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를 넘어 현상으로: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
- 580호
- 기사입력 2026.01.25
- 취재 김은서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948
최근 SNS를 열면 유난히 자주 보이는 디저트가 있다. 바로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다. 갈색의 둥근 겉을 반으로 가르는 순간, 초록빛 피스타치오 필링이 가득 드러나며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이번 문화읽기는 디저트 열풍을 일으킨 두바이 쫀득 쿠키의 유래와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따라간다.
◈ 제조 과정 ◈
우선,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섞어 필링을 만든다. 이때, 카다이프는 오븐이나 팬에 노릇하게 구워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취향에 따라 화이트초콜릿을 녹여 넣어 단맛을 더하기도 한다. 이후 마시멜로와 버터를 팬에 넣고 녹인 뒤 탈지분유, 코코아 가루 등을 넣어 마시멜로 피를 만들어준다. 완성된 반죽으로 필링을 감싸 둥글게 빚고, 겉면에 코코아 가루를 뿌리면 완성된다.
▲ 두바이 쫀득 쿠키
◈ 이름으로 보는 유래 ◈
‘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이름만 들으면 두바이에서 유래한 디저트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이 디저트는 한국에서 탄생한 디저트다.
그렇다면 왜 ‘두바이’라는 명칭이 붙었을까? 그 답은 주요 재료인 ‘카다이프’에서 찾을 수 있다. 카다이프는 튀르키예와 아랍 지역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온 전통 면 요리 및 디저트를 통칭하는 재료로, 오스만 제국 시기부터 사용됐다. 밀가루, 옥수수 전분, 설탕, 소금, 물 등을 섞어 매우 가는 실처럼 만들어 튀기거나 삶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다이프를 이용한 대표적 음식으로는 '쿠나파'가 있는데, 튀르키예뿐 아니라 주변국에서도 즐겨 먹는다. 두쫀쿠 안에 가득 들어간 카다이프 면의 바삭한 식감 덕에 먹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두쫀쿠 이전에 두바이 열풍을 낳았던 ‘두바이 초콜릿’의 속에도 카다이프 면이 사용되었다.
▲ 카다이프면
▲ 중동 지역에서 유래한 카다이프를 이용한 쿠나파 (출처=모센즈 스위트 가게 이미지)
한편 ‘쫀득 쿠키’라는 이름은 2024년 한국에서 유행했던 디저트에서 비롯되었다. 쫀득쿠키는 대만의 전통 디저트인 ‘설화병’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으로, 마시멜로, 버터, 분유를 팬에 넣고 녹인 반죽에 건조 과일이나 과자를 넣고 섞어 틀에 굳혀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흥미로운 점은 밀가루 반죽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쿠키’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두바이 쫀득 쿠키도 역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으며, 마시멜로를 사용해 식감이 쫀득하다는 점에서 쫀득 쿠키와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마시멜로 외에 들어가는 재료나 모양이 기존의 쫀득 쿠키와는 다르다는 면에서는 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이름이 이전에 유행했던 요소들을 부각하고자 붙여진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한국에서 유행했던 쫀득쿠키 (출처=그린픽메이커)
◈ 단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먹방 유튜버들이 두쫀쿠를 리뷰하고, 직접 만드는 과정을 콘텐츠로 공유하면서 두쫀쿠의 인기는 빠르게 확산했다. 열풍에 힘입어, 이를 신메뉴로 선보이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났다. 소비자들은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까지 감수하며 구매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트 역시 ‘두바이쫀득볼’이라는 이름의 디저트를 일부 매장에서 한시적으로 판매했고, 스타벅스 역시 일부 매장에서 '두바이 쫀득롤' 판매를 시작했다.
▲ 제빵점에서 두쫀쿠를 사기 위해 오픈런 중인 시민들 (출처=THE FACT)
이 영향력은 해외까지 뻗어 나가 일본, 중국의 현지 카페에서도 두쫀쿠를 판매하고 있다. 영국 BBC에서 ‘Dubai chocolate-inspired dessert takes S Korea by storm’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다양한 나라들도 주목하고 있다.
▲ 토스에서 제공한 두쫀쿠 맵
구매하러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두쫀쿠 재고 현황 지도가 제공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자영업자부터 대기업, 앱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두쫀쿠 열풍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1kg에 4만 5,000원 수준이던 피스타치오의 도매가는 최근 10만 원까지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에 두바이 쫀득 쿠키의 가격은 3천 원대에서 시작해 서서히 오르더니 어느덧 1만 원을 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높아진 가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도 다수 있지만, 여전히 그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 현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는 유행과 소비 방식이 맞물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두쫀쿠로 그려진 이색적인 모습도 있었다. 바로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헌혈 시 두바이 쫀득 쿠키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된 것이다. 실제 해당 이벤트를 실시한 뒤 하루 평균 헌혈자 수가 급증했다. 이는 두쫀쿠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사회적 화폐’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 겨울철 혈액 부족으로 실시된 두쫀쿠 증정 이벤트 (출처=연합뉴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을 유행(流行)이라고 한다. 과거 허니버터칩, 탕후루 등 여러 디저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행의 지속 여부가 아니라, 그 유행이 우리 사회의 소비 방식과 문화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되돌아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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