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의 교생실습

4주간의 교생실습

  • 325호
  • 기사입력 2015.06.13
  • 편집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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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교생실습

컴퓨터교육과 11학번 박주영

사범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경험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교생실습’이다. 어쩌면 갑작스럽게 찾아온 교생실습이 순식간에 지나간 4주였지만, 사범대에 진학하여 교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면서 한번 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교육실습의 의의는 교육실습생들이 전공과목인 교과 지식과 교직 과정에서 배운 교육 이론 및 교수 학습 방법을 현장 교육에 직접 적용하여 평가한다. 교과 수업 및 학급 경영에 관한 실무적인 경험을 통하여 교사의 역할을 익히고 교직에 대한 적성과 능력을 검증해 보면서 교육에 대한 열망과 자아 정체감을 갖게 한다. 즉 교육 이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자질과 인격을 함양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교육실습이란 교사 양성 기관에 재학하거나 대학에서 교직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교육 현장의 교육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교사 교육의 효과를 올리고자 하는 교육과정이다. 교직 과정을 통하여 습득한 이론을 적용하고 검증하며 심화시켜 교직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도모함은 물론 교직의 기술과 능력을 함양하고 교육 사명감을 고취하는 데 그 의의를 둔다.

이러한 교육실습을 통해 실습생들은 교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사명감을 갖을 수 있을 뿐더러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전문적인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교육실습을 할 학교를 자신이 정할 수 있는데 나는 모교에서 교육실습을 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 사근동에 위치한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했고 내가 공부한 그 곳에서 후배이자 제자를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3월 30일부터 교육실습이 4주간 진행되기에 그 전에 모교를 방문하여 교육실습을 신청하고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육실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교육실습기간 동안에는 학생이 아닌 선생으로써 자질을 갖춰야 했다. 복장과 근무 등 어쩌면 상당한 규제와 제약이 있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익숙지 않았던 탓에 7시 40분까지 출근하는 것이 사실 4주동안 제일 적응이 안된 점이기도 하다. 용의 복장은 정장 차림으로 단정하고 검소하게 언행은 친절하고 바르게 해야 했다. 교육실습생은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생의 위치에 있으므로 지도 교사에게는 실습생으로서 배우는 자세를 가지며 학생에게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했다.

내가 경험했던 교육실습의 과정을 살펴보면 1주에는 사전지도가 이루어졌다. 교육실습에 대한 안내 및 교장, 교감선생님 또는 부장교사 선생님들의 특강 및 연수가 이루어졌다. 특강을 통해 교사가 갖춰야 할 인성과 자질에 대해 또는 학교 행정 업무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특징들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교과지도 교사와의 면담을 통해 교과협의회 및 수업분담 협의를 하기도 했다. 학급담임 지도교사와 면담을 통해 학급이 어떻게 경영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4주동안 보살펴야 할 담임 학생 33명과의 대면도 이루어졌다. 매일 학급 조회와 종례를 참관하였고, 교과 담당 지도 교사의 수업 참관이 매일 이루어졌다. 교과담당이 정보(컴퓨터)라 1학년 수업을 참관하고 실습을 담당했다. 담임지도 학급은 2학년 문과반을 맡았다.

1주차에는 대부분 참관실습이 이루어졌다. 참관실습은 관찰과 참가 두 가지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관찰실습은 수업실습과 실무실습에 들어가기 전에 학교교육의 개황을 이해하기 위하여 학교시설, 교직원, 학교교육계획, 교육과정 등에 대한 이해와 수업지도, 학급경영, 동아리 활동 등 실제지도에 필요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활동이다. 이 때 교육실습생들은 학교 및 학급의 전반적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참가실습은 수업실습의 바로 전 단계로서 학교교육활동에 직접 참가하여 학교교육을 더욱 깊고 넓게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는 교육실습생이 지도주체의 입장에서 교육에 대한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며 지도교사의 지시에 따라 지도교사 업무의 일부를 맡거나 보조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참가실습을 통해 우리는 교수 학습의 계획과 수업의 전개 및 평가에 이르는 교육의 구체적 과정에서 교사가 수행할 기능을 익힐 수 있었다.

2-3주차에는 실질적으로 수업실습이 이루어졌다. 교육실습기간 동안 제일 신경을 써야 하고 실질적인 목표에 가까운 부분이다. 교생이 단위 시간의 수업을 단독으로 실시하여 교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교수경험을 쌓는 실습 활동이다. 1주차의 관찰과 참가의 경험을 기초로 지도 교사의 지도하에 교육실습생 스스로의 계획에 의하여 교과수업지도, 학급경영, 생활지도, 지역사회의 행사, 계발활동의 지도 등을 실제로 실시하는 것이다.

내가 실습한 학교는 정보교과는 집중이수 과목이라 1학년 12학급 중에서도 6학급만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각 학급당 일주일에 2번의 수업이 이루어졌고, 나는 일주일에 6시간씩 5차시 내용의 15시간 수업을 진행했다. 15시간동안 진행되는 내용은 엑셀이었다.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엑셀을 접해보지 않은 상태라 제일 기초적인 부분부터 수업내용에 포함되고 있었다. 어쩌면 사회에 나가 많이 접해볼 수 있는 기초적인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라 어떻게 수업 내용을 구조화하여 쉽게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의 시간이 필요했다. 정보 교과 특성에 맞춘 수업이어서 교과서나 교재 없이 실습으로만 진행되어야 했기에 수업내용뿐만 아니라 예제나 자료 및 ICT 기기 응용을 처음부터 구성해야 했다. 대부분 수업이 컴퓨터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실보다 2배정도 큰 공간이었고 컴퓨터를 다루기 때문에 아이들을 집중시키는 것과 통솔하는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

여섯 학급의 특성이 각기 달랐기 때문에 학급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집중도가 높고 잘 따라오는 학급이 있는 반면 에너지가 넘쳐서 수업 진행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반도 있었다. 2차시 수업까지 분위기와 성취도를 파악하고 남은 차시 수업에는 조금은 더 수월히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수업과 별개로 내가 간 학교에서는 필수과제물이 있었다. 정해진 주제들 중 하나를 택해 간단한 내용에 대한 에세이를 써야 했다. 내가 선택한 주제는 ‘실천중심 생활예절교육 내실화 방안’이었다. 이에 관해 자료를 수집하고 실질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법한 방안을 작성하여 제출했다.

정보교과는 중간고사를 안보는 상황이라 4주차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의 엑셀 수행평가를 위해 문제를 출제하고 같이 실습해보는 마무리 단계까지 했다. 대부분 4주차에는 다른 동료 교생들의 수업을 참관하거나 교육실습 총평회가 이루어졌고 실습록을 작성한다.

교육실습이 진행되는 4주동안 교직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마냥 상상하고 꿈꿔왔던 교사의 삶을 작게 나마 가질 수 있었다. 같이 실습한 동료 교생들과도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었고 내가 진행한 수업에 대해 피드백을 공유하고 단순히 동료로써의 모습뿐만 아니라 친구로도 사귀게 되었다.

어쩌면 학생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겪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 직장 혹은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나의 행동과 말은 사적인 내 일상과 달리 책임과 무게가 있었고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쩌면 나의 첫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많이 서툴고 부족한 나를 선생으로 여겨주고 따라주고 큰 애정을 갖고 대해준 점에 많이 감사하다. 나의 행동과 관심에 따라 아이들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느꼈고 그런 점은 나를 성찰하게 했다.

매우 바쁘고 정신 없던 4주간의 교생이었으나 바쁘고 고됐던 만큼 이 봄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