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온 이스토미나 일로나 교수

  • 415호
  • 기사입력 2019.03.05
  • 취재 김보련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최근 블라디보스토크가 매력적인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러시아에 관심갖게 된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 그중에서도 특히 어렵기로 유명한 러시아어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번 기사에서는 조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러시아어를,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로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이스토미나 일로나 교수님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스토미나 일로나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어문학자이며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의 생활


Q.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A. 한국에서 살게 된 것은 제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에서 한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 덕분에 러시아와 한국이 연결되었어요.  이 사람이 바로 저의 남편입니다. 남편은 제가 일하던 러시아 대학교에서 저의 학생이었습니다. 남편 덕분에 저는 러시아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어로 대화해서 저는 한국에서도 러시아를 가까이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산지 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생의 절반 정도를 한국에서 살아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은 저에게 매우 친숙합니다.



Q.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A. 2013년 여름, 처음으로 한국에 2주간 여행을 왔었습니다. 이전에 러시아에서 한국 드라마를 몇 편 봤었는데, 실제로 한국은 드라마 속과 꽤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는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저는 부모님과 한 번, 남편과는 두 번이나 이 드라마를 봤습니다. 지금까지도 과거에 봤던 드라마 속 모습과 실제 한국의 모습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한국 생활의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것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고,  그것들을 통해 성장할 기회도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호회, 다양한 여행지와 여행 코스들, 레스토랑, 식당, 카페, 학원, 도서관들과 같은 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매달 새로운 취미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적응이 안 되는 힘든 점은 미세먼지입니다. 


◆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생활


Q. 성균관대학교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현재 진행 중인 수업이나 연구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 2년 전에 초대를 받아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로 왔습니다. 그 전까지는 5년 동안 러시아 우랄국립대학교(Ural Federal University)에서 외국인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쳤고, 당시 한국 학생들의 담당 교수였습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는 기초 수준에서부터 고급 수준의 러시아어 수업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기초, 중급, 고급 등 어떤 수준의 수업이라도 즐겁게 가르치고 있어요.


기초 수업에서는, 러시아어를 생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높은 목적지향성, 집요함, 끈질김으로 공부한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처음 배우는 러시아어가 어렵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본인들이 러시아어를 이해하고,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놀라곤 합니다. 원어민 수업이라 수업 시간에 러시아어를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강한 동기 부여가 되서 빠른 시간에 러시아어를 익히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중, 고급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이미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며, 심지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와 같은 러시아의 명작을 읽은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원어민처럼 유창히 말하기를 원하고, 러시아 영화, 뉴스를 이해하고, 러시아어 신문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죠. 이런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저는 제가 알고 있는 러시아에 관한 지식을 최대한 공유하고 전하려 노력하고, 학생들은 이를 습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이렇게 쌍방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학기가 끝날 때 쯤에는 한층 실력이 성장한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성균관대에서 강의하며 일하는데 있어서, 동료 교수님들과의 상호 협력, 저의 노력, 학생들의 학구열, 이 3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연구는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도 3주간 진행되는 여름, 겨울 계절학기의 “기초러시아어1” 수업이 저에게는 기억에 남습니다. 첫 수업에서 학생들은 러시아어 알파벳을 처음 접하고, 마지막 수업에서는 저와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대화를 하게 됩니다. 새로운 언어를 3주 만에 익힌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이 3주 동안 배운 기초 지식으로 러시아 여행도 할 수 있고, 러시아 친구들도 사귈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Q.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 큰 목표라면 한국에서 부인으로서, 대학교수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계획과 아이디어는 매일매일 새롭게 떠오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장소나 이벤트를 방문하는 것, 새로운 한국 요리를 배우는 것, 러시아어 명작(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홉)을 다시 한 번 독서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직업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러시아어 수업과 자료를 개발하는 것, 논문을 쓰고 학술 세미나를 참석하는 것과 같은 일들을 이루고자 합니다.


Q.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러시아어 수업을 선택하는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커다란 존경심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러시아어는 배우기 상당히 어려운 언어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러시아어 공부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선택이 언젠가는 학생들의 미래에 큰 도움을 줄 운명적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초대해 강의 기회를 주신 성균관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에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동료 분들과, 열심히 노력하는 똑똑한 성균관대 학생들 덕분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하는 것이 매우 기쁘고 즐겁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