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글로벌과 혁신의 시대!<br>-글로벌수업&혁신수업 톺아보기

이제는 글로벌과 혁신의 시대!
-글로벌수업&혁신수업 톺아보기

  • 487호
  • 기사입력 2022.03.16
  • 취재 송명진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893

코로나19에 일상을 내어준 요즘, 대학 교육 현장도 크게 변했다. 교수와 학생이 모니터를 통해 대면하게 된 지도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며 온라인 교육의 효율성 문제가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부터 ‘글로벌 수업’ 과 ‘혁신 수업’ 을 본격 도입한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는 그간 축적해온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립된 성균관대학교의 새로운 교육 모델, ‘글로벌 수업’ 과 ‘혁신 수업’ 을 담았다. 


우리 대학의 글로벌 수업과 혁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지식 습득을 유도하고, 오프라인으로 교수자와 학습자 간 원활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온라인/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교육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글로벌 수업과 혁신 수업의 경우 학생 간 경쟁의 분위기를 완화하고 학생들에게 과정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 수업들은 2021년 2학기 시범 도입 후 참여 교수와 학생으로부터 수업의 효과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이번 학기 정식 도입되며, 앞으로 그 규모를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글로벌 수업 ]

글로벌 수업은 해외 명문대학에서 제공하는 수준 높은 글로벌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활용한다. 학생이 사전에 제공되는 온라인 콘텐츠를 학습하고 강의실에 출석하면, 교수가 부연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이끈다. 


 글로벌 수업 세부


종종 글로벌 수업과 국제어 수업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글로벌 수업과 국제어 수업은 다른 개념이다. 국제어 수업은 수업 전반이 외국어로 진행되는 반면 글로벌 수업은 사전 제공 콘텐츠는 외국어로, 수업은 외국어 및 한국어로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글로벌 수업과 국제어 수업의 차이점


[ 혁신 수업 ]

혁신 수업은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학생 참여형’ 수업이다. 혁신 수업은 다시 플립러닝, 문제해결, 특화혁신의 세 유형으로 구분된다. ‘플립러닝’ 은 온라인에서 사전에 습득한 지식을 강의실에서 그룹활동을 통해 응용하는 수업방식이다. ‘문제해결’ 은 주제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구성원이 협업하고 상호작용하는 수업방식이다. ‘특화혁신’ 은 기존 수업의 틀을 벗어나 개별 교원만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수업 방식이다. 


혁신 수업 세부


성균웹진에서는 독자들에게 더욱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지난 학기 글로벌 수업과 혁신 수업을 맡아 진행하신 세 분의 교수님을 인터뷰이로 모셨다. 지금부터는, 교수자가 현장에서 직접 느낀 글로벌 수업과 혁신 수업을 전한다. 



◑ 글로벌 수업 “법과학세미나” 임시근 교수



Q1. 법과학세미나, 어떤 수업인가요?

먼저, 법과학은 과학적 증거를 제공해 수사기관의 사건사고 해결과 실체적 진실 규명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재판에서 판사의 올바른 판결에 도움을 주는 학문입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의학, 약학, 공학은 물론이고 법학, 심리학 등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포함하는 융합학문이지요. 법과학세미나 수업은 일반대학원 과학수사학과에서 개설된 과목으로, 과학수사 및 법과학 분야 전반에 걸친 기초 이론의 학습과 실무 활용, 분야별 역사와 최신 동향 및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업에서는 영국 Strathclyde 대학 과학수사학과의 “Introduction to Forensic Science” 강의를  온라인 콘텐츠로 제공했습니다. 실시간 수업은 매주 정해진 시간에 1시간 30분 정도로 진행했어요. 온라인 콘텐츠로 사전 학습을 마친 학생들이 해당 내용에 대한 요약 발표를 진행하도록 했고, 발표 내용은 ppt로 미리 배포해 다른 학우들과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시간 수업 시간에 교수는 추가적인 자료를 제공하고, 관련 기초 이론과 실무 활용에 대해 설명하며 발표 내용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이끌었습니다. 



Q2. 왜 글로벌 수업을 선택하셨나요?

학생들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수업이기 때문이죠. 전통적인 수업방식에서는 자세히 살펴보기 어려운 실제 실험이나 모의 사건현장 등을 글로벌 수업에서는 실감 있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에서 공유하는 사이트에 참여하는 세계 각국의 학생 및 실무 종사자들과 의견 교환이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므로 사고력 신장에 도움이 되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쉽게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이므로 자연스럽게 국제적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Q3. 우리 대학 글로벌 수업의 첫걸음을 함께하셨습니다. 수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라마다 서로 다른 사법체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어요. 실제 범죄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다양한 법과학 분야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영어 원어 강의를 듣고 이해하는 것이 꽤나 큰 부담 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함께 고민했고, 스크립트를 제공해 정확한 내용 이해를 돕고자 애썼답니다. 


Q4. 예비 수강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여러분은 글로벌 수업 이수를 통해 남다른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가장 최신의 콘텐츠를 접하고, 수강 학생들과 서로 정보도 공유하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과목을 글로벌 수업으로 진행할 수는 없겠지만, 한두 과목 정도는 글로벌 콘텐츠를 활용하는 글로벌 수업을 수강한다면 스스로에게 정말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플립러닝 혁신수업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이은석 교수



Q1. 소프트웨어공학개론, 어떤 수업인가요?

