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성대국제컨퍼런스
‘대격변의 시대(An Age of Upheaval)’ 개최

  • 484호
  • 기사입력 2022.02.03
  • 취재 김소연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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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 제1회 성대국제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우리 대학 경제대학, 소셜이노베이션융합전공이 주최하고 BK21 사업 대학원혁신이 후원한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대격변의 시대(An Age of Upheaval)’를 주제로 앞으로 다가올 27년,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측했다. 팬데믹, 기후변화,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AI 혁명 등의 대격변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성균관대를 플랫폼으로 세계적 석학들이 해결책을 모색했다.


UCLA, 성균관대 석좌교수이자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와 ‘지금 다시 계몽’의 저자인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가 대담을 나눴다.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대학의 키요테루 쯔쯔이 교수, 마이클 번스타인 교수 등 국내외 다양한 교수들이 연설, 그리고 토론에 참여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우리 대학의 브랜드를 살려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획한 첫번째 글로벌 컨퍼런스다. 본 행사는 줌과 유튜브를 통해 영어와 한국어 통역으로 생중계되었으며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되었다.


컨퍼런스는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의 축하 인사로 오전 세션이 시작되었다. 우리 대학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첫번째 세션의 주제는 ‘대격변의 시대’로 성균관대 석좌교수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Global History: The Next 27 Years’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가 국가 협력의 기회를 촉발했으며 팬데믹 사태가 문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류가 당면한 위험 요소로 핵전쟁, 글로벌 기후 변화, 천연자원의 고갈, 그리고 불평등을 제시했다. 핵의 위험성이 현대 사회에서 간과되고 있다는 점과 핵전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저온 현상인 핵겨울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또한 자원의 소비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가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불평등으로 인한 진정한 위험을 지적하며 국가 내 불평등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불평등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를 갖기 보다는 앞서 말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기조 연설 이후,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와 스탠포드대 키요테루 쯔쯔이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스티븐 핑커 교수는 재레드 교수가 제시한 위험들이 절대적으로 위협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낙관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또한 위험성에 대한 지나친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 고갈 문제에 대해서는 인류의 신기술 개발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절대 빈곤 또한 빈곤국의 빠른 선진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요테루 쯔쯔이 교수는 불평등은 절대적인 시각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각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불평등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인간의 보편적 의무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공정성, 평등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그리고 국가의 권력을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은 UCLA 사회학과의 시실리아 멘지바 교수의 연설로 시작됐다. 시실리아 멘지바 교수는 ‘Migration Upheavals, Sending and Receiving States, and Policy Responses’를 주제로 이주 송수신 국가의 역할과 이주 흐름에 대한 정책 대응을 다루었다. 시실리아 멘지바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 가난 등으로 인해 국경을 넘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주 수용국과 송출국 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이주에 대한 감시, 감독이 아닌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복합적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주 위기라고 불리는 현시대에서 국가 행위자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어서 연설에 나선 아만다 멀디 조지아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Hostilities, Civil Society, and Growing Human Rights Abuses’를 주제로 대격변의 시대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연설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현재의 인권에 의도적, 혹은 의도하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인과적 경로를 설명했다. 따라서 대중이 인권 정책에 대한 지지를 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하며 글로벌 인권 체제 강화와 동시에 국내의 인권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인권이 세계 평화와 직결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에밀리 류 교수와 우리 대학의 조원빈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각국의 입장에서 이주와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후 세션들은 신동렬 총장의 축하 인사로 시작되었으며, 우리 대학 김성현 경제대학 학장이 사회를 맡았다. 세번째 세션의 주제는 ‘다가오는 대격변, AI와 소셜굿’으로 스탠포드대 컴퓨터 공학과 마이클 번스타인 교수가 연설을 맡았다. ’AI and Society: Institutional Design, and Engineering Responses’라는 주제로 연설을 진행한 마이클 번스타인 교수는 AI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기술 자체는 공정하더라도 그 사용은 불공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AI의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누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에 대한 기술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집단의 목소리를 어느 비중으로 반영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그 다음으로 성균관대 데이터사이언스 융합학과의 사이먼 성일 우 교수가 ‘Adversarial Effects of Artificial Intelligence’를 주제로 연설했다. 사이먼 성일 우 교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오류 사례들을 통해 인공지능 시스템의 악영향을 언급했다. 또한 딥페이크 기술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오용되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소개했으며 AI 성능 개발에 있어 안보, 보안, 개인 정보 보호 등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세션의 토론자로는 카이스트 김주호 교수와 다트머스대 찰스 크랩트리 교수가 나서 앞선 연설에 대해 담론을 나누었다.


마지막 세션의 주제는 ‘전 세계적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비영리적 조직, 도시,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었다. 네번째 세션의 기조 연설을 맡은 스탠포드대 윌터 우디 파웰 교수는 ‘Fix the System or Support the System? Divergent Responses to the Pandemic in Shenzhen and San Francisco Bay Area’라는 제목의 연설을 진행했다. 윌터 우디 파웰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민 사회에서 어떠한 현상과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이러한 다양한 반응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기업과 비정부단체 간의 협력, 비영리단체들의 기여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서 우리 대학 경제학과 김영한 교수, 행정학과 박성민 교수와 함께 전 세계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사회를 맡은 우리 대학 구정우 교수는 우리가 당면한 다양한 도전과제에 대해 함께 살펴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글로벌 대격변의 특징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본 컨퍼런스는 사회과학 분야와 이공계의 세계적 석학들, 연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 지구적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앞으로 개최될 성대국제컨퍼런스에도 많은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