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인 성균관 :
청춘, 과거와 현재의 성균관을 잇다

  • 493호
  • 기사입력 2022.06.17
  • 취재 송명진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5887

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진행된 연기예술학과의 연극 공연 '안티고네 인 성균관'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안티고네 인 성균관은 소포클래스 원작의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를 성균관대의 장소성과 ‘저항’ 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는 이 작품으로 ‘제30회 젊은연극제’ 에 참가한다.


안티고네 인 성균관은 우리 대학의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장소특정형(site-specific) 공연인 동시에 관객참여형 공연이다. 노천극장에서 시작되는 극은 금잔디와 원형극장을 거쳐 경영관 앞에서 마무리 된다. 관객들 또한 이 여정에 함께하며 극의 일부가 된다. 공연은 이러한 의도적인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일상 공간인 캠퍼스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곳에 애도와 저항을 다시 소환하고자 했다.


안티고네 인 성균관은 공동창작의 결과물이다. 18명의 배우와 17명의 스태프가 4개월간 함께 힘을 합쳤다. 작품 창작에 함께한 이들은 다음과 같다. 고민정, 김단아, 김동욱, 김민정, 김연수, 김주원, 김지민, 김홍은, 노이준, 민종헌, 박주현, 안시현, 양서희, 양유진, 이현동, 임태희, 한주윤, 홍윤기, 최예원, 차서영, 오해서, 김현영, 서진희, 최지수, 이도연, 김남현, 정우진, 이예진, 송지은, 추예진, 정하온, 서은지, 손주연, 이지훈, 김민정


이번 커버스토리에는 창작자들이 직접 전하는 무대 뒤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섯 명의 인터뷰이가 전하는 그들의 '안티고네 인 성균관' 지금부터 함께 음미해보자.  


▣ 연기예술학과 이경성 교수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경성입니다. 이번 학기 ‘연극제작실습’ 수업을 진행했고, '안티고네 인 성균관'의 연출과 지도교수를 맡았습니다.


Q. ‘연극제작실습’ 은 어떤 수업인가요?

연극제작실습은 학생들이 연극이라는 매체를 직접 경험해보는 수업입니다.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들을 직접 기획하고 창작해 관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저는 기술적인 방법론 보다는 연극의 주제와 의미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안티고네> 라는 고전 텍스트를 지금의 20대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며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Q. '안티고네 인 성균관'은 안티고네'를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두 작품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먼저, 안티고네라는 고전텍스트와 성균관대의 장소성을 연결 짓고자 했습니다. 제목에도 드러나 있다시피 저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지만, 그 현재는 사실 무수히 많은 과거들이 쌓여 만들어진 거잖아요. 지금 이곳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시간들을 연속선상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안티고네라는 고전 텍스트와 성균관대의 장소성을 연결해보았습니다.


안티고네가 죽은 오빠를 묻어주고자 하는데, 왕은 반역자인 안티고네의 오빠가 땅에 묻히지 못하도록 법령을 내립니다. 오빠를 묻어주면 자기도 반역자가 되지만 그런데도 안티고네는 오빠를 묻어주고자 합니다. 죽은 자를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인간적인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애도를 금지하는 국가의 실정법에 저항하는 한 개인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고,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도 국가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었던 학생들이 분명히 있었지요. 과거에 그들이 분명 존재했음에도, 지금 여기의 우리는 그들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그때 당시의 20대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러한 정황들이 내가 지금 발 딛고 서있는 현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원작인 고전 텍스트와 연결 지어 읽어내고자 했습니다.


