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용기,
스페인에서 온 Djamila Van Son 학우

  • 559호
  • 기사입력 2025.03.12
  • 취재 나연후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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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알크마르에서 태어났지만 거의 평생을 스페인에서 산 Djamila Van Son 학우는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교(Universitat Autònoma de Barcelona)에 다니다 교환 학생 제도를 통해 우리 대학에 왔고, 현재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두고 빛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본인의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현재 저는 대학 공부를 위해 이사 온 카탈루냐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산 지 4년이 되었고, 지금은 바르셀로나를 제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르셀로나는  아르 누보(Art Nouveau) 건축 양식 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아르 누보(Art Nouveau)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 양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약 140년 전부터 건축이 시작되어 아직도 완공되지 않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이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가장 유명한 건물입니다. 이 외에 카사밀라(La Pedrera),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카탈라냐 음악당(Palau de la Música Catalana) 같은 주목할 만한 명소들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 고향과 한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서울과 바르셀로나 모두 큰 도시이지만, 서울이 훨씬 더 큽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도시 곳곳, 작은 골목과 거리까지도 가게, 카페, 식당들로 활기가 넘친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면에 하나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서울에 바다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바다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평생 바다 근처에서 살아왔고, 따뜻한 날씨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을 항상 즐겼습니다. 높은 남산타워에서 서서도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꽤 충격적이었고, 이때문에 서울이 훨씬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스페인과 멀수록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시절 K-드라마와 웹툰을 통해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 바르셀로나 자치대학에서는 무엇을 전공하셨나요?

저는 모교에서 번역과 통역을 전공했습니다. 주요 언어는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였고, 영어는 제2 외국어, 중국어는 제3 외국어로 공부했습니다. 제 모교에 위치한 바르셀로나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수업도 들었습니다.


|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어는 특히 한자와 한문 측면에서 중국어와 연결된 부분이 많아서, 여기에서의 교육 수준이 스페인에서의 경험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중국어 실력을 향상하는 동시에 한국어도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성균관대학교에서 인상 깊은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성균관대학교의 자연환경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가을에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국제관 카페에서 명륜당과 은행나무를 내려다보는 전망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다양한 행사, 동아리 활동, 학생들이 어울릴 수 있는 부스를 많이 마련한다는 점입니다.


| 학교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기억 중 하나는 에스카라(Eskara) 축제입니다. 멋진 아이돌 공연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킹고 응원단과 학생들이 춤을 추며 함께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다른 잊지 못할 순간은 첫눈을 본 경험입니다.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저에게는 그렇게 많은 양의 눈을 본 것이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서울에서 100년 만에 내린 가장 큰 폭설이었다고 해서 더욱 운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눈사람을 만드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 본인의 가치관이나 삶의 목표가 궁금해요.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이 교환학생 프로그램 때문에 학위를 1년 더 연장하게 된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제 또래의 대부분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저는 여전히 1년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경험이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배우는 데 있어 더욱 값진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일을 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하겠지만, 학교에 다니는 지금은 얼마든지 세상을 탐험하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인생의 모든 것에 이유가 있고, 모든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믿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아직 진로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가능하다면 한국 웹툰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흥미로운 직업이 될 것 같아요. 석사 학위를 따거나 다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어쩌면 중국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가끔은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고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 사회에서는 성공에 대한 압박이 많은데, 성공은 사람마다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삶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고, 특히 학생 시절은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