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란 교수의 창의적 글쓰기

  • 545호
  • 기사입력 2024.08.10
  • 취재 조예은 기자
  • 편집 장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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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도구다. 효과적으로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술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 과제를 비롯하여 각종 글쓰기를 해야 할 일이 잦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신입생들은 학술적인 글을 써본 경험이 적어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가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을 때도 많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계열제 학생들의 전공 진입, 그리고 졸업요건을 갖추기 위해 의사소통 영역의 과목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글쓰기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업을 찾고 있다면, 좋은 글을 쓰는 법이 궁금하다면 추천하고 싶은 수업이 있다. 바로 김미란 교수의 ‘창의적 글쓰기’ 수업이다.


● 수업 방식

김미란 교수의 ‘창의적 글쓰기’ 수업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의 「창의적 사고 소통의 글쓰기」라는 책을 주교재로 사용한다. 김미란 교수는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수업에서는 매번 조별 활동이 진행된다. 교재를 활용하여 교재 속에 있는 예문들을 함께 읽어보며 이 글의 어떤 부분이 잘 쓰였고,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우리가 글을 쓸 때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본다. 예문에는 성공적인 글들도 있는 반면, 아쉬운 글들도 존재한다. 조별로 본인이 이 글을 읽고 느낀 점에 대해 서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며 대표자가 간단하게 발표를 하여 다른 조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다. 의견을 나눈 이후에는 이에 대한 교수의 코멘트를 들으며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이 수업에서는 크게 총 3번의 글쓰기가 진행된다. 첫 번째는 패러디 글쓰기다. 어렸을 적 많이 접했던 익숙한 동화의 내용을 우리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관을 반영하여 새롭게 각색하는 글쓰기다. 문학 장르에 맞게 표현에 신경 쓰며 글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패러디 글쓰기는 3가지의 글쓰기 중 가장 제약이 적은 자유로운 형태의 글쓰기다.


두 번째는 영화 분석 글쓰기다. 학생들은 교수가 제공하는 단편 영화 2개를 시청하고, 각각의 영화에 대해 분석을 위한 질문지를 과제로 작성한다. 이 질문지는 양식에 있는 10개 이내의 질문에 대한 답을 작성하는 형태인데, 이 질문들은 크게 분석 활동과 평가 활동으로 나뉜다. 분석 활동은 인물, 미장센, 공간 분석으로 이루어진다. 영화를 처음 시청할 때는 깊은 사고 없이 시청하게 되어 분석을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이 질문지를 채우는 활동을 함으로써 영화를 더 자세히 뜯어보고 돌려보기도 하며 다양한 생각을 거쳐 분석적으로 시청하게 되었다.


이후에는 2편의 영화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 글을 쓰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본인의 분석 글을 쓸 때는 질문지에서 다룬 내용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분석을 포함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분석 글쓰기를 진행하며 작품을 창의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배우게 된다.


마지막은 장소(공간)를 중심으로 한 성찰적 글쓰기다.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이디어 제출 과제가 진행된다. 본인이 진행하고자 하는 주제를 확정하고 이에 대한 개요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제출한 아이디어에 대한 교수의 자세한 피드백을 통해 내용을 심화, 발전시킬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쓰기는 공간에 대한 풍부한 묘사적 설명과 창의적인 성찰 능력이 필요하다.


영화 분석 글쓰기의 초고까지 끝난 이후에 약 2주 간의 면담 기간이 진행된다. 면담 기간에는 따로 대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으며, 앞선 패러디 글쓰기와 영화 분석 글쓰기의 초고에 대해 교수와 1:1 글쓰기 컨설팅 면담을 진행한다. 면담을 통해 초고를 수정하여 재고를 작성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대학에서 글을 쓸 땐, 글의 형식적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 수업에서는 인용 및 주석, 그리고 참고 문헌을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예시와 함께 매우 자세히 다룬다.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의 다양한 방법, 글의 종류에 따라 주석의 표기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주석의 형식과 위치에 따라 방식이 무엇이 다른지 꼼꼼하게 배울 수 있다. 이 수업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익혀 두고 나면, 이후에 또 다른 의사소통 영역 과목인 ‘학술적 글쓰기’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업에서 과제로 글쓰기를 할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평가 방식

2023년 1학기 기준 해당 수업의 평가는 출석 10%, 중간고사 15%, 글쓰기 75%로 이루어졌다. 글쓰기 점수를 더 세부적으로 나누자면 학기 초 쓰기 활동 3%, 분석적 글쓰기 37%, 패러디 글쓰기 15%, 성찰적 글쓰기 20%로 나뉜다.


글쓰기 과목인지라 시험의 비중은 전체 중 15%로 크지 않은 편이다. 중간고사는 객관식과 주관식이 혼합된 형태였으며, 교수님의 다른 분반과 합반으로 시험을 진행해서 창의적 글쓰기 수업이 없는 날 저녁에 다른 큰 강의실에서 오프라인으로 시험이 진행되었다. 시험에서는 인용, 주석, 참고문헌 작성법과 문장 부호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시험 범위가 많지 않으니 시험에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첫 번째 ‘패러디 글쓰기’와 두 번째 ‘영화 분석 글쓰기’는 각각 초고와 재고로 이루어진다. 초고는 내용적인 부분보다는 성실성으로 평가되어서 큰 부담은 없으나, 초고를 열심히 쓰지 않으면 재고를 쓸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초고도 성실히 써야 한다. 초고를 쓴 다음에는 조원들과 서로의 글을 돌려 읽으며 상호 평가를 진행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글을 조원들에게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이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다른 조원들은 어떤 글을 썼는지 읽어보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고, 조원마다의 문체와 생각, 상상력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글쓰기 과제 평가는 형식적인 부분에서 유의할 사항이 많은데, 안내받은 워드 파일 기본 편집 방법에 따라 꼼꼼하게 양식에 잘 맞추어 제출해 억울한 감점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 수강생들에게 한 마디

필자는 이 수업을 통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교재의 사례와 이 수업의 이전 수강생들의 글쓰기 사례를 함께 읽으며 이에 대해 성공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짚어보고 조언을 들은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수업 도중 교수가 던져주는 다양한 조언을 간단히 필기해 두는 것이 좋다. 이를 글 쓸 때 참고하여 반영한다면 글쓰기를 더욱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업은 조별 활동이 주를 이루어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팀플 과제처럼 부담되는 수업이 전혀 아니고 조원들과 그저 의견을 나누는 활동이라 평가와도 연관이 없다. 오히려 조별 활동 덕에 일방적으로 교수의 강의를 듣는 방식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라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수업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과제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초고와 재고는 연결되는 것이고 기말고사도 없어서 성실하게만 참여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한 학기 수업 중에 필자가 가장 만족했던 수업이 이 김미란 교수의 ‘창의적 글쓰기’ 수업이었다. 본인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하고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고 싶은 학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