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각 소장 『춘추경좌씨전구해』보물
지정 - 그리고 존경각 알아보기

  • 492호
  • 기사입력 2022.05.29
  • 취재 김소연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208


우리 대학 캠퍼스 곳곳에는 옛 성균관의 흔적이 남아있다. 성균관의 대표적 건물인 명륜당 뒤쪽에는 존경각이 자리하고 있다. 존경각(尊經閣)은 성균관 유생들의 학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성종 재위 6년(1475),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 성균관에 설립된 도서관이다. 존경각은 ‘경서를 공경히 보관하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성종이 직접 하사한 이름이다. 우리 대학은 동아시아학술원을 창설하면서 동아시아학 연구 기반 조성과 효율적 지원을 위하여 고문헌 전문도서관을 설립했으며, 옛 존경각의 이름을 따서 존경각이라는 명칭을 정하였다. 600주년 기념관 4층에 위치한 현대의 존경각은 각종 고문헌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그 중 『춘추경좌씨전구해』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되었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무엇일까?

『춘추경좌씨전구해(春秋經左氏傳句解)』는 송(宋)나라 학자 임요수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음주(音註)를 달아 편찬한 책으로 조선 초 우리나라에 유입되었다. 그중 존경각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세종 13년(1431)에 간행된 목판본으로, 현존본 중 잔존 수량이 가장 많은 5책(50권)이다. 『춘추』는 공자가 편찬한 춘추(春秋)시대의 노(魯)나라 역사책으로 공자의 역사서술 의식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책이다. 이후 수많은 학자의 주석이 나왔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주석서가 바로 『춘추좌씨전』이고 『춘추경좌씨전구해』는 그 책의 주석서에 해당된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춘추좌씨전』에 등장하는 여러 기사의 시말을 설명하고, 발음이 어려운 글자의 음을 표기했으며 지명과 인명에 대한 설명도 첨부되어 있다.


▲ 춘추경좌씨전구해 사진


보물로 지정된 『춘추경좌씨전구해』

이러한 서적이 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 대학 존경각은 소장하고 있는 귀중본 중에서도 보물급의 가치가 있는 자료를 엄선하여 몇 년 전부터 문화재 지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춘추경좌씨전구해』에 대한 문화재 지정 신청은 2017년 11월에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을 통해 접수되었고, 서울시와 문화재청의 문화재 분과위원회의 현장 조사와 심의를 거쳐 지난달 마침내 보물로 지정되게 되었다.

우리 대학 존경각이 소장하고 있는 『춘추경좌씨전구해』는 간행된 지 600년 가까이 된 고간본(古刊本)임에도 자료의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편이며, 간행 과정과 참여 인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국 간행의 표제면을 수용하여 그 당시 우리나라와 중국 간 서적 간행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동아시아학술원 존경각

현대의 존경각은 2000년 3월 동아시아학술원의 설립과 함께 개관한 고문헌 전문 도서관이자, 동아시아학술원 지식정보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시대 성균관 관련 자료, 경학 및 족보 관련 자료 등의 고문헌 자료의 수집과 다양한 국가에서 발행된 전문 서적의 구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존경각은 국내외의 동양학 관련 학술 자료 및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정리·가공하여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학술원 산하 기관의 연구 성과를 효율적으로 외부에 공유하고 소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존경각은 한국학, 동아시아학의 원전 자료와 연구 결과물을 네트워크화하는 국제적 동아시아 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존경각 소장 자료

현재 존경각은 고문헌 121,809권, 일반도서 3,695권, Microfilm/CD 자료 2,118권으로 총 146,622권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자료 외에도 서울시 유형문화재인 『기축일기(己丑日記)』, 『명공묘선육방옹시집(名公妙選陸放翁詩集)』을 포함하여, 『포은선생문집(圃隱先生文集)』, 『경연일기(經筵日記)』, 『태교신기(胎敎新記)』, 『완영일기(完營日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와 같은 높은 가치의 희귀 자료들이 있다. 항온ㆍ항습 시설이 갖춰진 수장고에는 1,200종의 귀중본을 비롯하여 약 14만여책의 고문헌이 보관되어 있으며, 사립대학 가운데서 가장 많은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서의 분류를 위해 동장본의 경우, 전통적인 분류법인 사부 분류법(經, 史, 子, 集)을 사용하고 있으며, 양장본은 듀이 십진분류법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존경각 내에는 이용 편의를 위한 마이크로 필름 리더기와 자료검색용 PC가 비치되어 있다.


존경각 이용 서비스

실물 열람이 제한적으로 이용에 제약이 많은 고문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존경각에서는 꾸준한 디지털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존경각 홈페이지(east.skku.edu) 고문헌 열람 신청 게시판을 통해 원하는 자료의 열람을 신청할 수 있으며, 직접 방문하지 않고 PDF 포맷 파일로 고문헌 열람이 가능하다. 단, 고문헌 보존과 열람의 편의성을 위해 실물 자료의 열람은 불가능하다. 열람 신청 후 책당 2~3일의 처리 기간이 소요되며 열람 신청은 우리 대학 구성원만 가능하다. 스캔이 이미 완료된 고문헌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교내, 교외 이용자 누구나 존경각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존경각은 고문헌 검색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존경각 소장 고문헌에 대한 서명, 저자, 청구기호, 판본, 간행 연도 등으로 조건 검색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일부 고문헌에 대해서는 원문 이미지도 제공하고 있다. 존경각 소장 고문헌은 성균관대학교 학술정보관(lib.skku.edu)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며 고문헌 검색 시스템에서는 더욱 상세한 서지를 제공하고 있다. 존경각 소장 고문헌은 존경각 홈페이지(east.skku.edu)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며 고문헌 검색 시스템에서는 더욱 상세한 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존경각은 일본 국회도서관(NDL)의 상호 대차를 통해 일본 국회도서관의 소장 도서를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논문 및 기타 자료를 제외한 단행본에 한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며, 우리 대학에 재학 및 재직 중인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다. 1회 최대 3권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자료 수령까지는 약 10~20일이 소요된다. 자료 수령 후 30일 동안 존경각 관내 지정 열람석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존경각은 평일 9시부터 17시 30분까지 개관한다. 고문헌이 아닌 일반 도서는 존경각 방문 즉시 대출이 가능하며 학술정보관 대출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 대학 성균관의 역사가 담긴 곳, 존경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자. 


존경각 홈페이지: https://east.skku.edu/

사진 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s://www.heritage.go.kr/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