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NO, 손흥민은 YES?
병역특례 논란 알아보기

  • 405호
  • 기사입력 2018.10.17
  • 취재 이현규 기자
  • 편집 주희원 기자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18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진행되었다. 45억명의 아시아인이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아시안게임을 즐겼다. 평소 스포츠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닌 기자에게도, 아시아의 호랑이가 되어 필드를 호령하며 우승을 거머쥐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모습은 무척 인상 깊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이렇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처럼,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 ‘군 면제’라는 병역 혜택을 포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그런데 아시안 게임 이후 이러한 ‘병역 특례 제도’에 대해서 국민들 간의 뜨거운 논쟁이 지속되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문화/스포츠인 병역 특례 제도’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포츠인 병역특례, 왜?

 국가대표는 ‘국제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출전하는 선수’를 의미한다. 이는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기 결과가 선수 개개인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금보다 국가 중심적 가치관이 지배적이었던 70-80년대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했다. 다시 말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의 성적이 ‘국가 위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사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지금에 비해 크게 낮았다. 그러다 보니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의 좋은 성과는 당시 변방의 후진국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 향상을 위해 꼭 필요했다. 그래서 1970년대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국가 위상’에 크게 기여한 운동선수들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병역특례, ‘대상’은 누구인가요?

 스포츠인에 대한 병역 특례 규정은 굉장히 복잡하다. 국가대표가 병역 특례를 받기 위해서는 올림픽은 3위 이내(메달 획득). 아시안게임은 1위(금메달)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는 규정이 가장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 속하지 않더라도, 군 면제 대상자가 된 ‘국가대표’도 있다. 바로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성과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사실 기존의 규정대로라면 병역특례 대상자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단 한번도 16강 진출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얻어낸 결과일뿐더러,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결과와 그 과정이 대한민국 국민의 즐거움과 국가 위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여론에 힘입어 ‘2002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예외적으로 병역특례 대상자로 인정받았다


 ‘병역특례’, 왜 논란이 되고 있나요?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리얼미터 / 2018. 09. 05.)에 따르면, 국민 중 52%가 병역특례를 축소 혹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예외 사례까지 만들어가면서 진행되어 왔던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논란은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은 프로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사회인야구 선수를 중심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 야구 리그를 일부 중단하면서까지 ‘에이스’들을 ‘총 집결’시켜 엔트리를 구성했다. 여기에 대표팀 내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저 병역 혜택만을 위해 출전한 듯 보이는 선수들이 상당수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과연 애초에 금메달이 유력해 보이는 종목에 병역 혜택만을 목표로 출전한 선수들에게 ‘국위선양’의 공을 인정해 병역혜택을 주는 게 정당한가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쏟아졌다. 과거 병역특례제도가 처음 등장할 때와는 다르게 대한민국의 수준도, 국민들의 눈높이도 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병역 특례제도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점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병역특례, 방탄소년단은 NO?

 여기에 ‘국위선양’이 이유라면, 대중문화적 성과가 스포츠 이상으로 국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시대에서 칸 영화제나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문화인들에게도 이러한 혜택을 주는 게 맞지 않냐는 지적이 정치권과 일부 여론에서 쏟아져 나온 것도 논란을 더욱 키웠다.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인 아시안게임보다, 국제적 영화제나 美 음반시장에서 거둔 성과가 ‘국위선양’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적합해 보인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다만 이 역시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의견이라고 보긴 어려운 데다가, 대중 문화에서의 성과를 국가적 성과라고 판단할 만한 확실한 명분과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이 부족한 탓에 대중문화계 병역특례의 실현 가능성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



‘제도’는 ‘시대’를 따라가야 한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최근 “병역 특례 제도를 손볼 때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다”며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마일리지, 재능기부 제도 등 다양한 대안이 정치권과 행정 기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공통된 의무가 ‘병역’인 만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병역특례 제도가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