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에 대한 모든 것, 에너지과학과 김성웅 교수

  • 451호
  • 기사입력 2020.09.13
  • 취재 고병무 기자
  • 편집 정세인 기자

다들 학창시절에 한번쯤은 원자와 전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 화학이나 과학시간에 들어봤을 단어인데, 그 중에서 전자가 오늘 이야기할 내용과 연관 되어있다. 전자를 이용해서 여러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좋은 성과도 거두고 있는 본교 에너지과학과의 김성웅 교수를 만나보았다.



⊙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연구를 열심히 하고, 해오고 사람입니다.”

이곳 성균관대학교 에너지 공학과로 온 것은 2012년도다. 그 전까지는 도쿄공업대학에서 13년 정도 있었다. 박사와 박사후 연구원을 마치고 부교수와 조교수를 하다가 오게 되었다. 그 때 진행하던 연구보다 더 많은 연구를 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 지난 6월에 화학적 불안정성을 해소한 혁신적 전자화물 에너지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들었다. 어떤 연구이며, 전자화물은 무엇인가.

전자 화물을 설명하기 전에, 일반적인 화합물의 예시를 먼저 설명하려고 한다. 우리 일상 중에서 철을 쉽게 볼 수 있다. 철을 공기 중에 놔두게 되면 산화되는데, 이를 흔히 ‘녹이 슨다’고 말한다. 철과 산소가 붙어서 산화되면, 이온 화합물이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화합물이라고 볼 수 있다. 유리나 여러 물질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구상의 99% 정도가 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

나는 나머지 1%를 가지고 연구를 한 것이다. 여러 방법을 찾아보면서,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형태가 아닌 방식으로 연구를 해왔다. 흔히들 알고 있기를 전자는 원자 주위를 돌고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시를 들었던 철의 산화과정을 다시 살펴보면 철이 산화하고 하나의 물질이 만들어질 때, 산소 대신 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를 전자의 화합물, 전자화물이라고 부른다.

사실 전자화물이 밝혀지고, 이 연구가 시작된 지는 40년밖에 되지 않았다. 전자가 물질 안에 있으면, 산소나 물에 잘 붙기 때문에, 물질이 없어지기 쉽다. 철이 산화되어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전자가 많은 물질들 같은 경우에는 물이나 공기중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사라져서 연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러한 불안정성을 없애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게끔 해주는 소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었고, 결국에는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기초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이를 활용해 실생활에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전자를 쓰는 하나의 방법으로 물질을 구성시킬 수 있고, 물질을 구성했을 때의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였다.


⊙ 지난 3월에는 새로운 자석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기존의 자석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장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내용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에도 또 전자가 중요하다. (웃음) 사실 전자는 주위를 계속 돌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핀’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자석의 기본요소이다. 북극하고 남극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지금 우리 생활 속에 쓰고 있는 모든 자석이 다 전자를 이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흔히 ‘자석’하면 떠오르는 것이 철이다. 철 원자 주위의 있는 전자들이 스핀을 일으켜서 자석이 되는 것인데, 이런 전자들이 철 말고도 네오디움과 같은 다른 자석 주위에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원소가 있으면 자석이라고 부르던 것이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오던 생각이다.

나는 자석이 아닌 물질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예를 들면 산소를 어느 물질에 전자와 함께 넣었을 때 일어나는 반응을 살펴보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와의 일련의 관계 때문에, 주위에 있던 전자들이 스핀을 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전자는 원자 주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스핀을 일으켜서 자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연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크지 않았다. 아마 연구내용이 상당히 어렵고 아직까지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여서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아, 그때 처음으로 그런 연구를 한 사람이 있어!’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 도쿄에서 공부도 하고 교수로도 재직했다. 어떤 계기로 도쿄에 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일본에 처음 가게 된 것은 석사과정 때였다. 당시에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연구를 하는데, 자료도 부족하고 장비가 충분하지 않았다. 때마침 지도교수님께서 도쿄공업대학에 잠깐 연수를 갔다 오는 것이 어떻냐고 물어보셨고, 그렇게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일본에 도착하고 나서 연구실을 가보니, 한국에는 없던 장비들이 있었다. 덕분에 하고 싶었던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또다시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바로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중요한 연구들만 해야 했고, 시간적인 제약이 많았다.

그렇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석사과정을 마친 뒤, 박사과정을 준비하게 되었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크게 인상 깊어서, 그쪽으로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도쿄공업대학의 한 교수님이 나를 좋게 봐주셨는지 먼저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다시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일본에서 연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하게 되었고, 연구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내 모습을 좋게 보신 도쿄공대의 유명하신 교수님께서 함께 연구를 해볼까 하셨고, 그 팀에 합류해서 연구를 열심히 했다. 그러다보니 1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흐르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 교수님께 연구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배웠던 것 같다. 배웠던 연구 방식으로 아직까지 연구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좋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 자신만의 연구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사실 연구에서 실패는 없을 수가 없다. 오히려 실패가 더 많을 수도 있다. 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공에 한 발자국씩 다가서는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를 해가는 것이 나의 연구철학이다.

또 한가지 더 말하자면,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해서 해보는 것이다. 사실 실험이라고 하는 것이 꼭 실험실에 가서 옷을 갖춰 입고, 실험도구를 사용해서 하는 것만 지칭하지 않는다. 그냥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들 중에서도 흔히 할 수 있다. 가령 물건을 집는다고 할 때, 오른손을 이용해서 집을 수도 있고, 왼손을 이용해서 집을 수 있고, 또 핀셋이나 다른 지지대를 이용해 집을 수도 있다. 이 모든 행위 하나하나가 다 실험의 일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곧바로 실행해보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나 말이 있다면?

아까도 말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실패를 겪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실패를 발판 삼아 하고 싶은 바를 이루기를 바란다. 또한 한 가지 분야에만 갇혀서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두고 연구해보기를 바란다. 이 두가지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 마지막으로 자신을 한단어로 설명한다면?

이 질문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웃음) 기초 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학문에 대해 욕심이 많은 편이다. 전문분야를 넘어서 주변의 분야까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까도 잠깐 언급했는데, 한 분야만 연구하기보다는 연관된 여러 분야를 같이 연구하고 알아보는 것이 더 유용하고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기초 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