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덕질의 시대가 열리다,
환경친화적 굿즈

  • 519호
  • 기사입력 2023.07.13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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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의 열풍이 뜨겁다. 우리나라를 넘어 외국의 인기 음악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듯 무궁무진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K-POP은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굿즈(goods)’다. 과연 K-POP 시장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굿즈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을지 알아보자.


굿즈(goods)는 ‘아이돌, 영화,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 등 문화 장르 팬덤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해당 장르에 소속된 특정 인물이나 그 장르 및 인물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주제로 제작된 상품 또는 용품을 의미한다. 즉, K-POP 산업에서 굿즈는 아이돌에 관련된 모든 물건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출처: @smtownandstore_seoul


K-POP 문화뿐만 아니라 산업에서 굿즈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실제로 대형 기획사 JYP와 YG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알려진다. 이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반과 콘서트 MD 등의 굿즈 판매량 증가가 주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이렇게 과열되는 K-POP 굿즈 시장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지적 역시 등장했다. 과잉 생산되는 음반 및 굿즈가 소비되지 못하고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K-POP 산업에서 굿즈의 생산을 멈출 수는 없다. 이에 현재 많은 엔터테인먼트가 대안을 내놓고 있다.



- 낭비되는 구성품을 줄였다, ‘스마트 앨범’


‘멜론’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어플이 발달하면서 앨범은 더이상 노래를 듣기 위한 역할이 아니다. 오히려 포토카드와 같은 구성품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된 것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상품을 줄인 앨범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스마트 앨범이다. 키트 앨범으로도 불리는 이 상품은 에어팟 정도의 크기로, 포토카드와 키트 총 두 개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SM STORE


키트는 플레이어가 있어야 들을 수 있었던 cd와는 달리,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일종의 암호화된 인증 토큰인 키트를 통해 음악 재생뿐만 아니라 해당 아티스트의 앨범 자켓 사진까지 확인할 수 있다. 키트 하나로 cd와 포토북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 앨범인 것이다. 키트 앨범은 현재 세계 211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누적 500만 장 이상이 팔릴 정도로 굿즈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 굿즈의 새로운 도전, 친환경 소재 앨범


출처: YG엔터테인먼트, MNH엔터테인먼트


엔터사의 색다른 도전 역시 눈에 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트레저는 저탄소 친환경 용지, 콩기름 잉크, 환경 보호 코팅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앨범을 선보였다. 포장 비닐도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친환경 수지를 활용했다. 이 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는 FSC에서 인증 받은 용지를 사용하고 있다. FSC 인증은 국제산림관리협회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산림훼손과 지구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만든 국제 인증제도이다. 또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국내 대형 제지사와 협업하여 저염소로 표백한 종이로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청하의 정규 1집 ‘케린시아’ 역시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앨범이다.



- ONLY 포토카드, ‘플랫폼 앨범’


플랫폼 앨범은 K-POP 산업에서 시도되고 있는 형태 중 하나이다. 앞서 설명한 스마트 앨범과 비슷하지만, 키트조차 없다는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빅톤의 ‘크로노그래프’ 앨범이 이 예시이다. 해당 앨범은 발매 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며 많은 케이팝 팬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앨범은 원테이크 어플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음원과 플랫폼 앨범 단독 공개인 디지털 포토카드와 화보가 포함되어 있다. 오로지 실물 포토카드만 배송하는 형식이다. 포토카드 역시 선택이 가능하여 무분별한 앨범 구매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었다.


출처: 스브스 뉴스


에이핑크 역시 10주년 스페셜 앨범 ‘혼’을 플랫폼 앨범 형식으로 발매했다. 이렇듯 K-POP 산업속에서 앨범의 형태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 ‘디지털 수비니어’


출처: WEVERSE


더 나아가 포토카드까지 디지털로 볼 수 있는 앨범이 나왔다. 하이브 소속 르세라핌의 디지털 수비니어는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역할인 위버스에 가입한 팬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제공한 디지털 굿즈이다. 멤버별 이미지와 자필, 음성 메시지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발매 당일 홈페이지가 한때 다운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이 밖에도 굿즈 과대 포장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역시 보이고 있다. 배송 시 충격을 완화하고자 사용되는 비닐 소재의 에어캡은 재활용이 어렵다. 부피 역시 많이 차지하여 큰 상자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최근 많은 회사가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고 있다. 에어캡의 역할은 충실히 하지만 종이이기에 재활용이 쉽다. 종이 완충재는 상품 그 자체는 아니다. 그러나 굿즈 자체에서 나오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이를 판매하고 배송할 때 나오는 쓰레기에 대한 문제점까지 고려한 것이다.


앞으로 K-POP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등장함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종류의 굿즈 역시 출시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해결해야 할 문제 역시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K-POP을 위해 이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생산자인 연예 기획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팬덤 역시, 무분별한 소비가 아닌 신중하고 올바른 소비 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