았다. 이후 스테이플러나 복사기를 이용하고 화장실에 갔다. 그렇다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스테이플러와 복사기, 출입문 등에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묻혀 놓았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고 스테이플러와 복사기, 문고리를 만지게 된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그 손으로 자신의 코나 입 주변을 긁는 등 접촉을 하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 감염질환의 역학(疫瘧)이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 비누로 손 씻기를 잘하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감기와 독감뿐 아니라 사스(SARS), 메르스(MERS), 콜레라, 이질, 유행성 눈병(유행성각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 등에 있어 손 씻기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다. 접종을 하면 몸 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내 몸의 면역력을 이용해 퇴치가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모든 질환에 예방접종이 개발되지는 않았다. 유전자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인 경우에는 개발이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감기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침 예절이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현대인이 반드시 지켜야할 습관이다. 자칫 바이러스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에 걸렸다고 하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식중독도 간과하기 쉬운 감염성 질환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을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회를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온에 방치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대장균과 같은 유해 병균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횟집에서는 활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위생 문제는 없다.


이리저리 귀찮기는 하지만, 서럽지 않으려면 건강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귀찮더라도 아는 만큼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