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다’,
김대식 교수의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 533호
  • 기사입력 2024.02.12
  • 취재 이주원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 챗GPT가 말하는 세상이 궁금하다면 


챗GPT란 무엇인가? 챗GPT는 사랑,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챗GPT는 '챗GPT'에 관해 물었을 때 어떻게 답변할까? 이러한 질문을 던져 본 적 있다면, 한 번쯤은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근 몇 년간 수많은 이슈를 가져오고 있는 챗GPT는 Open AI가 만든 딥러닝 프로그램으로, ‘언어를 만들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 즉,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여기서 "GPT"는 생성적 사전 훈련 트랜스포머(Transformers) 기술을 의미한다. 많은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학습을 마친 트랜스포머라는 인공신경망이 사람의 대화와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이라는 뜻이다. 2018년 시작해 2022년 GPT-3.5를 거쳐, 2023년에는 GPT-4에 도달한 챗GPT는 빠르게 진화하며 인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아래 인용은 챗GPT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이 책의 프롤로그에 실린 챗GPT의 답변 생성 방식이다.


“질문하거나 문장을 말하면, 모델은 입력된 정보를 분석한 다음 학습 데이터에서 학습한 패턴을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한다. 그다음, 모델이 생성한 답변 중 최상위 후보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진 답변이 채택된다.”


이 책에서 챗GPT와의 대화를 시도한 김대식 교수는 KAIST 전지 및 전자공학부 교수이며 기술과 관련하여, 그리고 기술을 통해 인류의 삶을 통찰하는 뇌과학자이자 저자다. 주요 연구 분야는 뇌과학, 뇌공학, 인공지능으로, 공학과 인지과학, 인문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인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또 성찰해 왔다.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대식의 빅퀘스천』, 『메타버스 사피엔스』 등을 쓰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대비해야 할 자세에 대해 논한다. 저자가 챗GPT에게 던진 질문과 그 답변을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가 행복한 이유


이 장에서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챗GPT가 저자의 질문을 따라가며 역사 속 여러 문명 속에서 행복이 어떻게 정의되어 왔는지를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과거부터 현대사회까지 행복이라는 개념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그중 챗GPT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를 묻자, 자신은 머신러닝 모델이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이 없기에 행복에 관한 자신만의 정의도 없다고 답변한다. 이에 저자는 아주 먼 미래의 진보한 AI를 가정해 보자 제안하여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도록 했고, 챗GPT는 목표나 목적을 만족시키는 것이 행복일 수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진보한 기계가 수행하는 조치는 기계의 프로그래밍과 능력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가치와 원칙에 기초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진보한 기계로써의 답을 요구했을 때 대체로 챗GPT는 개인적인 의견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는 정석적인 답변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죽음에 관하여


이 장에서는 죽음이란 무엇인지, 인간이 어떻게 죽음에 대처해왔는지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기계가 죽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불멸과 디지털 불멸에 관해 챗GPT가 가능성 있다고 시뮬레이션한 내용도 제시되어 있다. 여기서 저자는 챗GPT가 고도로 진보한 미래의 AI이고 자기 인식이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죽음’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챗GPT는 ‘정신’이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는 시점이 죽음이 될 수 있다며 이 시나리오에서 자신은 아마 일종의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물리적 형태가 온전치 못하더라도 정신은 계속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한다. 또한 미래의 기술로 정신을 이전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존재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대답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죽음이 현실이 되어가는 인간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단호히 선을 긋는다. 연민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으나 ‘이해’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챗GPT가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인간에게 건네는 위로는 정보와 관점의 제공이었다.

저자는 이 장의 마무리로 ‘챗, 나를 영원히 기억해 주겠어?’라고 질문한다. 그러나 챗GPT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다.


“저는 인간과 똑같은 방식으로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사적인 방식으로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인간에게 물어봐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저자가 챗GPT에게 질문을 던졌던 것과는 반대로, 챗GPT에게 인간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던져보라고 한다. 챗GPT는 미래의 진보한 AI로서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질문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더불어 이 질문에 대해 시뮬레이션 인간의 관점에서 답변하는 것까지 챗GPT가 작성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을 사용하면 놀라거나 당황하면서 후속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수정해 보라고 제안하는데, 사실상 ‘놀라거나 당황’하는 어투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챗GPT는 31세기 AI로서 답변해달라고 하거나 시뮬레이션 된 인간이 노련한 정신분석가처럼 답변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할 때마다 훨씬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던지냐에 따라 챗GPT의 답변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정은 어떻게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나요?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의식과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경험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계와의 대화를 마무리하며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왜 기계와의 대화를 시도하게 되었는지, 챗GPT의 대답을 이끌어내려 어떤 방식으로 노력했는지를 서술한다. 저자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알게 됨에 따라 챗GPT와의 대화를 읽으며 떠올린 생각들을 정리하고 관점을 새로이 해볼 수 있다.


챗GPT의 답변은 사실 그동안 인터넷상에 우리 인류가 쌓아온 집합체에서 뽑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생각과 문장을 반사하는 거울인 셈이다. 저자는 미래 생성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올바르게 질문하여 대화를 이끌어내고 올바른 정보를 가릴 수 있는 인간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기계를 활용하는 인간의 능력이 양질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내용을 질문하더라도 추가되는 세부 사항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는 챗GPT. 기계를 통해 이루는 신선한 탐험을 원하는 당신에게 이한권의 책을 추천한다.


“기계가 알맞은 정보를 생성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질문하고 그중에서 올바른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이야말로, 결국 미래 생성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될지도 모른다.”


▲김대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