Q. 학기를 마무리하며 수업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공연하는 날, 저희 학생의 부모님이 오셨는데 참 뜻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어머님께서 김귀정 열사와 고등학교 동창이셨고, 당시 김귀정 열사의 사망소식을 듣고 가슴이 참 아팠었는데 이렇게 몇 십년이 흘러 다시 애도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공연을 통해 하는 이야기들이 머나먼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생각보다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관객의 경험을 통해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 차서영(연기예술학과 연출전공 20), 드라마터그  -  "연극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이번 공연에 '드라마터그' 로 함께하셨습니다. ‘드라마터그’ 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드라마터그는 연출을 제외하였을 때 공연의 제 1관객입니다. 극을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이 연출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극이 구조적으로 어떤 논리를 바탕으로 직조되었고 그 논리가 타당한지 계속해서 살펴야 합니다. 보통은 학술, 연구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이번 안티고네 인 성균관 공연은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 비극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었습니다. 저도 공연의 전체적인 과정에 계속해 참여했는데요, 텍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극이 어떤 논리를 가졌는지, 장면 간의 연결성, 관객을 추동하는 동력 등을 계속해서 살피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Q. 이번 공연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한 단어로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무엇에 저항하고 있는가?’ 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극을 연출하며 특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성균관대학교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장소특정형(site-specific) 공연이라는 것입니다. 고전 텍스트가 현재의 공간에서 형상화되고, 공간의 의미를 이곳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2022년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희곡 안티고네를 통해 ‘저항’을 느끼기 위해서는 현재로의 연관성을 끊임없이 되물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성균관대학교 캠퍼스’라는 실제 공간이자, 과거로부터 현재로의 역사성을 가진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원작의 텍스트를 분해, 해체하고 배우들의 입으로 다시 쓰는 과정이 있었고, 코로스가 주도하는 새로운 장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1980~90년대 학생운동이라는 거대한 저항을 2020년대의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중압감,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창작진인 학생들의 고민, 저항을 느끼는 방식을 공연을 통해 드러낼 수 있을지 신경을 썼습니다.


Q. 공연 준비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일화 또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이번에 저희는 학과 프리뷰 공연을 포함해 총 6회차를 공연했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첫 공연부터 비로소 연습이 시작된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안티고네 인 성균관>은 관객의 참여가 있는 공연입니다. 연습과정에서는 관객을 상상하며 연습을 진행 했었는데, 실제 상황에서 예상과 달랐던 지점들이 꽤 있었습니다. 회차를 거듭하며 계속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고, 그 과정에서 수정된 장면도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려 했습니다. 공연 당일 새벽에 대사가 추가, 수정되기도 했는데 실수없이 수행해 주신 배우분들께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모습


◈ 고민정(연기예술학과 연기전공 20), 인물 배우


Q. 이번 공연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 하셨나요? 짧게 소개부탁드려요.

저는 큰 권력에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안티고네 역을 맡았습니다.


Q. 이번 공연을 통해 배우로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저는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20년도에 입학해 이렇게 많은 관객들을 만나 뵙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찾아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했지만, 관객들께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에 무대에 서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스스로를 믿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연습을 하다가 문득 내가 한번도 이 공연을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하고 싶어서 공연을 즐기지 못하고 잔뜩 굳어있는 저를 그제야 발견한 거죠. 무려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 공연에서요. 그때부터는 조급함과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관객들과 공연을 즐겨보려고 했고 그 부분이 엄청난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해요.


Q.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것이 있다면?

이번 공연은 이동식 공연으로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 됐어요. 처음 해보는 야외 공연이기도하고 연기를 하기 전에 일단 소리 전달이 되어야 했습니다. 극장안에서는 작은 손짓만으로도 많은 것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외 공간에서 연기하려면 어떤 움직임과 동선을 넣어야 과장되지 않게 장면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 했습니다. 답을 찾는 과정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부분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니 소리나 움직임, 에너지 등 저의 한계에 도전해볼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Q. 화려한 막을 내린 안티고네 인 성균관을 돌이켜보며 한마디.

이번 공연을 시작하면서 이 오래된 희곡이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안티고네로서 공연에 함께했기때문에 더욱 그 답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쁘게 공연을 준비하느라 안티고네에게 이렇게 많은 애정이 쌓였는지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 친구를 떠나 보내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안티고네 IN 성균관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이경성 교수님과 뙤약볕 아래에서 너무 고생 많았던 연제실 인원들 모두 감사합니다. 23살의 고민정에게 많은 고민과 경험을 준 안티고네 안녕.


▲ 안티고네 포스터와 공연 모습


◈ 노이준(연기예술학과 연기전공 20), 인물배우 -  "등대 처럼 제 몸을 밝혀 주변을 환히 비추는 따뜻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이번 공연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하셨나요?

