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br>숨겨왔던 마음들, 표현해보세요!

화이트데이!
숨겨왔던 마음들, 표현해보세요!

  • 319호
  • 기사입력 2015.03.13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4896


화이트데이! 숨겨왔던 마음들, 표현해보세요!

통계14 신승훈

내일이 벌써 '화이트데이'다.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고백데이’, ‘포토데이’ 등 화이트데이 외에도 사람들이 임의로 지정해 나름대로 기념일을 즐기는 날이 많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날일 수 있지만,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날일 수 있다. 이 날을 계기로 연인에게 내가 당신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감정 표현을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의 유래는 ‘발렌타인데이’에 있다. 이 날은 ​일본의 유명 제과회사에서 만든 것이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 판매가 급증하여 그 당시 비인기 제품인 마시멜로의 기업가들이 기념일 마케팅에 주목하여 광고를 시작한 것이 ​이 날의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 당시에는 ‘마시멜로데이’라고 불렸지만 마시멜로 색이 하얀색이어서 화이트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현재 보통 많은 사람들이 사탕을 주는 날로 보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여러 기념일들이 상인들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특별한 날을 정해서 기념하지 않으면 불안하게끔 모두를 독려하는 상술이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전혀 의미 없는 행사라고 비판한다. 이런 주장은 맞는 말일 수 있다. 어쨌거나 알다시피 순수한 의도로 시작된 행사는 아니다. 또한 상인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이며, 많은 사람들이 누구를 정말 진심된 마음으로 챙겨주기보다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의무감에 따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날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따라서, 그 날이 기념일이 될지, 평범한 날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는 비단 연인들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고,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솔직한 ‘나’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시험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입시의 부담감, 더 나아가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경쟁 사회에서 살면서 모두 각박해져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힘들 때, 가장 힘이 되어주는 가정에서도 이런 세태는 마찬가지다. 가족끼리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도 서로 바빠 적어지고, 가끔씩 그렇게 모여도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고개를 숙인 체, 무미건조한 식사를 이어나간다. 부모님께도 사랑한다고 말을 못하고,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과연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거리를 두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계획이나 일상을 타인에게 말해주는 것이 이용당하는 기분을 들게 하고,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점점 자신을 숨기고, 이기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것이 이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상술로 보이는 각종 ‘데이’들이 이런 각박한 풍토를 타개하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통 그런 기념일들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연인들이 고백할 때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에 국한되지 않고, 그동안 나타내지 못 했던 감정들을 그때 표현해보는 시도가 중요해졌다. 과연 많은 사람들 중에 가족, 친구, 혹은 심지어 연인들에게도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말, 미처 말 못했던 미안하다는 말을 언제든지 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등 솔직한 감정을 보이는 것이 약해보이고, 그래서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회를 활용해서 숨겨왔던 마음이나 담아뒀던 것들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선물을 건네주면서 말로하기가 어렵다면, 진심을 담은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3년을 기숙사에서 보내고, 서울로 올라와서도 기숙사에 살면서, 부모님과의 전화와 연락이 뜸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항상 내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 엄마에게 나는 이번 기회에 집에 내려가 마음을 담은 편지와 맛있는 사탕을 선물해드리려고 한다. 혹여나 자식에게 나쁜 일 생기지 않았을까, 밥은 잘 먹고 배고프게 다니지는 않나 걱정하시는 엄마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어주실 때도 많지만, 그럴 때마다 쑥스러워서,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을 퉁명스럽게, 까칠하게 대답할 때가 많았다. 항상 맘에 죄송한 맘을 담아두고 있었지만, 많이 표현하지 못해서 계속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에는 화이트데이의 이 기회를 빌어서 말하고 싶다.

엄마, 아빠.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