대규모의 SW를 고품질, 비용효율성, 신속한 개발, 유지보수의 용이성 등을 목표로 개발 방법론 측면에서 학습하고 경험하는 교과목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SW생산과 관련된 기술적, 관리적 측면 모두를 다루는 공학분야이기도 합니다. SW전공 학생들이 입학 이후 다양한 전공 교과목들을 소화하고 거의 전공을 총정리하는 차원에서 이수하는 전공코어 과목이기도 합니다. 


Q2. 왜 플립러닝 혁신 수업을 선택하셨나요?

소공개론은 과목 자체가 방대한 내용을 다루기에, 실무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한번 들어서는 실제 개발 업무에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존의 강의 방식으로는 단편적이고, 일회성인 이해에 그치게 되는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플립러닝 혁신수업은 온라인 pre-class와 오프라인 in-class 로 구성됩니다. pre-class에서는 사전에 제공되는 동영상 수업을 몇번이고 반복 학습 하면서 충분히 내용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점을 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해소하며 자기 지식으로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스스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는 제가 사전 제공하는 질문지에 대한 답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가측정이 가능하며, 저는 이 과정에서 팀원간의 충분한 토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진 답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이고 오프라인 수업에서 강사 주도의 토론으로 심화되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 과목에 관해서는 플립러닝 혁신수업의 형태가 효과적이라 믿고 있습니다.


Q3. 우리 대학 혁신 수업의 첫걸음을 함께하셨습니다. 수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앞서 언급한 pre-class를 통해 강의 자료의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한 상태가 됩니다만, 상황별 다양한 해석과 대응이 가능한 SW개발 도메인에서 최선의 선택과 그렇지 못한 결정에 대한 의미 해석은 한층 깊은 사고와 고민이 필요합니다. 주차가 거듭될 수록 in-class를 통해 학생들이 그러한 고민들에 답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매번 놀랍고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Q4. 예비 수강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소공개론은 무거운 내용과 대규모 팀프로젝트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과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SW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 능력과 실전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기꺼이 이 수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 전공 과목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느낌의 학문 영역이니 값진 것들을 많이 얻어 가시길 희망합니다.


◑ 문제해결 혁신수업 “영어학캡스톤” 이한정 교수



Q1. 영어학캡스톤, 어떤 수업인가요?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과목에 대해서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주로 예술, 경영, 공학 분야의 학과에서 학부 고학년 학생들을 위한 현장 중심의 종합 설계 교과목으로 활성화되어 있죠. 

그래서 영어학과 캡스톤의 조합은 생소하실 텐데, 다른 전공 분야의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영어학에 적용해서 팀 연구과제 중심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은 문제중심수업과 협동학습 중심 수업의 특징과 장점을 결합한 학습자 중심 수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전반부는 교수자가 주도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학습자들 간의 협동학습의 비중이 커지고, 협업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해법을 탐색하고 도출하는 활동이 중심이 됩니다.


Q2. 왜 문제해결 혁신 수업을 선택하셨나요?

가장 중요한 계기는 우수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교수의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기회를 수업을 통해 제공해서 영문과 대학원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도입 계기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AI 영어교사나 AI 기반 통번역기가 상용화되면서 영어 관련 직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AI로 구현된 것과 인간 언어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이슈는 AI가 인간과 같은 언어 능력에 도달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인간과 AI가 어떻게 각자의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서 바람직한 상호 보완과 공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내용을 학생들과 함께 연구해보고 싶어 이 과목을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계기는 코로나의 장기화 때문입니다. 2020년에 저도 준비가 잘 안 된 상태에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수업에서 자기주도적 학습과 협동 학습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그런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수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3. 우리 대학 혁신 수업의 첫걸음을 함께하셨습니다. 수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혁신수업은 일반 수업에 비해 더 많은 학습과 준비를 요구하는 수업 방식입니다. 학석사 연계과목인 ‘영어학 캡스톤’도 일반 수업에 비해 학습량과 준비할 것이 더 많습니다.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특히 학부생들에게 부담이 되었을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수강을 신청했던 학부생들이 수업을 듣다가 중간에 수강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학습량을 줄일 계획은 없고, 다음에 개설한다면 학습 과정과 학습 내용을 보다 조직화하여 학생들이 인지적 부담을 덜 갖도록 안내할 방안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4. 예비 수강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수업을 진행하면서 제가 직접 확인한 캡스톤 수업의 장점이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이 수업을 통해서 영어학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요구되고, 여러 분야로 전환 가능한 역량(transferable skills)을 기를 수 있었던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어학 캡스톤 수업에서는 언어 사용과 관련된 양질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법을 배우고, 이런 분석을 통해서 언어 현상을 해석하고 의미 있는 추론을 도출하는 훈련을 합니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인공 지능의 분석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도 합니다. 과목의 주제에 관심은 있으나 학습량이 많고 수업 전 준비가 요구되는 영어학 캡스톤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는 영어영문학과 학부 전공 심화 과목인 ‘의미와 영어사용’ 과목을 추천합니다. ‘의미와 영어사용’ 과목은 고급 학술 영어의 특징을 익히고 구사하는 연습을 하는 수업으로서 ‘영어학 캡스톤’ 전 단계의 기반이 되는 내용을 다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100명 가까이 수강할 정도로 수요가 높은 과목인데, 이번 학기부터는 플립 러닝과 문제 해결 방식을 접목한 혁신 수업으로 1 분반 당 30명으로 수강 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고급학술영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익히고자 하는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