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로스쿨 총 동창회 후기

법과, 로스쿨 총 동창회 후기

  • 315호
  • 기사입력 2015.01.05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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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대학 동문회 후기

⊙ 김민형 글로벌리더학부 14

이번 성대 법대 동문회는 놀람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에 법대 선배이신 김한은 입학사정관 선생님께서 법대 동문회에 데려가준다고 했을 때 기대가 많이 됐습니다. 법대 선배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이 많은지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배님들이 오시기 전에 미리 동문회 장소에 가서 99학번 남기룡 선배님을 도와 동문회 준비를 했습니다. 기념품을 정리하고 컴퓨터 세팅을 하고 자리 세팅을 했습니다.

저는 특히 귀빈석 세팅을 할 때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총장님, 부총장님, 법무부장관님, 대한변호사협회장님과 같이 대단한 분들이 모두 우리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성대 법대의 대단함을 말로만 듣다가 실제로 보니 제가 그 분들의 후배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고 왠지 모를 든든함까지 느껴졌습니다.

준비가 대강 끝나고 선배님들이 한 분 한 분 들어오기 시작할 때 그 분들에게 회비를 받고 방명록 작성하는 것을 도와드릴 때 저를 비롯해 다른 후배들은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적게는 2000년대 학번부터 많게는 1950년대 학번까지 참석 하셨기 때문입니다. 50년을 넘나드는 성대 법대의 끈끈함을 보면서 저희는 성대 법대의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몇 시간 전 이름표로만 뵀던 법무부장관님을 비롯한, 많은 것을 일궈놓으신 선배들을 제 두 눈으로 직접 뵈니 또 한 번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배들이 힘들게 일구어놓은 것들을 우리가 이어가고, 이어가는 데에 그치지 않고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엄습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글로벌리더학부 홍보대사 알리미 회장으로서 더 좋은 후배들을 글로벌리더학부로 인도해서 이 맥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선배님들께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제 오랜 꿈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4년 법대 동문회에 다녀온 일은 제 꿈에 대한 확신과 일에 대한 사명감을 심어줬다는 의미에서 2014년 제가 한 일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또 참석하고 싶습니다.

⊙ 민신홍 경영학과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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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1582학번' 방회와 2014년 성균관대학교 법과, 로스쿨 총 동창회

때는 조선시대였던 1630년 4월, 1582년(임오년) 사마시(생원·진사시)에 합격했던 백발이 성성한 12명의 노인들이 모여 방회(동기모임)을 주최했습니다. 사마시를 통해 합격한 성균관의 1582학번 동기생 수 200명 중에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자리였고, 삼척부사로 떠나는 동기의 송별회를 겸한 자리였습니다.

대과, 즉 33명을 뽑는 과거급제자(고시 합격자)들의 동기회보다는 200명이 선발된 사마시 동기회(성균관 입학시험 합격자 동창회)의 결속력이 더 끈끈했는데, 지금으로 치면 사마시 동기생은 '성균관대학교 입학 동기생'이라면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이들은 성균관에서 수학한 뒤 대과인 문과(지금의 고시)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사마시는 벼슬길의 첫 관문인 셈인데, 별다른 배경이 없는 이들에게 '사마시 동기'는 관직생활을 위한 든든한 인맥이었습니다. 동기생들은 형제관계에 비유될 만큼 굳건한 결속력을 다졌고, '대과동기'는 출세 경쟁을 위한 '연줄'이라는 세속적인 의식이 강한 것에 비해 관직으로 나가는 첫 관문을 함께 통과한 사마시 동기(성균관 입학동기)들의 '인연'은 그보다 더 각별했을 것입니다.

