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이는 왜 생길까요?

  • 436호
  • 기사입력 2020.01.30
  • 편집 박진실 기자

글 :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최치원


TV광고에서는 차가운 물을 마시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과하다 싶게 찡그리는 연기를 곧잘하는 배우가 있다. 이러한 연기가 소비자들의 상품구매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그만큼 시린이로 인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아예 입에 대지 않으시려는 노인분들이 많으신데, 이는 주로 풍치(만성치주염)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풍치란,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잇몸뼈)이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시린이 증상이라 일정기간 기다려도 호전이 되지 않으면 주로 신경치료를 통해 해결하거나 발치를 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교적 젊은 환자분들에서는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귤 따위의 과일을 섭취할 때, 간이 베인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에 시린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분들 중에서는 경험해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시린이의 느낌은 그야말로 머리카락을 쭈볏서게 만들 정도의 불편감으로 굉장히 기분이 나쁜 증상 중 하나이다.


이러한 원인 이외에도 치아에 충치(치아우식증)가 있거나 크랙(crack)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특히 크랙의 경우에는 멀쩡한 치아처럼 보이지만 물리적인 힘(즉 씹을 때)이 가해 졌을 때 순간적으로 예통(sharp pain)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 주제로 삼은 대학생 환자분들의 시린이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이 치경부마모증이다. 치경부라 함은 치아의 머리부분과 뿌리부분의 경계선, 다시 말해 잇몸근처의 치아가 ‘V字’ 형태로 닳아 칫솔질을 하거나 음료, 단 음식 등을 섭취할 때 증상을 보이게 된다.


시린증상이 발현되는 원리는 이렇다.


치아의 가장 외층은 법랑질(enamel)이라는 것으로 신경이 분포되어 있지 않지만, 그 내층인 상아질(dentin)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 상아질을 가로지르는 신경은 치수라고 불리우는 신경(pulp)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미세신경가지가 분지되는데, 이 신경가지들은 상아세관(dentinal tubule)이라는 관 속에 둘러쌓인 채로 상아질에 분포하기 때문에 치과 치료 시 느끼는 통증은 이 상아질에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전선 피복 안에 구리선이 들어 있어 전기를 흘려보내 주는 것처럼 피복을 상아세관이라고 생각하고 구리선은 신경으로 생각하면 독자분들의 이해에 도움이 될 듯하다.


앞서 비유한 전선의 피복과 구리선 사이에 공기가 채워져 있다면, 상아세관과 미세신경 사이에는 조직액(fluid)이 가득 차 있어 외부 자극(찬물이나 간이 벤음식, 칫솔질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삼투압현상으로 인해 상아세관 내 조직액의 흐름이 요동치게 될 때 치아에서는 시린증상을 보이게 된다.


시린치아에 대한 처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닳아진 치경부를 레진 같은 충전물로 물리적으로 막아 노출된 상아세관을 막는 방법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불소가 많이 함유한 구강용품(주로 불소가 많이 함유된 치약이나 가글류 등)을 사용하여 조직학적으로 치경부에 노출된 상아세관이 서서히 닫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단기간에 효과를보기는 쉽지는 않지만, 견딜만하고 간헐적인 시린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충분히 권해볼 만한 치료 방법이다. 


이 때 필자가 주로 추천하는 치약은 센소다인치약, 시린메드, 잔메드 같은 치약류로 마모제가 적으면서 불소량이 많이 함유된 것들을 사용해 보시라고 환자분들께 안내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고 일정기간을 기다리기만 하더라도 상아세관을 통한 외부자극이 치수(신경, pulp)에 전달되면 인체의 방어기전에 따라, 우리 몸에서는 서서히 치아내부의 신경쪽에 새로운 2차상아질(secondary dentin)을 만들어내어 상아세관의 삼투압을 줄이게 된다.


침습적 치료를 시행하기에 앞서 시린증상이 참을만 하다면 치과의사가 권해주는 일정기간을 기다려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치경부마모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호에서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