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다,
‘패브리커’ 김동규, 김성조 동문

  • 423호
  • 기사입력 2019.07.15
  • 취재 김채원 기자
  • 편집 연윤서 기자

 공간에도 감정이 있다. 그 공간에 머물며 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와 공간이 내게 와서 건네는 이야기들 말이다. 공간이 주는 감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목욕탕, 한옥 등의 공간을 개조해 사람들에게 또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이너들의 아티스트적 영감은 무엇일까.  이번 인물 포커스에서는 장르의 규모와 경계,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해내는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Fabrikr)’ 김동규(02, 서피스디자인), 김성조(03, 서피스디자인) 디자이너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패브리커’의 손길이 담긴 안국 어니언 카페로 향했다. 도심 속에 있는 한옥 풍의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 예술가 포스를 풍기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야외 벤치에서 두 사람과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 ‘패브리커’의 시작은 학교를 졸업하면서 저희 둘이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이었어요. 처음 했던 작업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었죠. 집이나 사무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구가 아니라 하나씩만 놓는 작품 같은 가구를 만드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 활동을 하다가 설치미술 영역으로 넘어갔고, 그러던 중 젠틀몬스터나 어니언 같은 브랜드를 만나서 공간으로 확장된거죠. ” (김성조)


“Hello, Onion!”


 폐공장을 카페로 개조한 ‘어니언 상수점’, 우체국과 카페가 공존하는 ‘어니언 미아점’, 그리고 한옥의 변신인 ‘어니언 안국점’ 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곳을 새롭게 개조해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게 만든 그들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저희는 이런 공간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고 디자이너로서 생각해요. 새것이 줄 수 없는 감정이나 감성들이 오래된 것들에 남아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을 우리가 손을 대서 가치 있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장소를 선정하는 것 같습니다. ” (김성조)


한옥 구조로 된 카페의 내부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Onion’ 이라는 카페이름에 대해 묻자 브랜딩 하면서 만든 이름이지만 특별한 뜻은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까도까도 매력적인 곳, 외국인이 한국어로 안녕을 말했을 때 비슷한 발음이라는 여러 뜻을 붙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들의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디자인에 접근할 때는 둘의 대화로 주로 시작됩니다. 우리가 만들 공간에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죠. 도면이나 그림을 그린다고 나오기 보다는 이렇게 둘이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만들 가상의 공간에 대해 시뮬레이션 하다 보면 영감이 떠올라요. ” (김성조)


 “ 모든 디자이너나 창작자들이 자신이 보거나 느낀 것들을 자신의 머리속에서 구현해서 표출해내는 것이 작업물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작품 중 일부가 한국적인 색채를 보이는 것 역시 저희가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결과물로 나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김동규)


두 디자이너 모두 성균관대학교 서피스디자인학과를 나왔다. 대학시절 어떻게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같이 팀을 결성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 디자인 쪽 일을 하려고 이 과에 들어왔고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4학년 생활입니다. 정말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며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저희 둘이 작업하는 게 너무 재밌었고 그 결과물 역시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와서 이 일을 대학 졸업 후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막연하고 바보 같은 생각이 시초였죠. ”(김성조)


 “ 학교 생활이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어요. 학과 내에서 트렌드를 읽는 눈을 키우는 수업, 섬유를 이용해서 아트워크를 하는 수업, 내 생각 안에서 공간을 표현하는 수업을 배운 것이 패브리커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죠.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그때는 몰랐지만 멀리 생각하면 참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김동규)


 학교 생활을 통해 선후배로 친해졌다가 이제는 작업의 영역까지 공유하며 서로 시너지를 내는 두 디자이너의 첫 시작은 ‘61209’ 였다고 한다. 수선관 4학년 과방 호수이기도 한 이 이름이 패브리커의 시작이었다.


경계를 넘어 브랜드를 만들다


 두 동문과의 대화를 통해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신들과 같은 꿈을 키우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목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 정보가 넘치는 시대인 만큼, SNS를 통해 많은 것들을 접하다 보니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리스크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까우니 꼭 어떻게든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 (김성조, 김동규)


 “ 디자이너로서 좋은 것을 많이 만들고 싶죠. 예를 들면, 최근에 봉준호 감독께서 좋은 상을 받았고, 이로 인해 영화감독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선순환에 제가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희를 보고 더 좋은 디자이너가 되어야지, 더 좋은 것을 생산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성조)


 “ 패브리커를 시작하게 된 것도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막 하다 보니 된 거 였어요. 경계를 두지 않고 하고자 하는 것을 해온 것이 지금의 저희를 만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의 기조대로 경계를 두지 않고 우리가 재미있고 잘 할 수 있겠다는 것에 대해 경계를 확장하며 시도하고 싶습니다. ”(김동규)


 앞으로 건축에서 더 넓어져 지역 공동체를 디자인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문화를 움직이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말하는 두 디자이너에게서 그 포부를 느낄 수 있었다.


후배들에게 한 마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두 디자이너는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하는 데에 학교의 도움이 크다고 말하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더불어 임중수 교수님과 정지숙 교수님에게 더욱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성대 후배들에게 좋은 학교를 다니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파이팅 하라는 조언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안국동 어니언 입구와 카페 안. 카페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없다. 사람들은 대청마루에 앉아 차와 간식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