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우수대학 선정

  • 70호
  • 기사입력 200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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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상하이교통대학이 발표했던 세계 500대 대학의 순위 발표에서 국내 대학 중 어느 한 곳도 10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자연과학연구논문성과’, ‘21개 분야별 고급연구원 확보율’, ‘과학논문인용색인(SCI)성과’, ‘대학 규모 대비 학문성과’, ‘졸업자수상경력’, '교수수상경력‘ 이하 6개의 항목이 선정 기준이었다. 이 발표가 물론 절대적인 수치는 아닐지라도 20위권 안에 17개 대학이 미국대학이었다는 점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세계 속의 국내 대학의 위치가 미약함을 알 수 있었다.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이란?
이러한 현재의 국내 대학 실정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인적자원부는 2003년부터 ‘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대학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평가를 통해 선정된 특성화 우수대학에 대하여 집중 지원하기 위해서 세워진 정책이다 .국내 대학의 미흡함을 채우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특성화 프로그램이란 과연 훌륭한 대안 책이 될 수 있을까? 특성화 프로그램의 타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성화 프로그램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여 진다. 우선 특성화에 대한 국가,사회적인 필요가 절실하고 산업계와 학계가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발전 동향이 예상되며, 나아가 특정 분야에 통달한 전문 인력을 배출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졸업생 취업의 양적 · 질적 고도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대학발전 기여도도 높아진다. 교육부는 선정되기 위한 경쟁 속에서 각 대학이 교원충원 등 교육여건 개선, 사회의 수요를 반영하는 교육과정 개선 등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 대학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비교우위 분야의 특성화 추진을 통하여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우수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을 가진다. 이는 교육시장의 개방에 대비하여 대학도 과거의 백화점식 경영이 아닌 특성화 분야를 키워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함이다. 올해부터 사업 참여조건이 산학협력단의 설치와 교원확보율 50%이상의 기본요건을 갖춘 대학으로 범위를 제한했다.



지난 9월 17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2004 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에 우리학교가 ‘동아시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연구시스템 혁신’이라는 과제로 특성화 우수대학에 선정되는 경사가 있었다. 이로서 위의 사업에 대해 35억 8천만 원의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됐다.
동아시아학은 유학에 그 바탕을 두고 주체적 시각으로 전통문화와 국제관계를 연구하는 통합학문으로 인문학과 기초학문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학문의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육,연구, 정보를 통합한 학제적 교육, 연구시스템의 새로운 모델로 동아시아학술원을 설립해 세계로 수출하는 동아시아학을 정립하고, 21세기 동북아시아 중심 국가 건설을 선도할 지도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동아시아학술원을 중심으로 관련 교육·연구 조직을 일원화하기 위해 모집단위의 광역화, 유학·동양학부 전공통합, 학사과정 정원감축, 대학원 동아시아학 협동과정 신설 및 학제 간 기관연구 추진을 위한 리서치 Unit설치, 동아시아지역연구소 등 관련 연구소의 신설·개편 등 교육구조를 개혁했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 선진화를 위해 동아시아학 연계전공 교육과정 개발과 교육과정 로드맵 도입을 추진해왔다. 그리하여 이번 사업은 이전 사업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동아시아 학제적 교육시스템 구축과 동아시아 HUB 센터를 육성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진다. 우선 기초학문과 응용학문, 인문 ? 사회과학과 이공계의 융합형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동아시아 교육,연구의 새로운 추세를 창출하고, 해외대학과 3+1제, 1+1제, 7+1제 등 공동학제를 운영한다. 또 동아시아로 특화된 전문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기업 및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HUB 센터를 육성하는 한편 학문적 탁월성이 입증된 세계적 권위자 James B. Palais 학술원장을 임용하고, 전략적 인력충원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동아시아학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창 기업의 채용공고가 뜨고 있는 요즘이다. 취업난이 극심한 이때 성공적인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자신을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격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자기 PR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어느 기업도 자신의 실력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채용되지 못할 수 있다. 즉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특성화 된 알맹이의 뛰어남을 피력할 수 있는 사업 신청서 작성은 중요하다. 선정되기 위해 밤낮을 사업 신청서에 몰두했던 숨은 공로자인 전략기획팀의 신현대 계장을 만나보았다.
* 어떤 이유로 지금의 사업을 우리 대학의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게 됐나요?
“동아시아학의 중점 육성은 우리학교의 건학이념인 유교와 6백년 전통에 따른 숙원사업의 일환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의 염원과 총장님의 의지를 바탕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성균관대학교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로 특성화시키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물론 기존에 우리학교의 동아시아학 연구가 높이 평가되고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말이죠.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실에서 더 이상 하나의 나라는 의미를 잃어가고, 유럽연합이나 나프타와 같은 지역블록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 때에 동아시아에 대한 논의는 중요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업은 학문적 성과를 현실 속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결국 내적 필요와 외적 요구가 충족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과의 교류에 중점을 두고 있는 차이나 프로젝트(China Project)를 추진하는 중이예요.”
* 사업이 선정되기까지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거액의 금액을 지원받는 사업인 만큼 심사의 기준이 까다로웠어요. 일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산학협력단 설치와 교원확보라는 조건이 있었죠. 산학협력단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산업체와 대학의 코업이예요. 기업이 요구하는 연구를 대학의 연구팀이 하고 그 성과에 따라 기업은 상품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학문적 업적을 중시했던 작년과는 달리 학문적 업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10대성장동력산업인 반도체 등 이공계 분야의 내용도 선정기분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의 세부 내용을 단순한 인문학적 접근이 아닌 동아시아 IT산업과 연계하여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 답변이 너무 점잖아서 질문하나 더 드립니다. 준비과정 중에 에피소드라도?