크레온 역을 맡았습니다. 크레온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테베의 왕입니다. 강력한 국법으로 나라의 질서를 유지하려하고, 테베를 공격한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애도’하지 말라는 자신의 명령과 국법을 어긴 사람이 그 누구든 죽음을 면치 못할 것 이라는 법을 포고합니다. 그는 결국 어리석은 판단으로 파멸을 맞게 되고, 가족들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게 되는 권력자입니다.


Q. 최근 몇년간 코로나로 인해 관객과의 직접 소통이 어려웠습니다. 관객 참여형 마당극에 함께하신 소감을 여쭤보고 싶어요.

연극이라는 것은, 현장의 관객들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올해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 설레고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관객들에게서 받는 에너지를 다시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70명이 넘는 관객들과 큰 에너지로 소통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배우들의 힘찬 목소리와 열정으로 광장을 가득 메웠고, 땅 위의 아지랑이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연극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머시브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관객 분들 덕에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Q. 공연 준비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일화 또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공연의 엔딩 장면에서 ‘아침이슬’을 아카펠라로 합창했습니다. 자신이 맡은 자신의 소리를 정확히 내며 합창 하는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고, 우리는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소리를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의 소리는 하모니가 됩니다. 목청을 열고 크게 소리치면서 서로의 소리를 듣고, 숨 쉬는 구간까지 맞춰가며 연습하다 보면 우리는 그제야 아름다운 선율을 낼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한 목소리로 함께 노래하려고 했습니다. 공연이 사라져도 우리는 모두와 함께 하모니를 내기 위해 각자의 음에 충실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받쳐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 양서희(연기예술학과 20), 코러스 배우


Q. 이번 공연에 '코러스 배우' 로 함께하셨습니다. 코러스 배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코러스 배우가 많은 분께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티고네 인 성균관 오프닝에서도 관객들에게 코러스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시작하는데요, 그 부분을 조금 빌려 오자면, 코러스는 그리스 비극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극 속에서 다양한 것들을 수행해내는데요. 배우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작가의 대변자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관객이 되기도 했다가, 무대장치도 됩니다.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춤도 춥니다. 한 마디로 극을 이끌어가는 주재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코러스 배우들이 직접 인형 오브제를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인형 제작 워크샵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재료들만 놓여있었을 때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사람보다 더 큰 인형을 만드는 게 가능한지 다들 막막해 했습니다. 그렇게 점점 형상을 갖춰 나가는 것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각자 집에서 페트병을 한 움큼씩 집어 오기도 하고, 모자라서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 더 의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완성된 인형 오브제와 함께 연습하고, 공연을 하니 인형이 단순히 ‘소품’이나 ‘인형’이 아니라 실제 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느껴지는 순간들이 생겨서 흥미로웠습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인형 오브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처리해야했을 때 배우들 모두 정이 들어서 아쉬워했습니다.


Q. 코러스 배우를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통 배우라고 하면, 극 속의 인물이 되어 극 속 상황에 들어가는 역할인데, 코러스는 전혀 새로운 유형이다 보니 각 장면마다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데에 가장 신경 썼습니다. 코러스는 어떤 장면에서는 역할이 되기도 했다가, 어떤 장면에서는 또 본인 스스로 같기도 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거든요. 내가 지금 이 무대에 어떤 역할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잡지 않으면, 코러스라는 존재 자체가 극 안에 잘 묻어나지 못하고 붕 뜰 수 있는 위험이 있고, 관객들도 그것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해서 장면마다 스스로의 존재를 찾고,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프닝에서는 극 속 인물이었다가, 또 어느 장면에서는 1991년의 학생들이 되는 것처럼요.


Q. 공연 준비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일화 또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소소한 일화들이 많은데 저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비 맞고 집에 가던 날이에요. 10시 넘어서 연습이 끝나고 비가 엄청 쏟아졌는데, 다들 우산이 없었어요. 그래서 다들 겉옷을 뒤집어쓰고 20분 가까이 걸어서 하교 했거든요. 그때 동기들과 “우리 진짜 청춘 같다. 연극영화과 학생 같다! 나중에 우리 잘되면, 이렇게 비 맞고 집에 가던 이 순간을 잊지 말자.” 라는 말을 했었는데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