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뜨거운 질주,
자작자동차동아리 'HEVEN'

  • 574호
  • 기사입력 2025.10.26
  • 취재 윤정민 기자
  • 편집 김나은 기자
  • 조회수 1445

“Fuel the Passion, Drive the Future”


자동차는 흔히 ‘공학의 꽃’이라고 불린다. 기계공학, 전자·전기공학,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공학 기술이 모여 하나의 자동차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생이 직접 자동차 제작에 참여해 보기란 쉽지 않다. 우리 대학의 유일한 자작자동차 동아리 HEVEN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HEVEN은 ‘Fuel the Passion, Drive the Future’라는 슬로건처럼,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움직일 공학도들의 열정이 모인 곳이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재(기계공학부 21) 학우와 함께 HEVEN의 도전과 열정을 들여다보자.


*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전기, 자율주행 등을 활용해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미래형 교통수단. 기존 모빌리티의 개념에서 파생·확장된 개념.


Q. ‘HEVEN’을 소개해 주세요.

‘HEVEN’은 ‘Hybrid Electric Vehicle Engineers’의 약자로,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를 중심으로 2007년에 창립된 자작자동차 동아리입니다. 이름 그대로 전기차, 자율주행차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현재까지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HEVEN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 제작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차량의 기본적인 기계 설계와 섀시* 제작부터, 전기 구동계 시스템 설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해내며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팀워크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HEVEN은 기계, 전자전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HEVEN은 열정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엔지니어들의 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섀시(Chassis): 자동차의 기반이자 골격. 즉, 차체를 제외한 모든 것.



Q. ‘HEVEN’은 어떤 식으로 차량 제작 활동을 진행하고 있나요?

HEVEN은 기계팀, 전기팀, 자율차팀으로 나뉘어 협업하며 실제 차량을 만들어갑니다.

먼저, 기계팀은 차량의 뼈대를 세우는 역할을 맡습니다. 차체 설계부터 프레임 구조 해석, 현가장치*와 조향장치* 설계, 그리고 실제 용접, 가공까지 전 과정을 담당합니다. 이때,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구조역학적 안전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기에 고도의 설계 역량과 실험적 감각이 요구됩니다.

전기팀은 차량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구동계와 전장 시스템을 책임집니다. 배터리 팩 설계 및 관리(BMS), 모터 및 인버터 제어, 전력 분배 회로 설계, 센서와 ECU 연결 등 모든 전기, 전자적 요소를 통합합니다. 특히 안정적인 전력 관리와 효율적인 회로 설계는 실제 차량 주행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밀한 제어 기술과 시스템 통합 능력이 핵심입니다.

자율차팀은 차량의 ‘두뇌’ 역할을 맡습니다. LiDAR, 카메라, GPS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지/판단/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차선을 추종하거나 장애물을 회피하는 등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합니다. ROS 기반*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설계하여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팀은 뚜렷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하면서 ‘자동차 제작’에서 그치지 않고 기계/전기/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미래형 모빌리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현가장치: 차량의 차축과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 노면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을 완화하며,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향상해 주는 역할.

* 조향장치: 차량의 진행 방향을 운전자가 운전대로 주행 방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Laser Imaging, Detection And Ranging): 빛을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원격 감지 기술.

* ROS(Robot Operating System): 로봇 운영 체제.



Q. 현대케피코와 스폰서십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동아리에 생긴 변화가 있나요?

HEVEN은 현대케피코와의 스폰서십을 통해 연간 활동비와 물품 지원을 비롯해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작자동차 제작에는 예상보다 훨씬  비용이 소요되는데, 동아리 자체 재정만으로는 고급 부품이나 첨단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케피코의 지원 덕분에 이러한 재정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었고 단순히 차량을 완성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층 더 정교한 설계와 고도화된 기술 개발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는 점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과의 협력은 HEVEN이 추진하는 기술 방향에 신뢰를 더해주고, 나아가야 할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아리원들은 한층 높은 목표를 세우고 실제 산업 현장과 맞닿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제작 과정에서 팀원들이 직접 해내는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직접 다뤄보나요?

기계팀은 Ansys, Inventor와 같은 설계/구조해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전문적인 3D 모델링과 강도 해석을 수행합니다. 이후에는 용접, 절삭, 가공 등 실제 공구와 장비를 직접 다루며 설계한 차체와 부품을 실물로 제작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설계와 제작의 연결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 됩니다.

전기팀은 차량의 동력을 책임지는 배터리 팩 설계 및 제작, 모터와 인버터 기반 파워트레인 설계, 그리고 차량 내 통신을 위한 CAN 네트워크 구성 등을 수행합니다. 이처럼 전기/전자적 요소를 통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직접 구현해 나갑니다.

자율차팀은 인지–판단–제어 알고리즘을 실제 차량에 구현합니다. 카메라/LiDAR/GPS/IMU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처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주행 경로 계획과 제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하며 AI와 로보틱스를 실제 모빌리티에 접목합니다. HEVEN의 팀원들은 설계–해석–제작–구동–자율주행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직접 다루며 실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Q. “이건 자랑하고 싶다” 하는 성과나 프로젝트가 있나요?

HEVEN은 매년 성균 명품 스터디클럽에 선정될 만큼 꾸준히 우수성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또한 전국 규모의 다양한 대회에 도전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민대학교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고 이 밖에도 여러 대회를 준비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프로젝트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HEVEN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성취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Q. 지금까지 했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자동차 제작은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수개월 동안 팀원 모두가 밤낮없이 매달려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만든 차량이 마침내 완성되고 주행하는 순간, 그 짜릿함과 벅찬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노력과 고생이 보상받는 듯하고, 팀원들과 함께 하나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는 성취감이 가슴 깊이 밀려옵니다. 이런 감동은 아마 HEVEN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겁니다.



Q. 신입 부원 선발 기준이 궁금합니다.

HEVEN은 무엇보다도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관련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활동 중인 많은 부원들도 처음에는 자동차 제작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배워가며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HEVEN은 특정 전공이나 캠퍼스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함께 배우고 협력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생이라면 학과와 캠퍼스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Q. 신입 부원들은 스터디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 성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학부생 수준에서 실제 차량을 직접 다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HEVEN에서는 신입 부원들이 활동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스터디는 교과서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오랜 시간 활동해 온 선배들의 실전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신입 부원들은 이를 통해 이론을 넘어선 실제적인 기술을 배우고, 스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얻게 됩니다.



Q. ‘HEVEN’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 HEVEN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자동차나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와 대회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실제 기술과 경험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직접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실제 차량에 구현하여 대회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의 저의 모습과 비교하면 믿기 어려울 만큼 큰 발전을 이뤘고, 이는 HEVEN 활동이 아니었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었을 소중한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HEVEN’ 가입을 꿈꾸는 학우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HEVEN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모든 학우에게 열려 있습니다. 전공이 관련 없는 것 같더라도, 관련 경험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함께 도전하려는 마음입니다. 한 번뿐인 대학 생활 속에서 어디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HEVEN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직접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구현해 나가는 과정은 분명 여러분의 대학 생활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skku_h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