특히 '1582 동기회'의 자부심은 대단했고 4년 뒤에 모인 8명에서는 3명이 정승일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52년 전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 때에도 성균관의 1582학번 동기들은 '합격동기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승부터 가장 낮은 직급의 동기생까지 신분의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 모일정도로 우리 선배들은 서로간의 끈끈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의 관념을 깰 정도로 끈끈한 동기애를 증명하는 1630년 동기회의 모습은 2014년 12월 5일에 열린 성균관대학교 법과 동창회를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만의 고유한 대학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당대의 학생문화였던 유생문화를 연구하면서 '만남과 인연의 추억-임오년(1582년) 사마시 입격동기생들의 방회도'라는 그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에 남겨진 조선시대 성균관 선배들의 동기모임 모습을 보면서 우리 성균관대학교 선배님들의 동문회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에게 법과대학 선배님들의 동창회에서 성균관대학교 유생문화기획단 단장으로 봉사하면서 다양한 선배님을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법과 동창회라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지금은 법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을 주변에서 만나기 어렵지만, 저희 유생문화기획단에는 로스쿨 진학을 위한 법과트랙이 개설된 글로벌 리더 학부 후배 다수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동창회가 꼭 낯설게 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에게 선배님이라면 신입생 때 동아리에서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05학번 선배들 정도였는데, 그 보다 더 높은 선배님들은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유생문화기획단의 성균관 전통 유생복장을 재현한 청금복을 본 선배들께서 먼저 관심도 가져 주시고, 역시 성균관대학교 답다고 말씀할 때 유생문화기획단원으로서 그 뿌듯함이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 동창회가 시작되었을 때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느라 선배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저희들이 드리는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시면서 나누었던 교감만으로도 선배님들을 이해하고 한층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이 끝나고 식사시간에도 동창회를 분주하게 준비한 선배님들께서는 바쁜 와중에도 저희들을 먼저 챙겨주어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오늘날 성장한 모교에 대해서 소개하는 영상을 선배님들께 보여드릴 때 뿌듯함과 학교 발전에 기여해 준 선배님들께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성균인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우리 성균관대학교만의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결성된 유생문화기획단에서 앞으로도 선배님들의 자랑이 될 수 있는 멋진 문화행사를 주최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동문회 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선배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을 하고 쉽게 만나기 어려운 선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선배님들과의 오늘의 만남이 다양한 측면에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따라 하기도 벅차하는 학교 구호를 멋지게 소화하는 단결된 선배님들의 모습, 모교의 발전을 자랑스러워하는 애교심. 그런 모습을 보며 그동안 우리 후배들을 위해 학교 발전에 힘써주신 선배님들께 후배로서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성균관대학교는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고등학교 수험생이나, 타 대학 학생들에게 우수한 대학문화로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본교에 입학하기 위해 논술시험을 치르러 온 수험생들에게 국악 공연과 함께 유생 옷을 입은 선배들이 펼치는 응원제는 1785년 정조 대왕이 유생들을 치하했던 전통을 재현하여 성균관대학교만의 멋진 매력을 뽐내고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역시 성균관대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우리 성균관대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문화를 살리기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유생문화기획단으로 말미암아 이제 대한민국 모두가 찬사를 보내는 성균관대학교만의 높은 문화의 힘이 새롭게 꽃피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선배님들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유생문화기획단 후배들이 선배님들의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부심에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재즈댄스 동아리가 공연을 할 때 저희들도 간단하게 선배님들께 전통인사 '읍'을 올릴까 했으나, 다음번에 더욱 멋지게 준비해서 제대로 보여드리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동창회를 계기로 선배님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국악기 '비파'를 배워서 후에는 동창회에 무대가 있다면 아름다운 우리의 선율이 담긴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여성동문회와 달리 선배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과 선배님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 다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쁜 시간을 할애해서 선후배들과 동기 분을 만나기도 바쁠텐데, 저 같은 어린 재학생을 만나기에는 여유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저희 후배가 먼저 적극적으로 선배님들께 다가가서 다양한 조언도 구하고, 선배님들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자리를 스스로 마련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많은 대화는 못 나누었지만, 경품이벤트를 추첨할 때 옹기종기 4명의 성균관 유생 청금복을 입은 저희들의 모습을 귀엽게 봐주시고, 다른 분들께 보여드리겠다며 손수 핸드폰으로 저희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시는 선배님을 뵈면서 비록 말이 오고가지는 않았지만 그 웃음 속에 묻어 나오는 따뜻함도 멋진 소통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번에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먼저 선배님께 같이 사진을 찍어도 괜찮을지 여쭈어보는 것도 선배님들께 더 다가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배들을 만나면서 성균관대학교만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유생문화기획단의 일원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생으로서도 열심히 학교생활에 임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선후배간, 동기간에 우애 깊은 동문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잘하고, 동기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어 인생의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집안 분위기를 이끄는 애교스러운 막내인데, 이번 동창회에서는 그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있을 동창회에서는 선배님들께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멋진 후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