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맛, 포근한 입맛을 깨우다

겨울의 맛, 포근한 입맛을 깨우다

  • 530호
  • 기사입력 2023.12.23
  • 취재 조윤선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 조회수 1368

겨울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겨울 시즌 디저트의 풍성한 세계가 우리를 반기는 계절이 찾아왔다. 이 특별한 계절에 어울리는 디저트는 마치 겨울날의 따스한 햇살처럼 우리의 미각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따뜻하게 녹여준다. 날씨는 춥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디저트를 맛보며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이번 문화 읽기에서는 겨울을 더욱 풍부하게 보낼 수 있는 겨울 이색 디저트 3가지를 소개한다.



▶ 슈톨렌: 겨울의 부드러움과 향긋함이 만난 완벽한 조화



슈톨렌은 독일에서 성탄절 무렵에 만들어 먹는 대표적인 전통 빵이다. 최초로 슈톨렌이 만들어진 것은 서기 1329년, 독일 작센안할트주 나움 부르크에서 제빵사 조합이 결성되었을 당시 이 조합을 승인해 준 당시 해당 지역의 주교, 하인리히 1세에게 감사의 의미로 제빵사들이 특별한 빵을 만들어 바친 것에서 유래한다.


슈톨렌은 독일 현지에서 성탄절 기간에 케이크와 동시에 가장 많이 팔리는 빵이다. 영양가도 높고 열량도 높아 독일인들이 한 끼를 때울 때 이걸 먹으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슈톨렌은 손으로 반죽해 만든 투박한 모양의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옛날 중세의 수도사들이 걸쳤던 망토 위에 눈이 쌓인 모습, 혹은 아기 예수를 형상화했다고 전해진다. 투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1~2년간 럼에 절인 건조 과일, 견과류, 으깬 아몬드로 만든 말랑말랑한 과자인 마지팬이 들어있어서 굉장히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슈톨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맛의 풍미가 깊어지는 빵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속에 들어간 절인 과일과 버터의 풍미가 더욱 깊숙이 스며들어서 맛의 풍미가 배가 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커피나 홍차와 같은 쓴 음료와의 조화가 좋고 견과류의 향기와 풍미 때문에 뱅쇼와 위스키 및 다양한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여기서 슈톨렌을 맛있게 먹는 팁은 빵의 가운데 부분부터 썰어 먹고 남은 양쪽을 맞붙여서 밀봉 보관하면 빵의 촉촉함이 유지되어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매주 일요일에 가족들과 함께 한 조각씩 나눠 먹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매년 연말 도교에서 슈톨렌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빵이었지만, 2010년경 식사용 빵 전문점이 늘면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빵집뿐만  아니라 코스트코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 붕어빵: 겨울의 길거리 간식, 부드럽고 달콤한 만남


겨울이 되면 붕어빵 냄새가 길거리를 가득 채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한 붕어빵은 특유의 모양에서부터 겨울의 정겨운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디저트다. 많은 사람은 추위에도 불구하고 붕어빵을 사기 위해 긴 줄을 기다리고 붕어빵을 손에 쥐고 먹으며 겨울을 보낸다.


붕어빵은 19세기 말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도미빵(타이야키)에서 유래했다. 이 빵은 1930년대 한국에 들어와 현재의 붕어빵이 되었다. 붕어빵은 쇠틀에 밀가루 등으로 만든 반죽과 단팥 소를 넣어 간단히 구워서 만들며, 가격이 저렴해서 사람들이 많이 즐겨 먹는 겨울 디저트로 자리매김했다. 예전에는 보통 3개에 1,000원이었지만, 2023년 기준 2개에 1,000원, 3개에 2,000원 선으로 올랐다.


예전에는 길거리 노점상에서만 붕어빵을 팔았다면, 요즘에는 실내 카페에서도 붕어빵을 파는 경우도 있다. 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만 파는 것이 아니라 소금 붕어빵, 고구마 붕어빵, 피자 붕어빵, 뿌링클 붕어빵 등 다양한 맛의 붕어빵이 판매되고 있다. 성수의 한 카페인 ‘차일디쉬’에서는 소금빵 붕어빵을 판매하는데, 이는 요즘 인기인 소금빵과 겨울 인기 디저트인 붕어빵을 결합해서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었다.


▲ 일반 팥 붕어빵과 뿌링클 붕어빵


▶프렌차이즈 카페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다: 창의성 가득한 겨울의 맛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겨울을 맞아 시즌 특별 디저트를 출시했다. 연말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거나 연말 행사를 위해 이런 시즌 한정 디저트를 구입하여 특별한 순간을 보냈다.


투썸플레이스에서는 “취향 가득한 나만의 홀리데이 케이크”라는 주제로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 윈터 베리 무스, 나만의 디자인 케이크 등과 같은 겨울 한정 특별 케이크를 출시했다.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 일명 ‘스초생’은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와 초콜릿이 조화를 이룬 케이크다. 이 케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해 많은 사람이 겨울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인기 있는 케이크다. ‘윈터 베리 무스’는 루돌프 모양의 케이크로 바닐라 크림과 딸기 라임 꿀을 넣은 상큼한 케이크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딱 좋은 특별한 케이크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디자인 케이크’는 DIY 키트와 상큼한 요거트 크림 케이크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직접 케이크를 꾸밀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을 통해 사람들은 직접 취향대로 케이크를 제작할 수 있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며 행복한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 왼쪽부터 투썸플레이스의 ‘윈터 베리 무스’, ‘나만의 디자인 케이크’


스타벅스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는 디저트를 출시했다. 눈사람 바움쿠헨, 스노우 딸기 생크림 케이크, 말차 크림 브륄레 라떼 등 겨울 시즌 한정 디저트를 출시했다. ‘눈사람 바움쿠헨’은 딸기 모자를 쓴 눈사람 모양 바움쿠헨 안에 부드러운 바닐라 슈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귀여운 모습을 한 케이크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고 겨울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끔 했다. ‘스노우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겨울 과일인 딸기와 눈을 연상시키는 마스카포네 생크림의 조화로 겨울에 딱 어울리는 디저트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말차 크림 브륄레 라떼’는 부드러운 버터, 바닐라 풍미와 쌉싸름한 말차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포근한 느낌을 제공해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 왼쪽부터 스타벅스의 '스노우 딸기 생크림 케이크', '눈사람 바움쿠헨', '말차 크림 브륄레 라떼'


이렇게 다양한 겨울 디저트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 이상 좋은 추억, 감정을 선사한다. 이러한 디저트들은 겨울의 특별한 순간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 특별함을 선물하는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겨울 동안 이런 겨울 이색 디저트를 맛보며 추운 겨울을 더욱 따뜻하고 포근하고 특별한 계절로 만들어 보기를 바라본다.