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각양각색 ‘향기템’

  • 520호
  • 기사입력 2023.07.28
  • 취재 윤지아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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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형 서점 교보문고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특유의 향기가 난다. 이 향은 교보문고에 방문한 기억을 더욱 쾌적한 기억으로 남길 뿐만 아니라 이 향만 맡아도 교보문고를 떠올리게 된다. 이 특유의 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The Scent of PAGE’라는 이름의 향기 제품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이 향은 교보문고의 시그니처 향으로 특별히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향은 한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활용될 만큼 사람의 기억과 마음에 크게 작용한다. 좋은 향기는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이러한 향기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향기 제품, ‘향기템’을 소개한다.



- 향기로 ‘나’ 꾸미기

향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향수다. 향료와 알코올 등에 배합해 만드는 향수는 향료의 비율에 따라 퍼퓸, 오 드 퍼퓸, 오 드 뚜왈렛, 오 드 코롱으로 나뉜다. 퍼퓸이 가장 부향률이 높아 향이 강하고 지속시간이 길며 오 드 코롱이 가장 부향률이 낮아 향의 지속시간이 짧다. 사람에 따라 너무 강한 향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므로 향수를 고를 때 부향률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어디선가 한 번쯤 맡아본 흔한 향기보다는 개성 있는 향수를 찾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경향에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 니치 향수이다. 니치 향수는 향을 개발하는 전문 조향사가 개성을 담아 만든 소수를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일컫는다. 대중적인 향보다는 각 조향사 혹은 브랜드의 개성이 담긴 향들을 표현한다. 그만큼 니치 향수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향들을 찾아볼 수 있다. 폭넓은 선택지를 원한다면 니치 향수를 권한다.


▲  대표 니치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



향수는 기본적으로 액체 형태로 뿌려서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뿌리는 액체 형태가 아닌 바르는 형태의 고체 향수가 각종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고체 향수는 일반적으로 립밤 같은 모양의 스틱형이나 손으로 녹여 바르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크림 타입, 겔 타입 등 브랜드마다 다양한 형태의 향수를 판매하고 있다. 고체 향수는 크기가 작고 휴대성이 좋은 형태로 수시로 바르기 편리하다. 특히 뿌리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도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향수에도 여러 형태가 있으니 내게 맞는 향수로 향을 즐겨보자.




하나의 향수만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질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두 가지의 향수를 함께 사용해 보자. 이렇게 여러 향수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향수 레이어링이라고 한다. 비슷한 계열의 향을 내는 향수를 적절히 레이어링하면 나만의 새로운 향을 연출할 수 있다. 고체 향수를 바른 뒤 그 위에 액체 향수를 뿌려 레이어링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 향을 겹쳐 보며 새로운 향을 찾아내는 과정이 향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의류나 침구 등에 뿌리는 섬유 향수나 몸에 직접 뿌리는 바디 미스트, 케어 효과를 더해 모발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향기를 더하는 헤어 퍼퓸 등 다양한 향기 아이템이 있다. 자신의 취향,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향기 아이템을 활용해 향기를 즐겨보자.



- 내 취향에 딱 맞는 향수 찾기

향수는 내 몸과 옷에 직접 뿌리는 만큼 그 향을 내가 가장 많이 맡게 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내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향을 찾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백화점이나 향수 브랜드 매장에 직접 가서 시향해 보는 것이다. 백화점에서는 직원의 전문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향수를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체험해 보고 싶다면 향수 편집샵을 찾아가 보자. 백화점에는 입점해 있지 않은 해외 니치 향수까지 취급하는 곳들도 많으니 더욱 다양한 향을 시향해 볼 수 있다. 우리 대학 명륜 캠퍼스가 위치한 혜화에도 ‘퍼퓸그라피’라는 향수 편집샵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 보자.


각 향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디스커버리 세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브랜드에서 출시한 향수들을 적은 양으로 여러 개를 세트로 묶어 판매하는 것이 디스커버리 세트이다. 브랜드마다 다른 명칭으로 판매할 수 있으니 참고하여 원하는 브랜드의 향수를 구입하면 된다. 이러한 디스커버리 세트는 여러 향을 직접 사용할 수 있어 내 ‘최애 향’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출처: 펜할리곤스 공식 인스타그램


혹은 내가 원하는 이미지의 향수를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바로 향수 공방(향수 원데이 클래스)을 통해 전문 조향사와 함께 향수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내 취향에 완벽히 맞춘 향수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향으로 표현해 볼 수도 있다. 직접 향료를 고르며 향수를 만들기 때문에 단순히 내 취향에 딱 맞는 향을 찾는 것 이상의 추억과 의미가 담긴 향수를 탄생시킬 수 있다.