“6월부터 2개월 동안 합숙을 하다시피하면서 사업 신청서 작성에 박차를 가했어요. 별도의 사무실에서 사업총괄책임자인 기획조정처장의 지휘하에 전략기획팀(3명) 동아시아 학술원(2명) 이 주축이 되어 머리를 맞대고 밤샘작업을 밥 먹듯이 했죠. 제 경우에는 많게는 열흘이 조금 넘게 집에 못 들어간 적도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홈쇼핑에서 파는 간이침대가 없어 지금 이 책상이 저의 잠자리가 되었죠. 보통의 간이침대가 있긴 했지만 안이 푹 들어가서 허리가 아파서 책상이 훨씬 편하더라구요. 집에 못 들어가니까 직원들과 함께 혜화사우나에서 목욕도 하고 속옷도 사 입기도 했어요. 오랫동안 집에 못가서 힘들고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힘이 돼줬어요^^”
* 선정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분이 궁금해요
“전략기획팀의 특성상 학교의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같이 작업했던 집필위원과 동아시아 관계자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고, 동시에 학교의 위상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도 들었구요. 정식보고가 오기 전에 이미 다른 루트를 통해 불확실하지만 대강의 흐름은 알 수가 있거든요. 거기에 우리학교의 사업이 채택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어서 막상 선정되었다는 공문이 왔을 때는 아주 몰랐을 때보단 기쁨이 가라앉았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특성화 사업은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요. 보다 질 높은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기간이 짧은 실정이죠. 그래서 교육부에서는 빠르면 내년부터 특성화 사업을 3~5년 규모의 다년도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이 적용될 것이라 생각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예요. 내년에도 동아시아학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 될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급속히 발전하는 이공계 분야에서 다음 사업이 계획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 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된 것은 비단 한 쪽의 노력만이 아니라 교수, 연구원, 교직원들 모두의 노력이 일궈낸 성과였다. 우리학교의 특성화로 인식되고 있는 동아시아학은 더 나아가 차이나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탁상공론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로의 접근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학문적 정체성 확립과 비전 제시를 위한 연구가 핵심 과제인 것이다. 차이나 프로젝트란 동아시아학의 국제화를 주도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로서의 중국 거점화 사업으로 ‘실질적이며 실현가능한’ 전략적 해외 거점사업인 동시에 향후 동아시아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회의 포착이다. 그리하여 국내외 중국, 동아시아 전문가를 배출하고 우리대학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올해 4월 26일에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과 교육 및 연구 공간 사용 각서를 체결하여 곧 푸단대학 내에 우리학교의 공간이 신설될 예정이다. 또 북경외국어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이 같은 우리학교의 노력이 이번 선정의 영광이 되었던 것이다. 이번 특성화 우수대학의 선정이 지난 10월 9일에 있었던 ‘2004 성균인의 날’에서 보여줬던 우리학교와 동문들의 저력에 힘입어 훗날 세계 100대 대학으로의 진입은 꿈이 아님을 보여주는 하나의 주춧돌이 되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





취재 ㅣ권혜미 스큐진 학생기자 (satin-pap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