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선 교수의 동시대영미문학

  • 407호
  • 기사입력 2018.11.09
  • 취재 구민정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베스트셀러 리스트가 자기개발서와 각종 에세이로 빽빽이 채워져 있는 요즘, 순수 소설을 즐겨 읽는 현대인은 몇이나 될까? 매일 발전하는 생산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과 빨리 취업 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젊은 세대들의 손길을 예외 없이 자기개발서로 이끈다. 각박한 삶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소설을 읽을 때의 즐거움과 감동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학우들을 위해 준비된 영문과 수업이 있다. 한 학기 동안 영미소설을 두 권이나 읽을 수 있는 수업. 오늘 ‘수업속으로’에서는 독서의 즐거움과 전공 지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줄 홍덕선 교수의 동시대영미문학을 소개한다.


수업방식


이 수업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두 권의 영미소설책을 다룬다. 첫 번째로 다루게 될 책은 Ian McEwan의 『Atonement(속죄)』다. 중간고사 이후에 읽게 될 책은 Paul Auster의 『The New York Trilogy(뉴욕 3부작)』이다. 뉴욕 3부작은 ‘City of Glass(유리의 도시)’, 'Ghosts(유령들)’, ‘The Locked Room(잠겨 있는 방)’의 세 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은 약 20분 정도 학생들의 발표 후에 교수와 학생들의 토의로 이루어진다. 발표는 그 날 수업에서 다룰 부분의 줄거리와 내용 분석이면 충분하다. 때에 따라서는 작가나 시대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토의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질문과 교수의 대답으로 이루어진다. 이때문에 토의에 참여하고 그 날 수업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소설을 미리 읽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방식


이 수업의 평가요소는 과제 페이퍼 10%, 수업시간 토론 참여 10%, 중간고사 35%, 기말고사 35%, 발표 5%, 출석 5%이다. 과제 페이퍼는 중간고사 이전에 한 번,  기말고사 이전에 한 번, 총 두 번 제출해야한다. 분량은 7페이지 이내이다. 갑자기 책 한 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7페이지나 써내라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약 15개의 논쟁점을 미리 제공받는다. 그 중 몇 개를 선택해 논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설에 근거하여 작성하면 된다. 논쟁점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대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므로 자신의 페이퍼에 사용하지 않을 논쟁점이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발표는 앞서 언급한 수업 초반 20분에 그 날 배울 부분에 대해 브리핑하는 것으로, 주로 2인 1조나 3인 1조로 교수가 직접 배정한 팀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 발표 역시 중간고사 이전과 이후, 총 두 번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혼자 하는 발표가 아니므로 그렇게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발표에 대한 평가가 엄격한 편도 아니다. 이 수업에서는 발표 못지않게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토의에서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그 날 수업에서 다뤄질 부분에 대한 질문거리나 토의 주제를 미리 생각해오는 것도 방법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모두 서술형 문제로 출제된다. 문제들은 앞서 과제 페이퍼를 위해 제공된 논쟁점들과 비슷한 유형이다. 꼭 수업시간에 다뤘던 부분이나 교수가 자세히 설명했던 내용이 아니더라도, 소설 전반의 이해에 기초한 학생의 생각과 감상을 요하는 문제들도 출제된다. 이때문에 수업 시간에 조금이라도 강조됐던 내용들에 대해서는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분석해봐야 한다. 배운 내용이 아니라고 당황하지 말고 소설의 내용과 힌트에 근거해 자신이 이 소설을 얼마나 깊게 이해했는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강생에게 한 마디


이 수업은 확실히 교수가 지식을 주입시키는 일방적인 강의는 아니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처럼 선생님이 한 줄 한 줄 그 의미를 해석해주고 중요한 내용에 별표를 쳐주고 모든 감상을 떠먹여주기를 바래서는 안 된다. 대학 수업답게 스스로 책을 읽어가야 하고, 본인이 소설의 내용, 주제, 그리고 자신만의 감상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통찰해 봐야한다. 교수도 이렇듯 고민해본 흔적이 느껴지는 학생들의 정성이 담긴 질문과 의견에 감동하는 듯하다. 이런 수업 형식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필자도 이 수업의 끝에는 소설을 스스로 읽고 분석해보는 힘과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됐다. 이 수업은 비교적 최근에 출판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들을 다뤄서 영어가 읽기 힘들거나 단어들이 난해하지 않아서 소설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학기 만에 소설 두 권을 즐겁게 읽어보고 싶은 영문과 학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