- 향기로 공간 채우기

향기로 나를 꾸미는 것만큼이나 공간을 꾸미는 것도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매일 드나드는 우리 집, 내 방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줄 향기 아이템을 알아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디퓨저가 있다. 병에 향료가 담겨있어 여기에 섬유나 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길쭉한 막대 모양의 리드를 꽂아 사용한다. 이 리드 스틱을 통해 향이 확산되어 공간을 향으로 채운다. 리드의 종류나 개수에 따라 향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막대 모양의 리드 이외에도 꽃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장식이 달린 형태의 디퓨저도 있다. 특히 이러한 디퓨저는 좋은 향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쁜 장식으로 비치해 인테리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


디퓨저처럼 방에 비치해 두는 것 만으로 향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샤쉐 스톤왁스타블렛도 있다. 샤쉐는 프랑스어로 향주머니라는 뜻이다. 샤쉐 스톤은 천연 암석에 향을 머금게 해 주머니에 넣어 만든 것이다. 샤쉐 스톤은 향이 비교적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퍼져나가서 옷장이나 차량 내부 등에 걸어 사용하면 좋다. 왁스타블렛은 고체 형태의 방향제로 은은하게 향을 즐기기에 좋다. 디자인이 다양하고 예뻐서 간단히 걸어두는 것만으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감성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출처: 그랑핸드 공식 홈페이지, 산타마리아노벨라 공식 인스타그램


또 다른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향초가 있다. 특히 향초는 자체적으로 좋은 향도 나지만 집 안의 나쁜 냄새를 없애 주는 탈취 효과도 강해 공간을 더욱 향기롭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라벤더, 로즈마리 향 등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사용한 아로마 향초는 방향 효과와 더불어 심신의 안정을 주기도 한다. 향초처럼 불을 붙여 사용하는 독특한 향기 아이템으로 인센스 스틱페이퍼 인센스가 있다. 이 둘은 사용 방법은 비슷하나 생김새와 소재가 다르다. 인센스 스틱은 마치 향을 피우는 것과 흡사하다. 인센스 스틱 홀더에 스틱을 꽂고 불을 붙여 살짝 흔들어 불을 꺼주면 연기가 피어오르며 향이 퍼진다. 마음이 안정되는 향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른바 ‘향멍’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전환된다. 페이퍼 인센스는 말 그대로 종이로 만들어진 것으로 인센스 스틱과 사용법이 비슷하다. 페이퍼를 집게 등에 꽂아 트레이에 얹어 불을 붙였다 끄면 종이가 은근히 타들어 가며 향이 발산된다. 페이퍼의 감성적인 디자인은 향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 제품들은 모두 불로 태워 향을 내는 것이라 구입 전 성분을 확인하고 사용할 때는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 출처: 올롯 공식 홈페이지, 옵타움 공식 홈페이지


공간을 향기롭게 만들고 싶을 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룸 스프레이다. 향기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곳에 가볍게 뿌려 사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여러 니치 향수 브랜드에서도 룸 스프레이를 발매하고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방을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 향과 함께 즐기는 문학

서점에서 작은 책과 향수를 함께 묶어 파는 패키지를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책에서 연상되는 풍경이나 등장인물 등을 향으로 표현해 만든 북퍼퓸이다. 일반적인 향수지만 책에도 뿌릴 수 있도록 개발한 향수다. 책이나 편지지 등 종이에 직접 뿌려도 글씨가 번지거나 잉크가 사라지는 등 지류가 상하지 않게 만든 것이다. 책 이외에도 섬유향수, 룸스프레이처럼 사용해도 된다. 향과 함께 즐기는 독서는 감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독서에 특별한 경험을 더하고 싶다면 북퍼퓸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 출처: 글입다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나’를 꾸미는 향기템과 나를 위한 향기 찾는 팁, 공간을 꾸미는 향기템, 그리고 독특한 향기템으로 책을 위한 향수를 소개했다. 소개한 것 이외에도 각양각색의 형태로 향기를 즐길 수 있는 향기 아이템들이 있다. 자신의 취향과 용도, 상황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향기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